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총련 발행지 “조선(북)경제 부흥을 위한 혁신” 시리즈
김정은의 계획경제 전략 옹호, 외부 비판 반박 눈길
김병연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장, 북 경제 평가
"개혁적 측면 일부 있지만 성공 가능성 거의 없다"
"경제는 특수성 없는 분야…북한만의 특수성 성립 불가"
"북한 현실 보는 객관적인 시각 중요"
【서울=뉴시스】강영진 박수성 기자 = 북한 경제는 지속 가능할까요? 많은 궁금증이 있는 가운데 최근 일본 조총련이 발행하는 조선신보에서 “조선경제 부흥을 위한 혁신”이라는 시리즈 기사를 내고 있습니다. 북한의 시각에서 경제 발전 노력을 설명하는데요, <창 넘어 북한>에서는 김병연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장께 그 성공 가능성에 대한 평가를 들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뉴시스 북한팀 박수성입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가 발행하는 조선신보라는 신문에서 최근 “조선경제 부흥을 위한 혁신”이라는 시리즈 기사를 내고 있습니다.
평양에 지국을 두고 있는 조선신보의 기사는 최근 북한에서 진행되고 있는 경제 발전 노력을 북한의 시각에서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연초 열린 8차 노동당 대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경제 전략을 옹호하고 외부의 비판을 반박하기 위해 쓴 기사입니다.
북한에서 노동신문이나 공식 기관이 외부의 평가에 대해 정식으로 반박하기가 애매할 때 조선신보가 대신 창구 역할을 하는 일이 종종 있는데 이번 시리즈 기사가 바로 그런 사례로 보입니다.
사실 5회씩이나 시리즈로 기사를 쓰고 있지만 연초 노동당 8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밝힌 경제개발 전략을 되풀이할 뿐 새로운 내용이 있다고 보기엔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굳이 조선신보까지 동원해 북한의 경제발전 노력을 외부에 알리고 비판에 반박할 필요를 북한 당국이 느꼈다는 점은 흥미로운 대목입니다.
'창 넘어 북한'에서 지난 2월 5일 '북한경제 붕괴 예측이 빗나가는 이유'(▲기사 바로가기)라는 제목으로 방송한 내용은 이른바 내재적 접근법의 시각으로 분석할 때 북한 경제가 망한다고 생각하는 건 잘못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습니다.
내재적 접근법은 북한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안을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렇지만 경제 문제를 내재적 접근법으로 분석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오랜 인류 역사에서 보편적인 발전과정을 거쳐온 경제 문제를 한 나라, 특히 지극히 편협한 북한만의 특수성을 강조하는 시각으로 다룰 경우 과학적 객관성과 보편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말이 어렵습니다만 쉽게 말하면 아무리 북한이라도 지금 하는 방식으로는 경제난을 극복하기는커녕 머지않아 커다란 문제에 봉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그래서 자본주의 경제와 사회주의 경제를 통달한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뉴시스 북한팀 박수성입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가 발행하는 조선신보라는 신문에서 최근 “조선경제 부흥을 위한 혁신”이라는 시리즈 기사를 내고 있습니다.
평양에 지국을 두고 있는 조선신보의 기사는 최근 북한에서 진행되고 있는 경제 발전 노력을 북한의 시각에서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연초 열린 8차 노동당 대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경제 전략을 옹호하고 외부의 비판을 반박하기 위해 쓴 기사입니다.
북한에서 노동신문이나 공식 기관이 외부의 평가에 대해 정식으로 반박하기가 애매할 때 조선신보가 대신 창구 역할을 하는 일이 종종 있는데 이번 시리즈 기사가 바로 그런 사례로 보입니다.
사실 5회씩이나 시리즈로 기사를 쓰고 있지만 연초 노동당 8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밝힌 경제개발 전략을 되풀이할 뿐 새로운 내용이 있다고 보기엔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굳이 조선신보까지 동원해 북한의 경제발전 노력을 외부에 알리고 비판에 반박할 필요를 북한 당국이 느꼈다는 점은 흥미로운 대목입니다.
'창 넘어 북한'에서 지난 2월 5일 '북한경제 붕괴 예측이 빗나가는 이유'(▲기사 바로가기)라는 제목으로 방송한 내용은 이른바 내재적 접근법의 시각으로 분석할 때 북한 경제가 망한다고 생각하는 건 잘못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습니다.
내재적 접근법은 북한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안을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렇지만 경제 문제를 내재적 접근법으로 분석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오랜 인류 역사에서 보편적인 발전과정을 거쳐온 경제 문제를 한 나라, 특히 지극히 편협한 북한만의 특수성을 강조하는 시각으로 다룰 경우 과학적 객관성과 보편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말이 어렵습니다만 쉽게 말하면 아무리 북한이라도 지금 하는 방식으로는 경제난을 극복하기는커녕 머지않아 커다란 문제에 봉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그래서 자본주의 경제와 사회주의 경제를 통달한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았습니다.
오늘 의견을 제시해 주신 서울대학교 김병연 교수님은 사회주의 체제 및 이행을 깊이 연구해온 분입니다.
2017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출판한 김교수님의 영문 저서 '북한 경제의 베일을 벗기다(Unveiling the North Korean Economy)'는 학문적 엄격성을 가지고 북한 경제를 분석한 역작으로 꼽힙니다.
현재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장을 맡고 계십니다.
김 교수님 인터뷰와 언론 기고문 등을 바탕으로 조선신보 시리즈 기사를 평가해 보았습니다.
#1. “조선경제 부흥을 위한 혁신” 조선신보 기사 총평
소련과 동유럽 공산권 국가들의 몰락과 중국과 베트남의 자본주의화는 사회주의 계획경제가 인간의 본성을 무시한 때문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음을 증명했다는 것이 보편적인 시각입니다.
그렇지만 조선신보 기사는 북한은 여전히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우수성을 내세우고 있으며 현재 진행 중인 경제 혁신 노력도 사회주의 경제를 강화하는 입장이라고 강조합니다.
북한 경제가 어려운 이유가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부터 비롯된 “그릇된 사상관점, 무책임한 사업태도, 무능력”이 반복돼 나타난 사업방식 때문일 뿐이지 사회주의 계획경제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차이를 하늘과 땅처럼 만들어야 한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말도 소개합니다.
이에 대해 김병연 교수님은 조선신보 기사가 “내각의 통제를 강화시키겠다, 자력자강을 하겠다, 기업의 창발성을 강조한다는 것들은 8차 당대회 때 모두 나온 내용”이라며 우리가 궁금해하는 세부적인 북한 경제정책은 소개하지 않으면서 레토릭만 담겨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조선신보 기사가 외부 전문가들의 북한 경제 혁신 노력에 대한 평가를 반박하고 있는 점은 흥미로운 대목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선신보가 "북한이 과거의 실패한 정책으로 되돌아가려고 한다고 자의적으로 해석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겁니다.
김정은이 집권한 뒤인 2014년 처음 도입한 이른바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기업 경영 책임자에게 계획경제에 따른 과업 수행을 넘어 기업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권한과 책임을 확대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려는 정책입니다.
시장 경제에 입각한 개혁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정책입니다.
조선신보 기사를 인용하겠습니다.
“조선식 사회주의의 현실을 외면하고 자본주의의 관점을 일방적으로 적용하여도 이 나라의 미래는 내다볼 수 없다.”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는 사회주의 방식이기 때문에 ‘시장 경제시스템을 도입’했다는 외부 전문가들의 평가가 잘못된 것이고, 국가가 통일적 지도와 관리를 하겠다니까 ‘개혁을 부정한다’는 평가도 잘못된 것이라는 의미인데요,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조선신보가 반박 논리를 만들었지만, 8차 당대회에서의 경제정책을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데는 실패한 거 같다. 어떻게 자력자강을 할 것인지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고 평합니다.
북한이 외부 평가에 신경을 쓰면서 해명했지만, 충분히 납득할만한 근거를 대지 못했다는 겁니다.
#2. 경제정책 성공 가능성은?
유엔 대북제재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여건이 매우 나쁜 상황에서 북한은 지난 1월 새로운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했습니다.
당시 김 교수님은 한 신문에 기고한 칼럼에서 "스탈린식 자력갱생은 ‘미션 임파서블’이라며 당 대회와 그 뒤의 많은 회의들은 김정은이 직접 나서 다잡아야 할 만큼 북한 내부 균열이 심각함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평가한 적이 있습니다.
북한이 제시한 정책이 “성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겁니다.
김 교수님은 조선신보가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에 대한 외부 평가에 대해 “자본주의 논리를 절대화하여 되뇌고 있을 뿐 사회주의에 고유한 원리와 법칙에 대한 관점, 통찰은 없다”고 밝힌 대목은 “북한이 사회주의를 유지하면서 사회주의를 개혁한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사회주의 내의 개혁이라는 것에 동의하고 개혁적 측면이 일부 있다는 것도 인정하지만 사실 그것도 성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방식은 이미 소련에서 시도했던 것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김 교수님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사회주의 경제를 공부하고, 정책을 펴는 사람들에게는 이게 전부다. 이 틀을 떠나서 생각하는 게 매우 어렵다. 한 번도 그런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회주의를 좀 더 정교화시키고 그 틀을 나름대로 바꾸면 뭔가 될 거라 생각하는데, 이것이 구소련과 동유럽이 끝없이 시도한 방식이었다. 그런데도 북한은 자신만은 특수하다고 생각한다. "
“경제는 인간이 먹고사는 문제고, 인간의 본능이 작동하는 공간이라서 특수성이 작동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다. 경제 분야는 가장 특수성이 없는 분야”라는 겁니다.
김 교수님의 생각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3. 북한의 자력자강 방식 3가지에 대해
조선신보는 일관되게 북한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잠재력을 강조합니다.
소련과 동유럽 국가들이 자본주의로 전환된 점을 들어 오히려 개혁개방을 믿으면 안 된다고 역설합니다.
또 북한에는 자립경제의 토대, 과학기술역량, 그리고 애국적 열의와 창조적 힘이 있기 때문에 북한 만의 방식으로 경제 발전을 달성할 수 있다고 강변합니다.
김 교수님은 “북한은 자립을 위한 경제적 토대가 예전부터 없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핵 개발로 나타난 과학기술은 먹고사는 경제 문제엔 적용되지 않는 기술이다. 가능했다면 소련이 스푸트니크를 쏘아 올린 기술로 미국보다 더 빨리 발전했을 텐데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애국적 열의나 창조적 힘은 인간의 의지를 극대화한 건데, 단기적인 효과는 있으나 장기 효과는 없다. 중국 문화대혁명이 이를 잘 보여줬다”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북한이 자신들만의 특수성을 강조하는 것들 중 그 어떤 것도 특수하지 않다는 겁니다.
김 교수님은 “비핵화하지 않고 버티려고 특수성을 강조하는 것 같은데 실은 경제에서 그런 특수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걸 모르는지도 모른다”고도 했습니다.
#4. 현재 북한 경제를 평가하면?
김 교수님은 대북제재가 본격화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간 북한 가계소득을 연구했는데요, 이 기간 북한 가계소득이 25% 감소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습니다.
김 교수님은 “북한 소득의 중위값이 49달러에서 37달러로 떨어졌다. 가장 낙폭이 큰 계층이 최상층 20%, 최하층 20%다. 중간 층은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라면서 “모든 경제 위기에서 하위층이 타격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만 상류 권력층의 소득 원천이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았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무역활동과 외화벌이로 상류층이 된 최상층이 유엔의 제재로 소득이 가장 많이 줄었다는 겁니다.
이들 상류층들은 “당분간 저축한 것으로 버틸 수는 있겠지만 오래 버틸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북한 경제를 평가할 때 이런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북한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고 나도 개인적으로 공감한다. 그렇지만 국가 현실을 보는 시각은 객관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교수님은 “현실은 팩트에 입각해 평가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추구하는 방식으로는 북한 경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단언했습니다.
<창 넘어 북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출판한 김교수님의 영문 저서 '북한 경제의 베일을 벗기다(Unveiling the North Korean Economy)'는 학문적 엄격성을 가지고 북한 경제를 분석한 역작으로 꼽힙니다.
현재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장을 맡고 계십니다.
김 교수님 인터뷰와 언론 기고문 등을 바탕으로 조선신보 시리즈 기사를 평가해 보았습니다.
#1. “조선경제 부흥을 위한 혁신” 조선신보 기사 총평
소련과 동유럽 공산권 국가들의 몰락과 중국과 베트남의 자본주의화는 사회주의 계획경제가 인간의 본성을 무시한 때문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음을 증명했다는 것이 보편적인 시각입니다.
그렇지만 조선신보 기사는 북한은 여전히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우수성을 내세우고 있으며 현재 진행 중인 경제 혁신 노력도 사회주의 경제를 강화하는 입장이라고 강조합니다.
북한 경제가 어려운 이유가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부터 비롯된 “그릇된 사상관점, 무책임한 사업태도, 무능력”이 반복돼 나타난 사업방식 때문일 뿐이지 사회주의 계획경제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차이를 하늘과 땅처럼 만들어야 한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말도 소개합니다.
이에 대해 김병연 교수님은 조선신보 기사가 “내각의 통제를 강화시키겠다, 자력자강을 하겠다, 기업의 창발성을 강조한다는 것들은 8차 당대회 때 모두 나온 내용”이라며 우리가 궁금해하는 세부적인 북한 경제정책은 소개하지 않으면서 레토릭만 담겨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조선신보 기사가 외부 전문가들의 북한 경제 혁신 노력에 대한 평가를 반박하고 있는 점은 흥미로운 대목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선신보가 "북한이 과거의 실패한 정책으로 되돌아가려고 한다고 자의적으로 해석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겁니다.
김정은이 집권한 뒤인 2014년 처음 도입한 이른바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기업 경영 책임자에게 계획경제에 따른 과업 수행을 넘어 기업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권한과 책임을 확대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려는 정책입니다.
시장 경제에 입각한 개혁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정책입니다.
조선신보 기사를 인용하겠습니다.
“조선식 사회주의의 현실을 외면하고 자본주의의 관점을 일방적으로 적용하여도 이 나라의 미래는 내다볼 수 없다.”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는 사회주의 방식이기 때문에 ‘시장 경제시스템을 도입’했다는 외부 전문가들의 평가가 잘못된 것이고, 국가가 통일적 지도와 관리를 하겠다니까 ‘개혁을 부정한다’는 평가도 잘못된 것이라는 의미인데요,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조선신보가 반박 논리를 만들었지만, 8차 당대회에서의 경제정책을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데는 실패한 거 같다. 어떻게 자력자강을 할 것인지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고 평합니다.
북한이 외부 평가에 신경을 쓰면서 해명했지만, 충분히 납득할만한 근거를 대지 못했다는 겁니다.
#2. 경제정책 성공 가능성은?
유엔 대북제재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여건이 매우 나쁜 상황에서 북한은 지난 1월 새로운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했습니다.
당시 김 교수님은 한 신문에 기고한 칼럼에서 "스탈린식 자력갱생은 ‘미션 임파서블’이라며 당 대회와 그 뒤의 많은 회의들은 김정은이 직접 나서 다잡아야 할 만큼 북한 내부 균열이 심각함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평가한 적이 있습니다.
북한이 제시한 정책이 “성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겁니다.
김 교수님은 조선신보가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에 대한 외부 평가에 대해 “자본주의 논리를 절대화하여 되뇌고 있을 뿐 사회주의에 고유한 원리와 법칙에 대한 관점, 통찰은 없다”고 밝힌 대목은 “북한이 사회주의를 유지하면서 사회주의를 개혁한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사회주의 내의 개혁이라는 것에 동의하고 개혁적 측면이 일부 있다는 것도 인정하지만 사실 그것도 성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방식은 이미 소련에서 시도했던 것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김 교수님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사회주의 경제를 공부하고, 정책을 펴는 사람들에게는 이게 전부다. 이 틀을 떠나서 생각하는 게 매우 어렵다. 한 번도 그런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회주의를 좀 더 정교화시키고 그 틀을 나름대로 바꾸면 뭔가 될 거라 생각하는데, 이것이 구소련과 동유럽이 끝없이 시도한 방식이었다. 그런데도 북한은 자신만은 특수하다고 생각한다. "
“경제는 인간이 먹고사는 문제고, 인간의 본능이 작동하는 공간이라서 특수성이 작동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다. 경제 분야는 가장 특수성이 없는 분야”라는 겁니다.
김 교수님의 생각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3. 북한의 자력자강 방식 3가지에 대해
조선신보는 일관되게 북한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잠재력을 강조합니다.
소련과 동유럽 국가들이 자본주의로 전환된 점을 들어 오히려 개혁개방을 믿으면 안 된다고 역설합니다.
또 북한에는 자립경제의 토대, 과학기술역량, 그리고 애국적 열의와 창조적 힘이 있기 때문에 북한 만의 방식으로 경제 발전을 달성할 수 있다고 강변합니다.
김 교수님은 “북한은 자립을 위한 경제적 토대가 예전부터 없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핵 개발로 나타난 과학기술은 먹고사는 경제 문제엔 적용되지 않는 기술이다. 가능했다면 소련이 스푸트니크를 쏘아 올린 기술로 미국보다 더 빨리 발전했을 텐데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애국적 열의나 창조적 힘은 인간의 의지를 극대화한 건데, 단기적인 효과는 있으나 장기 효과는 없다. 중국 문화대혁명이 이를 잘 보여줬다”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북한이 자신들만의 특수성을 강조하는 것들 중 그 어떤 것도 특수하지 않다는 겁니다.
김 교수님은 “비핵화하지 않고 버티려고 특수성을 강조하는 것 같은데 실은 경제에서 그런 특수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걸 모르는지도 모른다”고도 했습니다.
#4. 현재 북한 경제를 평가하면?
김 교수님은 대북제재가 본격화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간 북한 가계소득을 연구했는데요, 이 기간 북한 가계소득이 25% 감소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습니다.
김 교수님은 “북한 소득의 중위값이 49달러에서 37달러로 떨어졌다. 가장 낙폭이 큰 계층이 최상층 20%, 최하층 20%다. 중간 층은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라면서 “모든 경제 위기에서 하위층이 타격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만 상류 권력층의 소득 원천이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았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무역활동과 외화벌이로 상류층이 된 최상층이 유엔의 제재로 소득이 가장 많이 줄었다는 겁니다.
이들 상류층들은 “당분간 저축한 것으로 버틸 수는 있겠지만 오래 버틸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북한 경제를 평가할 때 이런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북한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고 나도 개인적으로 공감한다. 그렇지만 국가 현실을 보는 시각은 객관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교수님은 “현실은 팩트에 입각해 평가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추구하는 방식으로는 북한 경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단언했습니다.
<창 넘어 북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