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죽음 밝힌 권대희母…"고작 징역 3년, 정말 비참"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고(故) 권대희씨를 수술 중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성형외과 원장에게 1심 법원이 징역 3년을 선고하자, 권씨의 어머니가 "3년도 많은 게 아니다. 납득할 수 없다"며 "엽기적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19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최창훈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서울 강남 소재 모 성형외과 원장 A씨에게 징역 3년에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권씨를 마취했던 B씨에게는 금고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고, 지혈 담당 C씨에게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간호조무사 D씨에 대해서는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최 부장판사는 A씨 등 의료진이 공장식 수술 라인을 돌리느라 (위급한 권씨에게) 수시간 치료행위 등 조치를 안 해 골든 타임을 놓쳤다고 봤다. 다만 의료법 위반 등 일부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최 부장판사는 권씨 어머니를 언급하며 "피해자 어머니는 증거자료인 수술실 CCTV를 수집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관계자 행적을 초 단위까지 세밀하게 확인하는 등 아들 사인의 진실을 밝히려는 처절하고 고난한 행적이 느껴진다"며 "그런 어머니가 피고인들 처벌 의사를 강력히 표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선고 직후 권씨 어머니는 "대한민국 법이 미쳤다', "죽은 사람만 억울하다" 등 재판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A씨의 혐의가 하나가 아니다"라며 "혐의가 3개인데 3년도 많은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A씨에게는 업무상과실치사 외에도 B씨가 진료기록부를 사실과 다르게 작성한 것에 따른 사용자 양벌규정으로 인한 의료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지만, 최 부장판사는 B씨가 A씨와는 다른 전문 영역을 갖고 있어 사용인 관계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 판단했다.

권씨 어머니는 이에 대해 "의사들에게 법이 왜 관용을 베푸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C씨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무죄 판단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민사에선 3명이 공동책임이라고 했는데, 형사에서는 왜 배제하나"라며 "C씨는 유령의사이기 때문에 처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권씨 어머니는 "수술실을 들어가면 지금도 유령수술, 대리수술이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는데, 아들 사건에서 처벌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으로 허락한 것밖에 안 된다"며 "판결에 납득이 안 가고 정말 비참하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제 대한민국 사람들은 유서 써 놓고 수술실에 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씨 어머니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A씨 등에게 상해치사나 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공소장 변경을 요청할 뜻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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