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전당대회 '조직 대 공중전'…'全大룰' 수싸움이 당락 좌우

기사등록 2021/05/24 10:51:19

선거운동 기간 짧아 당원 스킨십 쉽지 않아

선거전 양상…중진은 조직, 신진은 공중전 '무게'

본선 5명 후보 중 나경원주호영 경쟁력 압도적

청년·초선, 전대룰 고려해 단일화로 판 흔들수도


[대구=뉴시스]이무열 기자 = 21일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간담회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이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2021.05.21. lmy@newsis.com
[대구=뉴시스]이무열 기자 = 21일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간담회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이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2021.05.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국민의힘의 차기 당권 경쟁이 막이 오른 가운데 전당대회 후보등록 시점부터 선출까지 선거운동 기간은 20여일에 불과하기 때문에 결국 이번 전당대회는 조직 대 공중전 싸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선거운동 기간이 짧기 때문에 각 지역별 당협을 찾아가는 것도 쉽지 않아 결국 중진들은 '조직'을, 청년·초선의원들은 '공중전'에 방점을 둔 캠페인에 전력을 쏟을 것이란 전망이다.

6·11 전당대회의 주목할만한 점은 국민의힘이 당원 투표 70%·일반 여론조사 30%로 당대표를 선출하는 현행 당헌당규를 개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 안팎에선 당심과 민심의 괴리를 들어 본경선의 일반 여론조사 비중을 크게 높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당은 예전과 같은 전대룰로 전당대회를 치르기로 했다.

총 9명의 후보자가 당권 도전에 나선 가운데 예선전에서 국민의힘이 합동 토론회 한 번 없이 컷오프를 실시한다는 건 본선 진출자를 인지도만으로 가려내겠다는 당 지도부의 의중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선수가 높고 전국적으로 지지기반을 다져 당권 경쟁에서 유리할 것으로 여겨졌던 조경태 의원이 나경원 전 의원이나 주호영 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불리한 경선룰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당 안팎에선 컷오프 룰에 반발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조 의원은 선관위의 결정을 따르기로 했다.

지역 내 조직과 인지도는 갖추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대중인지도가 낮은 홍문표 의원이나 윤영석 의원 등도 전대룰이 불리하게 작용하는 건 마찬가지다. 선수가 높아 중진에 속하는 권영세 의원(4선)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조해진 의원(3선)이 당대표에서 최고위원으로 체급을 낮춘 이유도 이 같은 사정과 무관치 않다는 말이 나온다. 인지도가 낮은 약소 후보의 경우 공개토론회 등에서 존재감을 드러내 반등을 노려야 하지만, 이번 전당대회는 후보가 워낙 많아 토론회를 개최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이 같은 어려운 사정을 당에서 감안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행 당헌당규를 적용한다면 본선 진출자는 원내에서 주호영, 김웅 의원, 원외에서 나경원 전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당 안팎에서 비중있게 거론된다. 남은 한 자리를 놓고 조경태, 홍문표, 김은혜 의원 등이 치열하게 다툴 것으로 보인다.

[대구=뉴시스]이무열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이 24일 오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21,05.24. lmy@newsis.com
[대구=뉴시스]이무열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이 24일 오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21,05.24. [email protected]
현재 일반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본선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지 여부도 관전포인트다. 이 전 최고위원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청년몰이'로 당내 활약이 두드러졌고, 그간 매스컴 노출빈도가 다른 후보에 비해 높은 편이라 여론조사에선 유리했지만, 당원투표에서 압도적인 선택을 받을지는 불투명하다. 당내 일각에선 이 전 최고위원이 사실상 '인지도 조사'에서 1등을 한 것과 다름없다고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본선에선 당원투표가 차지하는 비중이 70%로 일반 여론조사(30%)보다 배 이상 많기 때문에 당심의 선택이 당락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절대 강자가 없는 이번 전당대회에선 본선 후보만 5명에 달하기 때문에 과거와 달리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율로 당대포로 선출될 가능성도 있다.

영남권에서 5선을 달성할 만큼 지지기반이 견고한 주호영 의원과 전국적으로 대중 인지도가 높은 나경원 전 의원이 본선에서 경쟁력이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신진 세력이 본선에서 단일화에 나설 경우 선거 구도가 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이번 선거전이 중진 대 신진 대결 구도지만, 주 의원과 나 전 의원이 배수진을 치고 선거에 나서는 만큼 쉽게 물러날 기미가 없어 두 사람이 단일화에 나설 확률은 낮다. 중진그룹에서 주 의원과 나 전 의원 간 단일화는 거의 불가능할 것이란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반면 당내 기반이 약한 초선의원들의 경우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경선에 임하기 때문에 만약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김웅, 김은혜 의원이 본선에 오를 경우 어떤 방식으로 결정하든 한 사람에게 표를 몰아줄 공산이 크다.

한편 과거 전당대회에서도 '전대 룰'에 따라 선거구도가 결정되거나 판세가 갈리기도 했다.

새누리당 시절인 지난 2014년 치러진 7·14전당대회에선 당시 비박계 수장 김무성 의원과 친박계 맏형격인 서청원 의원이 당권 싸움을 벌였지만 김 의원이 당권을 거머쥐었다. 당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하지 않고 다득표 순으로 함께 선출해 대중 인지도가 높은 후보가 지도부에 입성했다. 대표적인 예로, 당시 이인제 의원의 경우 선거인단 투표는 1만258표로 적었으나 여론조사에서 김무성 의원에 이은 2위(19.68%)를 해 전체 4등으로 지도부에 입성했다.
  
'봉숭아 학당'이란 혹평을 받은 끝에 집단지도체제를 청산한 2016년 8·9전당대회에선 당원투표 70%, 국민 여론조사 30%의 기준을 뒀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하는 규정이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당대표 선거에서 2위를 해도 낙선하기 때문에 거물급 후보들이 출마를 주저한 것이 흥행 실패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국민의힘 황우여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해 열린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5.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국민의힘 황우여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해 열린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5.11. [email protected]

자유한국당 새 간판을 달고 치러진 2017년 7·3전당대회는 당원투표와 여론조사 비율이 기존과 동일했고,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하는 방식을 유지했지만, 탄핵 이후 친박계의 당내 입지가 약화되면서 홍준표 의원이 65.8%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권을 잡았다. 당시 친박계로 분류됐던 김태흠, 이철우, 이재만 의원 등도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것을 놓고 당을 장악한 친박계 당심이 선거에 크게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병준 비대위 체제를 청산하고 치러진 2019년 2·27 전당대회에선 당시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진태 의원의 3자 구도로 치러졌으나 황 전 총리가 과반인 50%를 득표해 당선됐다. 당시 여론조사에선 오 전 시장(2만0690표)이 황 전 총리(1만5528표)를 앞섰으나, 70%의 비중을 가진 당원투표에서 황 전 총리가 5만3185표로 오 전 시장(2만1963표)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지지를 받아 압승하면서 결국 황 전 총리가 당권을 거머 쥐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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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전당대회 '조직 대 공중전'…'全大룰' 수싸움이 당락 좌우

기사등록 2021/05/24 10:51:1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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