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2년 후부터 해양 방류 전망
바닷물로 희석해 방류 방침…트리튬 등 방사능 물질 제거 못해
[서울=뉴시스] 김혜경 기자 =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 제 1원전에서 발생하는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해 처리하기로 공식 결정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희석해 2년 후부터 해양에 방출한다는 계획으로, 주변국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도쿄 총리관저에서 폐로·오염수·처리수 대책 관계 각료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스가 요히시데(菅義偉) 총리는 회의에서 "(해양방류는) 폐로를 진행하는데 있어서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며 "처리수(오염수)의 안전성을 확실히 보장하고, 풍평(風評·잘못된 소문) 불식을 위해 모든 대책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원자력규제위원회에 해양방류 계획 및 이를 위한 설비의 인가를 받은 후 오염수를 방출한다. 이날 회의에서 결정된 기본 방침에는 "도쿄전력은 2년 정도 후에 방류 개시를 목표로 준비를 진행할 것을 요청한다"고 적혔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에 따른 쓰나미 영향으로 핵연료가 들어있는 노심이 녹아내리는 노심용융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현재도 부서진 건물에 지하수와 빗물이 스며들며 고농도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물이 하루 180t(2019년 기준)씩 증가하고 있다.
오염수에는 다량의 핵물질이 들어있는데,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라는 장치로 여과해 처리수 라는 이름으로 저장탱크 안에 넣어 원전 부지 내에 보관하고 있다. 그러나 ALPS로 제거할 수 없는 방사성 물질인 트리튬(삼중수소)은 처리수에 남아있다.
원전 부지 내 1000여개의 탱크에 보관할 수 있는 오염수는 137만t이다. 그러나 현재 보관 중인 처리수는 약 125만t으로 2022년 10월이면 저장탱크가 가득 차 오염수를 보관할 곳이 없게 된다.
일본 정부는 처리수를 바닷물로 희석한 후 해양방류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방출 전에 처리수를 바닷물로 100배 이상 희석해, 국가 기준치의 40분의 1, 세계보건기구(WHO)의 음료수 수질 가이드라인의 7분의1 정도로 트리튬 농도를 희석한다는 계획이다.
또 1년간 방출하는 트리튬의 총량을 사고가 발생하기 전 후쿠시마 제1원전의 방출 관리량(연간 22조 Bq) 이하로 만든 후 해양에 방류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탱크에 보관하고 있는 오염수의 트리튬 농도는 1ℓ당 약 15만~250만 Bq이다. 방류 기간은 30~40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트리튬을 포함하는 처리수의 해양 방류는 국내외 원전에서도 실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후쿠시마 오염수의 해양 방류 결정에 자국 어업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이에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어장과 해수욕장 등 해수의 트리튬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해수샘플 채취 및 검사에 어업자 및 지자체 관계자를 참가시키며, 해양환경 전문가들로 구성된 회의도 출범해 모니터링의 확인이나 조언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또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후쿠시마현 및 원전 인근 지역의 수산업자 등의 풍평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어업민들에 대한 배상 및 판로 개척 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자국 어업민 뿐 아니라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의 반발도 예상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 (IAEA)는 오염수의 해양방출에 대해 "과학적으로 타당하며 환경에 대한 영향은 없다"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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