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에 대한 여당과 문재인 대통령의 기류 변화가 감지되는 가운데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신경영 선언'이 오는 7일 28주년을 맞는다.
'신경영 선언'은 이 회장이 1993년 6월 7일 임원들을 불러 모아 "바꾸려면 철저히 다 바꿔야 한다. 극단적으로 말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면서 대대적인 혁신을 지시한 것을 가리킨다. 삼성이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6일 삼성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들은 신경영 선언일에 별도의 행사는 열지 않을 예정이다.
삼성은 매년 신경영 선언을 되새기기 위해 6월7일을 기념일로 챙겨왔다. 2013년에는 신경영 선언 20주년을 맞아 학술포럼과 유명 가수의 축하공연을 포함한 만찬을 여는 등 대대적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 회장이 쓰러진 2014년 이후부터는 대규모 행사 없이 사내 방송 등을 통해 신경영을 기념해왔으며, 이재용 부회장과 핵심 경영진이 국정농단 사건 등에 연루되며 각종 수사·재판을 받기 시작한 2017년부터 기념 행사가 사라졌다.
신경영 선언 28주년을 맞은 현재 이재용 부회장은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된 이후 부친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정신을 계승한 ‘뉴삼성’ 비전을 밝히며 '이재용 체제'를 시작하려 했으나 또다시 수감되면서 계획이 어그러졌다. 삼성은 총수 부재로 착잡한 분위기 속에 비상 경영 체제를 가동 중이다.
다만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4대그룹 회동을 계기로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가능성이 더해지고 있는 가운데 여당 내에서도 이 부회장 사면과 관련한 긍정적 기류가 더해지고 있어 삼성 내부의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지난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반도체 산업에서 초격차로 세계를 이끌고 있다고 믿어왔던 삼성에 대해 불안감이 증폭하고 있다. 전쟁터의 한복판에 지휘자가 없다면 전쟁에서 패할 확률이 높다"며 이 부회장 사면 필요성을 제기했다. 대권 도전을 공식화한 이광재 의원도 같은 날 "삼성이 사회적 책임과 과거와의 단절이라는 자기 책임을 다하는 것을 전제로 국민 동의가 있고 국가에 기여할 역할이 있으면 사면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도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해 "국민들도 공감하는 분이 많다"고 언급해 사면의 필요성을 느끼는 듯한 발언을 한 만큼 광복절 특사나 가석방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삼성 내부에서도 기대감이 더해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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