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수산업자는 정치 공작" 뜬금포…핵폭탄? 물타기?

기사등록 2021/07/14 10:55:23

'골프채 수수' 혐의 조사 받고 나와 폭탄발언

"Y 치면 없던 일로…경찰과도 조율 됐다고 해"

경찰 부정도 긍정도 안 해, 이동훈은 말 아껴

조사는 불가피…조만간 재입장 발표 예측돼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가짜 수산업자에게 금품을 받은 의혹으로 입건된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마치고 취재진을 피해 이동하고 있다. 2021.07.13.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가짜 수산업자에게 금품을 받은 의혹으로 입건된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마치고 취재진을 피해 이동하고 있다. 2021.07.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천민아 기자 = '가짜 수산업자' 뇌물 의혹 사건에 연루돼 경찰 조사를 받은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여권의 정치 공작이 있었다"고 발언해 주목된다. 현재로서는 그의 말이 '진짜 폭탄'인지, 아니면 '시선 돌리기'를 위한 전략에 불과한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1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 전 논설위원은 전날 오전 10시부터 약 8시간 동안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이 전 논설위원이 입건된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소환조사 자체는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정작 깜짝 놀랄 일은 그가 조사를 마치고 나온 뒤 나왔다.

이 전 논설위원은 취재진 앞에서 "여권 사람이 찾아와 '와이(Y)'를 치고 우릴 도우면 (이번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없던 일로 해주겠다고 했다"며 "경찰과도 조율이 됐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치참여를 선언한 그 날, 제 얼굴과 이름이 언론에 도배가 됐다"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공작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전 논설위원이 앞서 윤 전 총장의 대변인을 했고 윤 전 총장을 언급했다는 점을 미뤄봤을 때 'Y'가 윤 전 총장이라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만일 이 발언이 사실이라면 이번 사건은 단순한 금품 수수 사건이 아닌 대권을 놓고 벌이는 정치전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법에 정해진 절차대로 수사를 진행해왔고 앞으로도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예정"이라고만 입장을 전했다. 최소한 '경찰과도 조율이 됐다고 했다'라고 한 부분에 대한 직접 언급도 없이 원론적 내용의 입장만 출입기자단에 전한 것이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가짜 수산업자에게 금품을 받은 의혹으로 입건된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2021.07.13.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가짜 수산업자에게 금품을 받은 의혹으로 입건된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2021.07.13. [email protected]
이는 경찰이 여권인사와 실제 접촉을 했는지, 회유나 조율이 없었는지 등 이 전 논설위원이 제기한 의혹에 답은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으로는 이 전 논설위원이 자신에게 쏟아진 골프채 수수 등 혐의에 여론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물타기'를 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일례로 이 전 논설위원은 여권 인사가 누구인지, Y가 누구인지, 공작이라는 게 무슨 뜻인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추가질문에는 일절 대답을 하지 않고 현장을 벗어났다.

여권인사가 찾아왔다는 시간이나 장소, 정황 등이 증명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는 한 단지 심증에 불과한 상황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아무런 실체가 없는 의혹 제기 수준"이라며 "구체적인 팩트나 자료, 특정된 진술이 없는 이상 경찰 자체적으로 감찰을 벌이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든 이 전 논설위원의 발언이 '진짜 폭탄'인지 '물타기'에 불과한지는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전 논설위원이 자신의 말이 단순한 '시선 돌리기'에 불과한 게 아니라는 점을 증빙하기 위해서 조만간 다시 입을 열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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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1/07/14 10:55:23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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