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 시작됐다…여행도, 외식도, 회사도 다시 멈춤

기사등록 2021/07/12 12:04:25

저녁 6시 이후 3인 이상 금지 '초강력 조치'

"눈물이 다 나온다" "슬프다못해 헛웃음이"

"어차피 장사도 안될거고…그냥 며칠 쉴래"

"정부 방역실패를 왜 자영업자가 책임지나"

여름휴가 취소에 직장인들 곳곳 재택 근무

수도권 법원 재판도 연기…'유령도시' 되나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수도권 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을 하루 앞둔 지난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 한 식당에 종업원이 영업준비를 하고 있다. 2021.07.11.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수도권 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을 하루 앞둔 지난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 한 식당에 종업원이 영업준비를 하고 있다. 2021.07.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천민아 기자 = 대한민국이 다시 '멈춤' 상태로 돌입했다. 오후 6시 이후로는 사적모임 인원이 2명까지로 제한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첫날인 12일, 사회 곳곳에서는 일찌감치 '셧다운' 분위기가 시작되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이날부터 며칠 동안 영업을 하지 않겠다는 이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재택근무는 늘고 여름철 휴가 행렬은 줄면서 오후 6시가 되기 전부터 이미 대한민국은 가동을 멈춰가고 있는 것이다.

12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부터 오후 6시 이후 2명까지만 사적모임을 가질 수 있다. 또 클럽이나 헌팅포차, 감성주점 등 유흥주점은 아예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숙박시설은 객실의 3분의2만 운영 가능하다.

자영업자들은 그야말로 아우성이다.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 한 자영업자는 "마음가짐을 다시 하려니 눈물이 나올 것 같다"며 "저 말고도 모두가 잘 지켜줘서 제발 가닥이 잡히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편의점 사장은 "옆집 장어집 사장님하고 한우집 사장님이 화가 났는지 전날 저녁 7시부터 벌써 문 닫았다"며 "피크 시간인데 장사 말아먹었다고 분통터져하더라"고도 전했다.

식당 외의 다른 업장도 사정은 비슷했다.

한 당구장 사장은 "월요일부터 3일간 문 닫기로 했다"며 "어차피 장사도 안 될거고 초반인데 손님들하고 인원수 가지고 말싸움 하기도 힘들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을 하루 앞둔 지난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의 한 주점이 운영되고 있다. 2021.07.11.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을 하루 앞둔 지난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의 한 주점이 운영되고 있다. 2021.07.11. [email protected]
'빠른 노래'가 금지된 헬스장에서는 '웃픈' 자학개그도 나왔다. 헬스장 사장 A씨는 "클래식이라도 틀어야 하는거냐"며 "웬만하면 좋은 마음으로 참여하고 싶은데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다른 사장 B씨는 "저는 빠른 노래 들으면서 명상한다"며 "빠른 노래가 호흡을 거칠어지게 한다는 건 대체 누가 생각한 건지 물어보고 싶다"고 했다.

한 숙박업소 사장은 "전화통에서 불이 나고 계속 취소, 취소 정말 난리도 아니다"라며 "슬프다 못해 이젠 헛웃음이 나오는데 미쳐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

궁여지책을 찾은 사장들도 나왔다. 호프집 사장 C씨는 "그냥 새벽 5시부터 열어서 그 시간에 술 먹는 손님이나 받아야 겠다"며 "호프 주점이 뭘 잘못했길래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적용을 하루 앞둔 지난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곱창전문점에서 직원이 영업 준비를 하고 있다. 2021.07.11.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적용을 하루 앞둔 지난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곱창전문점에서 직원이 영업 준비를 하고 있다. 2021.07.11. [email protected]
정부의 방역 실패는 지적하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한 자영업자는 "저는 좌파도 우파도 아니지만 정부가 해외입국 방역에 실패한 것"이라며 "그러면서 2030이 돌아다닌다, 노래방 탓이다, 주점 탓이다, 국민들 탓하며 편가르기 하는데 정말 자영업자 잘못이냐"고 반문했다.

'셧다운'은 사실상 이미 지난 주말새 시작된 모양새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김포와 제주 등 전국 14개 공항(인천 제외)을 이용한 승객은 59만9055명으로 전주 대비 3.8% 줄었다. 공항에선 4단계 시행 결정 발표 이후 자발적인 여름휴가 취소 영향으로 보고 있다.

소상공인 뿐만 아니라 일반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재택근무가 확산되며 수도권이 사실상 '유령도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LG그룹, 현대차 그룹, SK그룹 등은 재택근무 비율을 확대하거나 국내외 출장을 전면 금지하는 등 대면근무를 최소화하고 있다.

경제 뿐만 아니라 사법체제도 당분간은 일정을 중지한다. 법원행정처 코로나19 대응위원회는 지난 9일 오후 긴급회의를 열고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될 수도권 법원에 재판일정을 연기하라고 권고했다.

이날 0시 기준 누적 확진자는 전날보다 1100명 증가한 16만9146명이다.

일요일 환자 수로는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래 가장 많은 숫자이며 1월4일(1020명) 이후 189일 만에 첫 1000명대다.

지난 7일부터 1212명→1275명→1316명→1378명→1324명→1100명 등 6일 연속 1000명대 4차 유행이 이어졌다. 5일간 1014명~1097명이었던 지난해 12월16일~20일을 넘어 가장 긴 기간 1000명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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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1/07/12 12:04:25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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