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미국 유명 아이스크림 업체 벤 앤 제리스(Ben&Jerry's)가 이스라엘이 점령한 팔레스타인 지역에서의 판매를 중단키로 했다. 이에 이스라엘 측은 전력을 다해 싸울 것이라고 대응했다.
벤 앤 제리스는 1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벤 앤 제리스 아이스크림이 점령된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판매되는 것이 우리의 가치관과 모순된다고 믿는다"며 판매 중단 계획을 전했다.
이어 "벤 앤 제리스 아이스크림을 이스라엘에서 제조하고, 그 지역에 유통하는 오랜 파트너가 있다. 하지만 내년 말 계약이 만료되면 갱신하지 않을 것임을 (파트너에게)알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벤 앤 제리스 제품은 점령 지역에서 더 이상 판매되지 않을 것이지만 우리는 다른 계약을 통해 이스라엘에 머물 것이다. 준비되는 대로 이에 대한 업데이트를 공유할 것"이라고 보탰다.
벤 앤 제리스의 이스라엘 배급 파트너사는 본사의 계약 연장 취소 결정을 규탄했다.
현지매체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파트너사 측은 "전혀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이다. 벤 앤 제리스 인터내셔널은 우리가 이스라엘 전역에 배급하는 것을 중단하라는 그들의 요구를 거절한 후 1년 반 안에 계약을 갱신하지 않기로 했다"며 "우리는 이스라엘 정부와 소비자들이 (벤 앤 제리스가)이스라엘을 보이콧하지 않도록 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스크림을 정치에 개입시키지 말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벤앤제리스 홈페이지 캡처. 2021.07.20.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1/07/20/NISI20210720_0000791096_web.jpg?rnd=20210720094336)
[서울=뉴시스]벤앤제리스 홈페이지 캡처.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도 이 상황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베네트 총리는 "벤 앤 제리스는 스스로를 반이스라엘 아이스크림으로 낙인찍기로 결정했다"며 "이것은 도덕적 실수이자, 사업상 실수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스라엘에 대한 불매 운동은 그들이 길을 완전히 잃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불매 운동은 효과가 없을 것이며 우리는 전력을 다해 싸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이르 라피드 외무장관 역시 벤 앤 제리스의 결정에 대해 "반유대주의, 반이스라엘 운동에 대한 치욕적인 항복"이라며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야당 지도자인 베냐민 네타냐후도 동참했다. 그는 "이제 우리 이스라엘 사람들은 어떤 아이스크림을 사지 말아야 할지 알고 있다"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게재했다.
![[서울=뉴시스]베냐민 네타냐후 전 이스라엘 총리 트위터 캡처. 2021.07.20.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1/07/20/NISI20210720_0000791095_web.jpg?rnd=20210720094303)
[서울=뉴시스]베냐민 네타냐후 전 이스라엘 총리 트위터 캡처.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에서 요르단강 서안을 점령했다. 현재 이곳에는 40만명 이상의 이스라엘 정착민이 살고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이들의 정착촌이 불법이며 팔레스타인이 독립국가를 만드는데 방해가 된다고 말한다. 이스라엘은 이 지역을 분쟁지역으로 보고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에서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벤 앤 제리스는 미국 버몬트주에서 탄생한 아이스크림 브랜드다. 현재는 다국적 기업 유니레버의 자회사다.
이 업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현'으로 유명하다. 성소수자와 유색인종, 환경보호와 기후변화 등에 적극적이다. 많은 기업들이 고객의 외면을 우려해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것에도 소극적이지만 벤 앤 제리스는 트럼프 정부를 반대하는 단체를 지지하고 후원, 이에 관한 아이스크림을 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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