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내 백신 개발 5개사에 687억 투자...임상 참여자 모집 만만찮아
방역당국·전문가 "면역대리지표(ICP) 도입하면 수천 명으로 가능" 제언
일종의 '패스트트랙'…대규모 임상시험 비해 부작용·안전성 우려도
[서울=뉴시스] 김남희 기자 = 코로나19 백신 수급 불안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서 '상반기 1200만명 1차 접종'이라는 목표 달성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12일 국산 백신 임상시험에 진입한 5개 제약회사에 687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유바이오로직스, 셀리드, 제넥신, 진원생명과학 등은 올해 하반기 임상 3상에 착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신약은 임상 1상→임상 2상→임상 3상→심사→승인 과정을 거쳐 출시된다.
문제는 임상 3상에는 통상 피실험자 3만 명과 백신별로 4000억원~1조2000억원의 비용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유행 이후에야 자체 백신을 만들어 임상시험을 시도했다. 짧은 백신 개발 역사로 인해 국민 정서가 감염병 임상시험에 호의적이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김대중 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저서 '코로나19 백신'에서 "우리나라 회사에서 만드는 백신은 외국에서 만들고 있는 것보다 임상시험에서 많이 뒤처져 있다"면서 원인으로 국민 정서와 임상시험 설계 노하우 부족을 꼽았다.
임상시험에 참여하면 당분간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없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임상시험에서 가장 큰 변수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예방접종"이라며 "하반기에 수만 명의 참가자를 모집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12일 국산 백신 임상시험에 진입한 5개 제약회사에 687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유바이오로직스, 셀리드, 제넥신, 진원생명과학 등은 올해 하반기 임상 3상에 착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신약은 임상 1상→임상 2상→임상 3상→심사→승인 과정을 거쳐 출시된다.
문제는 임상 3상에는 통상 피실험자 3만 명과 백신별로 4000억원~1조2000억원의 비용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유행 이후에야 자체 백신을 만들어 임상시험을 시도했다. 짧은 백신 개발 역사로 인해 국민 정서가 감염병 임상시험에 호의적이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김대중 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저서 '코로나19 백신'에서 "우리나라 회사에서 만드는 백신은 외국에서 만들고 있는 것보다 임상시험에서 많이 뒤처져 있다"면서 원인으로 국민 정서와 임상시험 설계 노하우 부족을 꼽았다.
임상시험에 참여하면 당분간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없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임상시험에서 가장 큰 변수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예방접종"이라며 "하반기에 수만 명의 참가자를 모집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상시험 패스트트랙' 면역대리지표(ICP) 추진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피실험자 3만명'의 장벽을 깨기 위해 면역대리지표(ICP)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면역대리지표(ICP)는 효과가 입증된 기존 백신과의 비교를 통해 신규 백신의 효능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신규 백신과 위약(가짜 약)을 투여해 비교하는 기존 방식에 비해 인력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일종의 '패스트트랙'이다.
정부는 면역대리지표(ICP)가 도입되면 피실험자는 13~20% 수준인 4000~6000명, 재원은 6.7~10% 수준인 800억~1200억원으로 임상시험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예방접종자가 늘어날수록 임상시험 참여자가 부족해지는 건 전 세계적 문제"라면서 "그래서 세계보건기구(WHO)가 면역대리지표를 도입하면 어느 정도까지를 효능이 있다고 인정할 건지 기준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제약사들도 지난 2월 국회 공청회에서 면역대리지표(ICP)의 조속한 도입을 촉구했다.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와 공조해 면역대리지표 가이드라인을 만들면서, 기존 방식의 임상시험도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면역대리지표(ICP) ▲기존 임상시험 방식의 '투트랙' 전략이다.
아울러 피실험자 모집을 위해 기존 3곳이던 국가감염병임상시험센터를 올해 5곳으로 확대하고, 해외에서 피실험자를 구하는 '해외임상 지원체계'를 상반기 중 구축할 계획이다.
면역대리지표(ICP)는 효과가 입증된 기존 백신과의 비교를 통해 신규 백신의 효능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신규 백신과 위약(가짜 약)을 투여해 비교하는 기존 방식에 비해 인력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일종의 '패스트트랙'이다.
정부는 면역대리지표(ICP)가 도입되면 피실험자는 13~20% 수준인 4000~6000명, 재원은 6.7~10% 수준인 800억~1200억원으로 임상시험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예방접종자가 늘어날수록 임상시험 참여자가 부족해지는 건 전 세계적 문제"라면서 "그래서 세계보건기구(WHO)가 면역대리지표를 도입하면 어느 정도까지를 효능이 있다고 인정할 건지 기준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제약사들도 지난 2월 국회 공청회에서 면역대리지표(ICP)의 조속한 도입을 촉구했다.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와 공조해 면역대리지표 가이드라인을 만들면서, 기존 방식의 임상시험도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면역대리지표(ICP) ▲기존 임상시험 방식의 '투트랙' 전략이다.
아울러 피실험자 모집을 위해 기존 3곳이던 국가감염병임상시험센터를 올해 5곳으로 확대하고, 해외에서 피실험자를 구하는 '해외임상 지원체계'를 상반기 중 구축할 계획이다.
"부작용 알 수 없어" 안전성 지적도
그러나 일각에선 면역대리지표(ICP) 방식으로 개발된 백신 안전성에 우려를 제기한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그런 변칙을 이용했을 때 가장 큰 문제는 부작용을 알 수 없다는 거다.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미국, 칠레, 페루 등에서 3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시험을 했는데도 혈전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는 그간 속도보다는 안전성에 무게를 두고 백신 접종을 추진해 왔다. 향후 국산 백신 개발에 속도를 강조하면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는 자체적으로 백신을 만들어 본 적이 없는 나라인 만큼, 국가적 관심 없이 개별 기업이 성공해내기 굉장히 어렵다"며 "국가가 장기적 관점에서 감염병 백신 연구에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코로나19 백신 개발 정부 예산은 약 687억원으로 지난해 490억원보다 197억원 증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그런 변칙을 이용했을 때 가장 큰 문제는 부작용을 알 수 없다는 거다.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미국, 칠레, 페루 등에서 3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시험을 했는데도 혈전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는 그간 속도보다는 안전성에 무게를 두고 백신 접종을 추진해 왔다. 향후 국산 백신 개발에 속도를 강조하면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는 자체적으로 백신을 만들어 본 적이 없는 나라인 만큼, 국가적 관심 없이 개별 기업이 성공해내기 굉장히 어렵다"며 "국가가 장기적 관점에서 감염병 백신 연구에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코로나19 백신 개발 정부 예산은 약 687억원으로 지난해 490억원보다 197억원 증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