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인들의 절절한 호소 "군부독재 사슬 끊어주세요"

기사등록 2021/03/21 08:00:00

8888 항쟁·샤프론 항쟁 이후 3번째 민주 항쟁 물결

5·18민주운동과 닮은 미얀마 '광주시민 연대' 호소

중국·러시아 제재 등 국제사회의 실질적 개입 절실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17일 오후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학교 5·18대학역사관 앞에서 전남대 국어교육학 석사 2학년 과정을 밟고 있는 미얀마 유학생 마웅(26·여)씨가 '독재 정권 저항'을 의미하는 세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2021.03.17. hyein0342@newsis.com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17일 오후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학교 5·18대학역사관 앞에서 전남대 국어교육학 석사 2학년 과정을 밟고 있는 미얀마 유학생 마웅(26·여)씨가 '독재 정권 저항'을 의미하는 세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2021.03.17.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김혜인 기자 = "현재 미얀마는 41년 전 광주입니다.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선 광주와 국제사회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미얀마 군부의 정변과 시민 학살이 2달째 지속하는 21일, 광주에 사는 미얀마인들이 광주시민에게 민주화 지지를 호소하며 국제사회 공조를 강조했다.

미얀마인들은 1988년 '8888 항쟁'과 2007년 '샤프론 항쟁'을 거쳐 3번째 군부 저항 운동을 이어가는 만큼, '민주화'를 위한 국제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남대학교 국어교육학 석사 2학년생인 미얀마 출신 마웅(26·여)씨는 한국 민주주의를 꽃피운 광주에서 민주화 역사를 배우고 있다. 

5·18민주화운동을 겪은 광주와 미얀마가 '닮은 꼴'임을 알게 된 그는 "어두운 과거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다음 세대는 아픈 역사를 겪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마웅씨는 "(현재 자국 상황은) 군인이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을 유혈 진압하는 모습이 1980년 5월 광주와 흡사하다"며 "미얀마 반 군부 시위가 3세대를 거친 만큼 군부 독재 '마지막 세대'라고 생각하고 투쟁한다. 한국 민주사를 공부한 뒤 미얀마에서 실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 많은 광주 시민이 매주 벌이는 미얀마 민주화 지지 운동에 동참했으면 좋겠다"며 시민 사회 참여도 호소했다.

러시아·중국의 협조도 촉구했다. 마웅씨는 "러시아와 중국이 미얀마를 옹호한다. 해당 국가를 설득해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중단토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17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 앞에서 광주 미얀마 유학생 대표 샤샤(20·여)씨가 '군부 독재 저항'을 의미하는 세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2021.03.17. hyein0342@newsis.com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17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 앞에서 광주 미얀마 유학생 대표 샤샤(20·여)씨가 '군부 독재 저항'을 의미하는 세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2021.03.17. [email protected]
광주 미얀마 유학생 대표 샤샤(20·여)씨는 미얀마 현지 군부 탄압을 광주에 생생히 전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사회 부조리를 폭로하는 방송연출가(PD)가 장래희망인 그는 광주에서 미얀마 군부의 폭압을 알리며 민주화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샤샤씨는 "미얀마에선 군부 세력의 경제 독점·정치 개입에 대한 비판이 불가능했지만, 한국에선 가능하다. 유학생으로서 광주에 군부 탄압과 부조리를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다짐했다.

또 "광주는 1980년 5월 군부에 의한 시민 학살을 겪었다. 현재 미얀마도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만큼, 광주시민에게 이를 알리면 깊은 공감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샤샤씨는 "군부가 지난 15일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상에서 미얀마 상황이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인터넷과 통신을 차단했다"며 "군부는 언론을 장악해 유리한 보도를 종용한다. 군부 직영 방송·신문사만 운영, 민영 언론은 중단됐다"고 했다.

이어 "이번주 계엄령이 확대돼 군인이 집 안팎에 있는 시민과 시위대·의료진에게 조준 사격을 한다"며 "시위대가 안전모와 두께 1㎝의 철재 방패로 방어하지만, 총알을 막긴 역부족"이라고 전했다.

그는 군부에 대한 '경제적 압박' 필요성을 주장했다. "직접적인 경제 제재가 필요하다. 군부가 오랜 긴간 '부'를 독식했다. 다른 나라가 군부에 대한 총기 지원·회사 계약을 철회해 쿠데타를 무력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한 미얀마인 광주 대표 묘네자(39)씨는 지원금 철회·UN(국제연합)군 파견을 주장했다.

묘네자씨는 "지원금 철회를 통해 '군부의 자금줄'을 막아야 한다"면서 "여러 나라가 미얀마 지원금을 철회해야 한다. 유혈 진압으로 인한 희생자를 막기 위해 'UN평화군'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총선을 부정선거로 규정하고 지난달 1일 새벽 쿠데타를 일으켜 실권자인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과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 의원들을 구금했다. 정변 이후 진압 군·경에 체포된 이는 2000여 명에 육박하고, 시민 200여 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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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인들의 절절한 호소 "군부독재 사슬 끊어주세요"

기사등록 2021/03/21 08: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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