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6시 이후 모임 2인만 허용…직계·예방접종자 예외 없어
공원·녹지 등 야간 음주 차단…홍대·강남 등 거리 이동량 줄 듯
4단계에 자영업자 '망연자실'…마트·백화점·재래시장도 타격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정부가 연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4차 대유행을 차단하기 위해 사상 초유의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오후 6시 이후 통행금지에 해당하는 강력한 조치들이 시행됨에 따라 수도권 일대는 통행량이 줄면서 사실상 모든 일상이 멈추게 될 전망이다.
10일 정부에 따르면 수도권은 오는 12일 0시부터 25일 24시까지 2주간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시행한다. 인천 강화군과 옹진군을 제외한 수도권 전체가 해당한다.
앞서 서울은 새로운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기준인 주간 하루 평균 389명 이상 3일 이상을 초과했다. 지난 9일 0시 기준 일주일간 서울 하루 평균 확진자수는 410명에 달했다.
정부는 3단계인 경기(292.7명, 268명~537명 미만 3단계)와 2단계인 인천(38.1명, 30명~59명 미만 2단계)까지 거리 두기를 4단계로 선제 격상했다. 공동생활권인 수도권에서 모임이나 이동 등 사회적 접촉 자체를 줄이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오후 6시 이후 모임 2인만 허용…직계·예방접종자 예외 없어
인원 제한과 관련해 예방접종자 인센티브 적용을 제외한다. 타 지역에서 수도권에 방문해도 4단계와 같은 조치를 적용 받는다.
클럽과 헌팅포차, 감성주점뿐 아니라 유흥시설 전체 운영을 중단(집합금지)하고 식당·카페 매장 내 취식, 노래연습장 등 2그룹과 실내체육시설, 학원, 피시(PC)방, 대형마트 등 3그룹 모두 오후 10시 이후 운영이 제한된다.
행사는 금지 집회는 1인 시위만 허용하고 결혼식·장례식도 친족끼리만 허용된다. 학교는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고 종교활동은 비대면, 스포츠 경기는 무관중으로 진행된다. 제조업을 제외한 사업장엔 30% 재택근무 등을 권고한다.
이에 수도권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일상에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조치를 통해 정부는 2주간 오후 6시 이후에는 모두 집으로 향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공원·녹지 등 야간 음주 차단…홍대·강남 등 거리 통행량 줄 듯
서울시는 심야시간대 이동 최소화를 유도하기 위해 지난 8일부터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운행을 기존보다 20% 감축했다.
서울시는 지난 6일 한강공원 전역과 25개 주요 공원, 청계천 일대에서 오후 10시 이후 야간 음주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공원 내 음주행위 시 우선 계도를 통해 협조를 구하고, 불응 시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한다. 서울시와 경찰은 야간 음주 집중 단속에 나선다.
자치구도 관내 공원과 녹지에서 야간 음주금지 행정명령을 시행했다. 홍익대 등 번화가가 몰려있는 마포구는 관내 공원 173개소에서 야간 음주를 금지했다. 양천구 역시 안양천, 파리공원 등 123개소에 야간 음주 행위를 금지했다. 송파구는 석촌호수 등 일부 공원을 폐쇄했다.
경기도도 도내 31개 시·군에 공원 내 야외음주 금지 행정명령을 내릴 것을 권고했다. 파주시, 수원시 등 주요 시·군이 동참했다.
야간 음주를 금지하고 대중교통을 감축 운행함에 따라 홍대, 강남 등 상권이 밀집한 주요 거리는 이동량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수도권 확진자 중에서 활동량이 많은 2030세대 비율이 높게 나오면서 심야시간 이동을 제한하는 강력한 조치들이 등장했다.
또한 방역당국은 클럽과 헌팅포차, 감성주점뿐 아니라 유흥시설 전체 운영을 중단(집합금지) 조치를 내림에 따라 2030세대의 외부 활동은 4단계 기간 동안은 어려워질 전망이다.
4단계에 자영업자 '망연자실'…마트·백화점·재래시장도 타격
오후 6시 이후 2인 모임만 허용되면서 점심 장사를 제외하면 사실상 문을 닫아야 할 상황에 놓였다. 게다가 거리 두기 단계 완화까지 논의됐던 상황이어서 자영업자들의 상실감이 크다.
서울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60대 김모씨는 "가뜩이나 코로나로 오는 손님도 줄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 같다"며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자영업자만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시장 상인들도 거리두기 4단계 시행으로 큰 어려움에 처했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는 데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먹거리 위주 시장 역시 아예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다.
추귀성 서울상인연합회장은 "전통시장도 많이 어렵다"며 "다들 최소 20~30% 이상 매출이 줄었다. 앞으로도 더 많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추 회장은 "특히 먹거리를 판매하는 상인들은 정말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는 거리두기 4단계에서 오후 10시로 영업시간이 제한된다.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모임이 금지되면서 거리가 한산해지면 오프라인 매장 역시 매출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