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녀 피살' 헛소문들 인터넷 유포…"2차 피해 우려"

기사등록 2021/03/31 17:20:46

최종수정 2021/03/31 17:24:50

게임서 만나고 연인 관계였단 주장

피해자 측근 "억측 멈춰달라" 호소

'초록 포스트잇' 글…경찰 "다른 곳"


[서울=뉴시스] 지난 27일 방문한 서울 노원구 일가족 피살 사건의 피해자들 집 앞. 2021. 03. 31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난 27일 방문한 서울 노원구 일가족 피살 사건의 피해자들 집 앞. 2021. 03. 31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신재현 기자 = 서울 노원구 일가족 피살 사건의 피해자들이 갖가지 소문으로 '2차 피해'를 입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신을 피해자 지인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잘못된 정보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피해자들이 더 이상 욕보여지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31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지난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초록색 포스트잇'에 관한 글이 올라왔다. 노원구에 거주 중이라는 글 작성자는 지난 1월 아르바이트로 배달 일을 하면서 노원구 인근 아파트를 방문했을 당시 엘리베이터에서 발견한 포스트잇의 사진과 내용을 공개했다.

"오늘만 붙일게요, 제발 떼지 말아주세요"라는 제목의 포스트잇에는 "내가 다 잘못했어, 너와 나의 인생을 바꾸고 싶어"라고 적혀 있었다. 마지막엔 작성자의 별명이 적혀 있기도 했다.

작성자는 당시 찍어뒀던 포스트잇 사진을 공개하며 "최근 노원구 피살사건 소식을 들은 뒤 포스트잇이 생각나 글을 쓰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몇몇 네티즌들은 "피해자 A씨와 피의자 B씨가 게임에서 만난 것으로 추정된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포스트잇 작성자가 언급한 별명이 피해자의 게임 아이디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지난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초록 포스트잇'이 노원구 일가족 피살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글이 올라왔다. 31일 기준, 해당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2021.03.31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난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초록 포스트잇'이 노원구 일가족 피살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글이 올라왔다. 31일 기준, 해당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2021.03.31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이어 두 사람이 특정 게임에서 만나 연인 관계로 발전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포스트잇에 적혀 있던 별명을 해당 게임에서 검색하면 사건 발생 이후로 이 별명의 이용자가 게임에 접속한 기록이 없었다는 것이 근거의 전부였다.
실제로 31일 기준 한 포털사이트에 '노원구 세모녀'를 검색하면 해당 게임의 이름이 자동 완성 기능으로 보인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번 사건을 해당 게임과 함께 검색했다는 뜻이다. 이후 몇몇 네티즌들은 이를 기정사실화하며 피해자에 관한 조롱성 댓글과 게시물을 쓰기도 했다. 이 게임을 '살인 게임'이라고 칭하며 이번 사건을 조롱하는 댓글들도 달렸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포스트잇에 대해서 "제보자와 접촉을 했는데 포스트잇이 붙었던 장소가 사건이 발생했던 곳과는 다른 단지였다"며 "포스트잇이 붙은 시점 등을 파악한 결과 여러 정황상 사건과 관련이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피의자를 조사할 때 포스트잇을 붙이고 다닌 사실이 있는지 등을 확인해볼 예정이라고는 전했다.
[서울=뉴시스]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인벤'에 자신을 피해자 지인이라고 밝힌 네티즌이 피의자가 피해자를 스토킹했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2021. 03. 31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인벤'에 자신을 피해자 지인이라고 밝힌 네티즌이 피의자가 피해자를 스토킹했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2021. 03. 31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자신을 피해자 중 1명인 첫째딸 A씨의 지인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여러 의혹을 억측이라고 칭하며 잘못된 정보로 피해자들을 욕보이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이 네티즌은 전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번 노원구 세 모녀 살인 사건에 대한 글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써 "게임과 이번 일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했다.

이어 글쓴이는 피의자가 피해자의 전 연인이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둘은 절대로 연인관계가 아니었고 올해 1월쯤부터 피해자가 스토킹을 당했다"고 했다.

한편 '노원 일가족 3명 살인사건의 가해자 20대 남성 신상 공개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이날 오후 4시30분 기준 동의자 수가 약 19만8000명으로 청와대나 정부 답변 기준인 20만명에 육박했다. 청와대나 정부 관계자는 한달 내에 20만명 이상의 청원인이 동의하면 답변을 하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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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녀 피살' 헛소문들 인터넷 유포…"2차 피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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