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질 남친'…여친 4시간 감금·폭행, 줄넘기로 목졸라

기사등록 2021/05/21 09:35:21

몰래 위치추적 앱 깔고 대화 녹음도

다른 남자 만나자 차에 4시간 감금

향수병 등으로 때리고 목 조르기도

재판부 "피고인 죄질 무겁다" 판단

병원 데려간 점 등 참작…집행유예

[서울=뉴시스]신재현 기자 = 위치추적 어플로 여자친구를 감시하고 차에 감금한 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에게 1심 재판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2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오권철)는 중감금치상·특수상해·권리행사방해·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37)씨에게 징역 1년과 자격정지 1년, 집행유예 2년을 지난 11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약 6개월간 만난 연인 B씨 휴대폰에 위치추적 어플을 몰래 설치해 위치정보, 대화내용을 몰래 수집하고 B씨를 차량에 감금해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지난해 11월8일 B씨 휴대폰에 위치추적 어플을 몰래 설치한 뒤 일주일 넘게 B씨 위치정보를 수집, 같은 달 17일 해당 어플의 녹음기능을 이용해 B씨가 다른 남성과 대화한 내용을 녹음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일 새벽 3시30분께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를 만나고 온 것에 화가 난 A씨는 B씨 집을 찾아가 휴대폰을 빼앗고 차량에 감금한 뒤 약 4시간 동안 돌아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씨는 125㎖ 향수병으로 B씨의 머리, 어깨, 등 부위를 수십회 때린 것으로 전해졌다. B씨가 현장에서 도망가기 위해 자신이 신고있던 샌들을 벗자 A씨는 신발을 빼앗아 신발 굽으로 B씨의 머리를 수회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가 살려달라고 애원했음에도 얼굴 부위를 10여회 때린 것으로도 알려졌다.

A씨는 이에 그치지 않고 한 전망대에 정차한 뒤 조수석 안전벨트, 차량 뒷좌석에 있던 줄넘기 등을 이용해 B씨 목을 조른 것으로 조사됐다.

약 4시간 동안 B씨를 감금, 폭행한 A씨는 B씨에게 '이제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고, B씨가 '(A씨를) 다시 만나는 것을 생각해보겠다, 응급실 좀 데려가달라'고 말하자 그제서야 B씨를 병원으로 데려갔다고 한다.

당시 B씨는 두피열상, 뇌진탕 등을 진단 받아 약 3주간 치료를 필요로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줄넘기, 조수석 안전벨트로 B씨 목을 조른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재판부는 자료, 진술 등을 토대로 A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야간에 B씨를 차량에 감금하고 여러 차례 때려 상해를 가하는 등 죄질이 무겁다"며 "B씨가 이 사건 범행으로 큰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여 A씨에 대한 엄중한 형의 선고가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B씨를 병원으로 데려간 점, A씨의 가족·친척·지인이 선처를 탄원하는 등 사회적 유대관계가 분명한 점, A씨가 B씨를 위해 일정 금액을 공탁한 점 등이 유리하게 참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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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질 남친'…여친 4시간 감금·폭행, 줄넘기로 목졸라

기사등록 2021/05/21 09:35:21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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