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세계경제전망 수정' 발표…정상궤도 진입
작년 -0.9% 딛고 2010년 이후 최대폭 상승 기대
정부 4.2% 등 국내외 주요 기관 평가 웃돌아
내년에도 0.6%p 상향 조정한 3.4% 성장 전망
코로나 재확산 반영 안돼…"위기 대응 시험대"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3%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4월 3.6% 전망치를 내놓은 지 3개월여 만에 0.7%포인트(p)나 끌어 올렸다. 국가 간 경기회복 속도 격차가 큰 상황에서 한국 경제가 빠르게 정상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27일 IMF가 발표한 ‘7월 세계경제전망 수정’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지난 4월 전망치인 3.6%보다 0.7%p 높은 4.3%로 상향 조정됐다.
지난해 한국 경제는 유례없는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충격으로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0.9% 역성장을 기록했다.
IMF는 올해 들어 세계 경제 회복 흐름에 더해 국내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세로 경기가 살아나면서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지난 1월(3.1%)과 4월(3.6%)에 이어 연거푸 낙관적인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2010년(6.8%) 이후 최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웠다.
기획재정부는 IMF 보고서와 관련해 "국가간 경기회복 속도의 격차가 더욱 심화되는 가운데 우리 경제의 성장 전망을 크게 상향조정한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며 "IMF 전망치는 우리 정부 전망치(4.2%)를 상회할 뿐만 아니라, 주요기관 전망치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IMF의 이번 보고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 한국개발연구원(KDI, 3.8%), 한국은행(4%) 전망치를 비롯해 지난달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정부가 내놓은 4.2%를 뛰어 넘는 수준이다.
한국금융연구원(4.1%), 자본시장연구원(4.3%), LG경제연구원(4.0%) 등 국내 민간 연구원과 비교해도 비슷하거나 높게 제시했다.
다만, IMF는 지난 4월 전망때보다 국가간 불균등 회복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선진국은 상향조정하고, 신흥·개도국은 인도의 코로나 확산과 중국의 긴축재정 등을 반영해 하향조정했다.
선진국은 코로나19 백신 공급 확대와 미국의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5%p 오른 5.6%로 상향 조정한 가운데 한국 경제가 이러한 상향 조정 폭을 넘어설 것이란 예측이다.
주요 선진국 가운데 미국과 영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7%로 가장 높았고, 도쿄올림픽 개최지인 일본은 0.5%p 하향조정하며 2.8%로 예측됐다. 신흥개도국에선 인도(9.5%), 중국(8.1%)이 높게 관측됐지만 각각 -3.0%p, -0.3%p 하락했다.
IMF는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역시 2.8%에서 0.6%p 상향한 3.4%로 전망했다. 인도의 코로나 확산과 중국의 긴축재정 등으로 신흥국의 내년도 성장률 조정치가 0.2%p(5.0→5.2%)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고무적이다.
이번 보고서에 포함된 30개국 중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모두 상향 조정된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총 7개에 불과하다. 선진국 중에서는 한국(2021년 0.7%p, 2022년 0.6%p)을 비롯해 미국(0.6%p, 1.4%p), 이탈리아(0.7%p, 0.6%p), 호주(0.8%p, 0.2%p) 등 4개국 뿐이다.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역성장의 기저영향을 제거한 2020~2021년 평균 성장률(1.7%)도 선진국 그룹(0.5%)을 큰 폭으로 상회하는 것은 물론 주요 선진국 중 미국(1.8%)에 두 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기재부는 "2020~2022년 3년 평균성장률도 한국(2.3%)이 선진국 그룹(1.8%)을 상회한다"며 "지난해 코로나 충격을 최소화 한 데 이어, 금년에는 주요 선진국 대비 빠르게 회복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전망은 이달 들어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한 데 따른 경제 충격은 반영되지 않았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단계인 4단계 시행된 지난 12일 이전 경제지표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페이스북을 통해 "세계경제의 혼란(turmoil) 속에서 IMF 전망이 수차례 조정되는 와중에도 우리 경제에 대한 평가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면서도 "코로나 4차 유행과 델타변이 확산 등으로 국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우리 경제의 위기대응 역량이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한편, IMF는 세계경제전망과 함께 수정한 재정모니터에서 올해 우리나라 정부부채 비율이 53.1%에서 51.8%로 1.3%p 개선했다..
기재부는 "경제성장률 상승 등으로 우리나라 정부부채비율(D2)은 4월 전망에 비해 1.3%p 하락했다"며 "영국, 캐나다를 제외한 대부분의 선진국이 악화된 데 반해 우리나라는 비교적 크게 개선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