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목 선택 확대시 과목쏠림·대입 위주 선택 등 우려
하위권 학생에 불리할 것…학교 서열화도 해소 못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교학점제에 대한 고교 교원 2차 설문조사'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16~19일 전국 고교 교원 220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72.3%가 2025년 고교학점제 도입에 반대했다.
반대 이유로는 '학교 현장의 제도 이해 및 제반 여건 미흡'이 38.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학생 선택 및 자기주도성 강조가 교육 결과를 온전히 담보할 수 없음'이 35.3% 응답률을 차지했다.
특히 직업계고 교원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45.6%가 '여건 미흡'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고교학점제 도입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27.7%에 그쳤다.
전체의 91.2%는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과목 선택이 확대될 경우 '교사 수급 불가'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 봤다.
'대입에 유리한 과목 위주 선택' '이수하기 쉬운 과목 쏠림' 등의 문제에 공감하는 응답률도 각각 91.2%, 92.4%에 달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고교학점제가 과목선택형 추진되는 것에 반대하는 교원들의 인식도 확인됐다.
고교학점제와 연동의 적절성을 묻는 질문에 '과정제시형'이 47.7%의 응답률을 보였는데 이는 '과목선택형'(39.6%)보다 큰 비중을 차지했다.
또 고교학점제가 '하위권 학생'에게 불리할 것이란 응답률도 47.2%에 달했다. '중위권 학생'과 '상위권 학생'에게 불리할 것이란 응답은 각각 25.0%, 13.1%에 그쳤다.
고교학점제가 학교 서열화 해소에 효과가 있을지를 묻는 질문에는 절반에 가까운 45.5%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렇다'라는 긍정응답은 33.8%였다.
특히 고교학점제를 도입해도 명문 학교에 대한 선호 현상이 오히려 증가할 것이란 응답도 78.4%를 기록했다. 정부 의도와 달리 교원들은 고교학점제를 도입해도 학교 서열화를 해소할 수 없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교총은 "서술형 답변을 살펴보면 현장 교원들은 고교학점제가 상위권 학생에게는 다양한 기회를 부여할 수 있지만 하위권 학생에게는 이도저도 아닌 형식상의 교육 이수에 그치거나 이해와 신념 없이 편한 선택을 하게 만들어 양극화를 가속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규 교원 수급과 양성대책, 도농 간 교육격차 해소방안, 교육과정과 대입 개편, 대학 자율성 강화 등 준비된 게 없다는 점에서 2025년 전면 도입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준비되지 않은 고교학점제의 졸속 도입은 오히려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교육 불평등만 심화시킬 수 있다"며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감축시키고 다양한 교과를 가르칠 수 있도록 정규교원 확충 대책과 도농 교육격차 해소방안 등부터 마련하고 차근차근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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