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지난해 코로나 장세로 인해 주식시장에 신규 투자자가 대거 유입된 가운데 여성 투자자들의 활약이 날로 커지고 있다. 여성 투자자 수와 투자 금액은 빠르게 성장하며 남성 투자자를 따라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주식 보유자 남성 수는 지난해 말 기준 525만명으로 전년 373만명 대비 41%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여성은 241만명에서 389만명으로 61% 증가했다.
아울러 지난해 여성 보유금액 증가분(75조원)은 전년 증가분(1조3000억원)의 60배에 달하며 남성의 증가분은 168조원로 전년 증가분(16조3000억원)의 10배에 그쳤다.
1인당 보유금액도 남성이 8618만원에서 지난해 말 9323만원 증가해 8.2% 늘어난 반면 여성은 4041만원에서 4442만원으로 증가해 9.9%가량 보유금액이 성장하며 남녀 간 보유금액 차이도 이전보다 대폭 감소했다.
절대적인 수치로는 남성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컸지만 증가 비율에서는 여성 투자자들의 성장세가 매우 거센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증시 하락장에 대거 유입돼 주린이의 삶을 시작했지만 짧은 시간 동안 빠르게 투자 규모를 늘리며 활발하게 주식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중이다.
이는 공모주(IPO) 시장에서 더욱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지난해 공모주 열풍의 스타트를 끊었던 SK바이오팜만 해도 남성 투자자 비중이 여성 투자자를 앞질렀지만, 이 격차는 공모주를 거듭해가면서 판세가 바뀌어 여성 투자자들의 비중이 남성 투자자 비중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 SK바이오팜의 경우 일반 공모 청약에 참여한 남성 수는 3만7515명( 57.9%)으로 여성 2만7321명(42.1%)보다 1만194명 높아 5.8%포인트(P) 높았다. 하지만 이는 카카오게임즈와 하이브(당시 빅히트)를 거치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남성 투자자는 21만3090명(36.0%)이었으나, 여성 투자자는 32만8320명(64.0%)으로 남성 투자자 수를 훨씬 웃돌았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에서는 여성 투자자 수는 81만5767명(79.2%)으로 남성 21만4696명(20.8%)보다 58.4%포인트 높았다. 직전 흥행한 대형 IPO인 카카오뱅크에서도 여성 비중이 68.0%로 남성(32.0%)을 앞지르는 현상은 지속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여성의 주식투자 활동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런 현상을 올해 더 가파르게 진행 중이라는 것을 공모주 시장에서 단편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식시장 내 여성 참여율이 높아지는 건 그동안 지나치게 남성 중심적이었던 주식시장이 정상화 궤도에 오르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주식은 독특하게도 오랜 기간 남성 중심의 시장으로 발전해왔다. 이는 주식시장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었는데, 지난해 주식투자가 국민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여성 투자자의 진출이 시작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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