전신마비환자 성폭행, 출산시킨 美남성간호사, 유죄인정

[피닉스( 미 애리조나주)=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장기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여성환자를 성폭행해 나중에 아이를 출산하게 한 미국 애리조나주의 전직 (남성)간호사가 2일(현지시간) 법정에서 유죄를 인정했다.

네이선 서덜랜드는 이 혐의와 함께 이 여성환자의 치료과정에서 취약한 성인에 대한 폭력행사 혐의도 인정했다.  그의 형량이 어느 정도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선고 공판은 11월 4일로 잡혀있다.

피닉스 시의 해시엔다 건강요양원 시설에서 성폭력 피해여성의 임신이 밝혀진 것은 한 돌보미가 2018년 12월 당시 29세였던 이 환자의 환의를 갈아 입히는 과정에서 이 여성이 임신해 거의 출산 과정이 시작된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이 요양원 직원들은 경찰에게 그 동안 이 여성이 임신한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 여성환자가 출산한 아들에게서 채취한 DNA가 서덜랜드 간호사의 것과 일치한다고 발표했다. 이 아기의 현재 보호자는 피해여성의 어머니이다.

이 경악스러운 출산 사건으로 애리조나주 당국은 사건을 재검토하고 심각한 장애가 있거나 거동을 하지 못하는 중환자의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되었다.  이로 인해 해시엔다 의료원의 병원장과 담당의사 한 명이 결국 사임했다.

이 사건으로 피해여성의 부모는 법정투쟁에 나섰다.  서덜랜드 간호사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수 백 번에 걸쳐서 자기들의 딸을 맡아서 돌봤는데  주 당국은 원래 여성 돌보미들 만이 자기들의 딸을 돌보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발달장애인들이나 중증환자를 돌보는 해시엔다 같은 시설과 주 당국은 그런 조건의 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가족측의 법률전문가는 서덜랜드가 이 환자를 주로 야간에 돌봤으며,  직원들이 별로 없고 방문객도 없는 밤 중에 서덜랜드가 병실을 담당했다고 말했다.

피해자 가족의 변호사들도 병원 측이 피해여성의 임신 징조를 수십 번에 걸쳐 간과한 사실을 지적했다.  병상에만 누워있는 환자가 갑자기 체중이 늘어나고 복부가 부풀어오르며 몇 달 째 생리가 끊겼는데도 아이가 태어날 때까지 그런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다. 
 
피해여성은 오히려 체중이 늘었다는 이유로 유동식 튜브로 흡입시키는 식사량을 줄이고 영양섭취도 줄인 탓에 심각한 영양실조와 탈수 상태에서 아무런 산통 처방도 없이 아이를 출산해야 했다고 변호사들은 주장했다.

이 여성환자는 아이를 낳을 때까지 26년이나 해시엔다 요양병원에서 살아왔다.  그녀의 상태는 아기때 발생한 뇌기능 이상으로 인한 운동기능과 인지능력 상실, 시각 상실등이다.  당연히 사지를 움직이는 기능도 잃은 상태였다.

 이 사건으로 체포된 서덜랜드는 체포 뒤 해시엔다에서 해고당했고 간호사 면허도 취소되었다.

파사는 해시엔다 요양병원에서 이 여성을 26년이나 담당했던 의사에게 1500만 달러 (173억 8500만원 )의 배상조정금을 내도록 했다.  이 의사의 보험사는 그러나 그런 돈을 낼 의무가 없다며 맞서고 있다.

해시엔다 같이 발달장애나 전신마비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회사와 계약을 맺고 있는 애리조나주 정부는 이 사건으로 지난해 여름 750만 달러 (86억 9250만원 )의 배상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조정을 끝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