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아프가니스탄(아프간)지도부가 반정부군 탈레반과의 평화협정 재개에 나섰다.
AP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은 13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고위 지도자들이 탈레반과의 협상을 위해 이번 주 카타르 도하로 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도하는 탈레반의 대외 창구로 여겨지는 정치 사무소가 있는 곳이다.
보도에 따르면 아프간 대표단은 압둘라 압둘라 아프가니스탄화해협의회 의장과 하미드 카르자이 전 대통령을 포함한 8명으로 구성됐다.
한 정부 관계자는 AP통신에 "이번 협상에서 양측이 지금은 중단된 평화회담의 속도 향상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통신은 양측이 오는 16일 접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양측 대표단 사이에 논의가 성사될 지 여부는 미지수다. 탈레반이 협상에 강경한 입장을 표했기 때문이다.
앞서 탈레반은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이 철수한 아프간 카불 국제공항에 일부 터키군을 주둔시켜 공항을 지키려는 계획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아프간 대표단은 이 경고 후 몇 시간 만에 탈레반과의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은 지난해 9월 도하에서 평화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포로 석방, 외국군 철수 여부 등에 부딪혀 특별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올 4월에는 탈레반이 모든 외국군이 철수할 때까지 협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다. 그러다 이달 초 이란의 중재로 테헤란에서 고위 인사가 포함된 양측 대표단이 만나 아프간 내전을 평화롭고 정치적으로 해결하겠다는데 뜻을 모았다.
하지만 지도층의 협상 결과와는 다르게 최근 아프간 내 정부군과 탈레반의 내전은 불거지고 있다. 탈레반은 미군과 나토군 철수 시점에 맞추어 국경 지역 점령에 나섰고 정부군은 이를 탈환하기 위한 작전을 펼치면서 무력 충돌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탈레반이 아프간 북부 점령에 나서자 아프간 정부군 1000여명이 북쪽 국경 넘어 타지키스탄으로 도주했으며 아프간과 이란의 주요 수송로로 알려진 서부 이슬람 칼라 국경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지난 7일에는 러시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프간 영토의 85%를 탈레반이 점령했다고 밝혔다.
반면 아프간 정부군은 이러한 사실을 부인하며 탈레반이 점령했던 5개 구역을 정부군이 탈환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최소 1177명의 탈레반군을 사살했고 651명이 부상입었다고도 했다.
한편 카르자이 전 대통령은 13일 카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프간 정부에 평화를 위한 기회를 놓치지 말고, 평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평화를 통한 국가 정부를 수립할 것을 촉구한다"며 "나는 양쪽 모두 이 땅의 주인이라고 말하고 싶다. 서로 마주 앉아 화해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전 대통령의 평화 연설에도 불구하고 아프간에서 원인불명의 폭발로 4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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