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독서실, 스터디카페 방문 때 덜 불안"
교사들도 접종..."생활·진학지도 부담 덜해져"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대학 입시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의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이 19일부터 시작했다.
백신을 맞은 학생들은 접종 후 학업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며 안도하면서도, 입시 전까지 혹시 모를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방역 지침을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8시50분 세종시 남세종종합청소년센터에 설치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는 접종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세종 대성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약 50m 가량 줄을 서 있었다.
입구에서부터 발열 체크와 QR 체크인을 거치고 신분증을 제시한 후 로비로 입장하는 방식이었다.
8시55분이 되자 학생 14명이 예진표 작성 구역으로 이동했다. 예진표를 작성한 학생들이 접종 구역으로 옮기기 위해 다 같이 몰리자 예방접종센터 관계자가 거리두기를 지켜달라고 안내해 다시 줄을 섰다.
접종 구역 입구에서 온도계를 통해 다시 한 번 체온 측정을 했다. 학생들은 1~25까지 숫자가 붙어있는 회색 플라스틱 의자에 앉았다.
9시3분 의사가 주의 사항을 설명했다. 접종 후 발열이나 붓기, 통증 등이 나타나면 해열제를 복용하고, 호흡 곤란이나 흉통 등이 발생하면 119를 부르거나 병원을 방문하라는 내용이었다.
3학년 학생 회장인 이관우군이 10번 접종 부스로 들어갔다. 이 군이 왼팔 소매를 걷자 삼각근에 백신 주사기가 꽂혔다. 접종이 끝나자 이 군의 목에 있던 번호표에 노란색 스티커가 붙여졌다.
관찰구역으로 이동한 이 군은 "수능이라는 한국에서 가장 큰 시험 중 하나를 준비하고 있지 않나. 코로나19에서 해방될 순 없겠지만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려는 생각에 접종을 결정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군은 "아버지는 얀센으로 접종을 했고, 힘들어 하셨지만 그래도 아버지가 맞으셔서 걱정이 덜했다"라며 "오히려 화이자는 얀센보다 예방률이 높다고 해서 가족들이 걱정을 덜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군은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지는 못하겠지만 인터넷 강의 정도는 들을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접종 후 2~3일은 공부를 못할 것 같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서 계획도 조금 수정했다. 원래는 학교 독서실이나 사설 독서실 가곤 했는데 2~3일 정도는 자제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또 이 군은 "접종 후에도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효과가 없을 것 같아서 일단 접종을 받아도 방역지침은 다 따르려고 한다"라고 강조했다.
대성고 전교회장인 이하은양도 접종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맞지 말라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어머니가 걱정을 많이 하셨다"라며 "각오를 하고 있으라고 말씀을 하시더라"라고 전했다.
이 양은 "왼팔에 맞았는데 주사 맞은 데 조금 욱신거리긴 한다. 그 외에는 별다른 이상은 느껴지지 않는다"라며 "어젯밤에 의식적으로 푹 자려고 했다. 타이레놀도 사놨다"라고 말했다.
이 양은 "일단 백신 맞았으니까, 그리고 우리 학년 다른 친구들도 맞았으니까 조금 더 마음 놓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집에서만 공부하는 게 아니고 독서실이나 스터디카페를 가니까 그럴 때 덜 불안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날 세종시 남세종종합청소년센터에 설치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이 예정된 대성고 3학년과 교직원은 총 234명이다.
3학년 3반 담임교사인 오현준씨는 "그동안 고3 담임으로서 아이들 마스크 착용부터 급식실 지도 등 생활지도도 쉽지 않았지만 진학지도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다"라며 "아이들과 함께 백신을 맞게 돼서 그런 부담이 조금 덜해질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은정 세종시 보건소장은 "청소년은 화이자 접종 시에 심근염, 심낭염 등 드물게 보고되기 때문에 이상반응 안내 시에도 그쪽에 초점을 맞춰 안내토록 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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