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미용시험서 쫓겨난 장애인…"차별적 조치" 반발

[서울=뉴시스]신재현 기자 = 장애인들은 '반려견 스타일리스트' 자격 시험을 응시하지 못하도록 한 한국애견협회 규정은 차별이라는 의견을 시민단체가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전달했다.

23일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은 이날 이같은 내용의 진정서를 인권위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철환 활동가는 진정서 제출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청각장애인 A씨가 반려견 미용자격증인 '반려견 스타일리스트' 자격증을 취득하려고 시험을 봤으나 부당하게 거절당해 상담 요청이 들어왔다"며 진정 취지를 밝혔다.

단체에 따르면 메이크업 관련 종사자였던 A씨는 지난 2월7일 '반려견 스타일리스트'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실기시험장에 갔지만 시험을 치르지 못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필기시험에 합격했지만 장애인증을 확인한 감독관이 "장애인은 시험을 볼 수 없다"며 퇴실조치를 한 것이다.

단체는 이같은 한국애견협회의 조치가 장애인차별금지법, 국가인권위원회법에 위배되는 차별적인 조치라는 주장이다.

한국애견협회가 자격증 시험 관련 외부 공지에 장애인 응시제한 내용을 공지하지 않았고, 협회가 2021년 2회 시험 때부터 장애인 응시를 제한했지만 그 전에 응시했던 A씨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활동가는 "A씨는 시험공고에 장애인 응시 제약이 없어 걱정을 하지 않았다"며 "듣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필기시험 합격 후 실기시험에 응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2월7일 실기시험장에서 A씨는 좌절하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김 활동가는 "현재 한국애견협회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시험 응시를 무조건 제한하는데 이는 평등권, 직업 선택의 자유에 위배되기 때문에 장애인 모두를 제한하는 반려견 스타일리스트 자격증 실기시험 응시제한 내용을 삭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그럼에도 자격취득 제한을 해야 한다면 객관적인 기준에 의해서 응시 가능한 장애인, 어려운 장애인을 구분할 수 있도록 인권위에서 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김 활동가는 "주관단체와 여러번 통화했는데 애견용 미용 가위가 날카로워 장애인이 이를 만지면 강아지 귀를 자를 수 있어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장애인은 하면 안 된다는 전형적인 과거의 인식이다.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