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프로그램 이용해 검사 결과 조작
실제 검사한 것처럼 서류 꾸며
최소 1985년부터 30년 넘게 조작한 듯
[서울=뉴시스] 김혜경 기자 = 일본의 전기업체인 미쓰비시(三菱)전기가 철도 차량용 에어컨 등 공기조절 기기의 제품 결사 결과를 조작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1일 마이니치신문은 관계자를 인용해 미쓰비시전기가 나가사키(長崎)제작소에서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해 가공의 검사 데이터를 산출해왔다고 보도했다.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산출된 가짜 수치를 검사결과로 위장해 마치 실제로 검사한 것처럼 서류를 꾸몄다고 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적어도 1985년부터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30년 넘게 계획적으로 검사를 조작해온 혐의가 제기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날짜나 제품 정보 등을 입력하면, 자동적으로 합격치를 웃도는 수치로 검사 결과를 산출하는 구조다.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제품마다 각기 다른 수치가 나오도록 설계됐으며, 그 수치를 검사 성적서에 기입하면 '검사 완료'로 가장할 수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검사를 조작하기 쉽게 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전부터 검사 결과를 조작해 왔을 가능성이 있다.
미쓰비시전기는 일본 전국의 철도회사에 차량용 공기조절 기기를 출하하고 있는 것 외에 미국과 유럽의 지하철 및 고속철도에도 납입해 왔다. 그러나 온도 및 습도 제어, 에너지, 방수, 전압 변동 내구성 등의 성능에 대해 고객이 지정하는 방식으로 검사하기로 계약을 맺었으면서도 실제로는 검사를 생략하거나 지정된 방법과는 다른 조건으로 검사했다.
미쓰비시전기에 따르면, 부정 가능성이 있는 제품의 누적 출하량은 8만4600여대에 이른다.
미쓰비시전기 측은 지난 30일 이미 출하된 제품의 안전성에 대해 "회사에서 정한 안전 기준은 충족하고 있다"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또 "고객이나 관계자에 막대한 폐를 끼쳐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외에도 미쓰비시전기는 철도의 브레이크 등의 사용 공기 압축기에서도 검사를 조작했다고 지난 30일 발표했다. 철도용 공조 장치의 검사 조작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밝혀졌다.
미쓰비시전기는 이 밖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 외부 변호사를 포함한 조사위원회를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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