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삭기 무게 이기지 못하고 통째로 붕괴 가능성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사상자 17명을 낸 광주 재개발 건물 붕괴 직전 굴삭기가 건물 안에 들어가 철거 작업을 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지난 9일 동구 학동 재개발 정비 4구역 내 5층 건물 철거를 했던 굴삭기 기사 A씨(철거업체 백솔 대표)로부터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하고 보강 수사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A씨는 '3층 높이로 쌓은 흙더미 위에 올라 건물을 철거하는 과정에 굴착기 팔이 5층까지 닿지 않았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천장을 뜯으려 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반이 약한 바닥이 굴삭기 무게(약 30t)를 이기지 못하고 내려앉으면서 건물 붕괴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수직·수평 하중을 고려하지 않은 철거 방식과 지지대가 없던 탓에 굴삭기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흙더미 또는 벽(기둥 역할)이 갑자기 무너져 내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내용과 국토교통부 중앙건축물사고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등을 두루 고려해 사고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경찰은 불법 재하도급에 대한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철거 시공사 한솔이 '이면 계약'을 통해 백솔과 불법 재하도급 계약을 맺고 철거가 이뤄졌다는 의혹이 나와 경찰이 추가 업체 연루 가능성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한솔은 재개발 시행사(HDC현대산업개발)와 계약을 맺었지만 실제 철거 작업은 백솔이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