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해군 중사 상관 2명 입건…비밀보장 위반 사유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성추행 피해 후 숨진 해군 여군 중사의 상관 2명이 피의자로 전환됐다. 피해 사실을 처음 들은 주임상사와 2차 가해 예방을 위해 부대원 대상 교육을 하던 부대장이 비밀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입건됐다.

해군 군사경찰은 17일 "여군 중사 사망사건 관련 소속 부대 A중령과 B상사를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44조(신고자에 대한 비밀보장)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입건된 두 사람 중 B상사는 지난 5월27일 피해자로부터 피해 사실을 처음 들은 주임상사로 알려졌다. 주임상사는 피해자로부터 피해 사실을 알리지 말라는 요청을 듣고도 가해자에게 "행동거지 조심하라"고 경고한 혐의다.

A중령은 이달 7일 피해자와 면담을 했던 소속 부대장으로 알려졌다.

A중령은 면담 이틀 뒤 피해자가 본인 요청으로 다른 부대로 옮긴 뒤 부대원들을 대상으로 2차 가해 예방 관련 교육을 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연루된 사건임을 유추할 수 있게 한 혐의다.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44조는 '누구든지 성추행에 따른 보고, 신고 또는 진정 등을 한 사람이라는 사정을 알면서 그의 인적사항이나 그가 신고자임을 미뤄 알 수 있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거나 공개 또는 보도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신고자가 동의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가해자인 모 상사는 지난 14일 구속됐다. 인천지역 섬에 있는 해군 부대 소속인 가해자는 지난 5월27일 외부 식당에서 '손금을 봐주겠다'면서 같은 부대 후임인 피해자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상사는 성추행 후 피해자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따돌리는 등 심리적 고통을 줬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피해자는 사건 직후엔 상관인 주임상사 1명에게만 피해 사실을 알렸다가 2개월여 만인 이달 9일 마음을 바꿔 정식 신고했다. 그는 지난 12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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