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 토한다"…생후 2주 아들 학대 사망 부부 '구속기소'

기사등록 2021/03/09 16:39:06

최종수정 2021/03/09 16:42:13

검찰, 친모 혐의 변경…"살인 고의성 인정 어려워"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12일 전북 전주시 전주덕진경찰서에서 생후 2주 된 영아를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20대 부부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경찰서를 빠져나오고 있다. 2021.02.12.pmkeul@newsis.com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12일 전북 전주시 전주덕진경찰서에서 생후 2주 된 영아를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20대 부부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경찰서를 빠져나오고 있다. [email protected]
[군산=뉴시스] 윤난슬 기자 = "분유를 토한다"는 이유로 생후 2주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20대 부모가 법의 심판을 받는다.

앞서 경찰은 이들 부모에게 모두 살인죄를 적용했으나 검찰은 친모의 혐의를 살인에서 아동학대치사로 변경했다.

이는 친모가 피해자의 사망 원인이 된 행위에 가담한 사실이 없고 페이스북에 피해자 출산·성장 과정에 대한 글을 지속해서 게시해 애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상증상 발생 후 피해자를 돌보면서 조치했던 점 등에 비춰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전주지검 군산지청 형사1부(김기룡 부장검사)는 A(24)씨를 살인 및 아동학대 혐의로, B(22·여)씨를 아동학대치사 및 아동학대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9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2월 초순께 자신이 거주하던 익산시의 한 오피스텔에서 생후 2주된 아들을 침대에 던지거나 뺨을 세게 때리는 등 모두 7차례에 걸쳐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병원 퇴원 직후부터 '아이가 울고 분유를 토한다'는 이유로 침대에 던지거나 얼굴 등을 여러 차례 때리는 등 학대를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부부는 분유를 먹지 못하고 토하거나 눈 한쪽을 제대로 뜨지 못할 정도로 다친 아이를 이틀간 방치했다.

더욱이 시름시름 앓던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는 대신 경기도 용인에서 발생한 '이모·이모부의 물고문 사건'을 검색하거나 멍 빨리 없애는 방법, 장애아동 증세 등을 검색해 본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친부는 아이의 상태가 심각해지자 지난 9일 오후 11시 57분께 '침대에서 아이가 떨어졌다'라며 허위 신고한 뒤 119구급대를 속이기 위해 숨이 멎은 아이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것처럼 연기하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 1차 소견상 사인은 외상성 두부 손상에 의한 뇌출혈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숨진 아이의 얼굴 여러 곳에 멍 자국이 있는 등 아동학대 흔적을 발견하고 부모를 긴급체포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침대에서 자다가 바닥으로 떨어져 얼굴에 상처가 생긴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경찰의 추궁에 "아이가 분유를 먹고 토해서 침대에 던졌다"라며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하지만 "죽을 정도로 때린 것은 아니다"면서 서로에게 아이의 사망 책임을 전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A씨 부부는 지난해 2월에도 숨진 아이의 한 살배기 누나를 학대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지난해 7월 법원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당시 누나는 3개월이 채 되지 않은 상태였다.

딸은 현재 아동보호전문기관의 보호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들에 대한 보완 조사와 주거지 탐문 및 압수수색, 법의학 감정, 의료 자문, 임상심리분석 등을 통해 사건의 실체를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동학대사건관리 회의를 열고 친부의 학대 행위로 보호시설에서 생활 중인 장녀에 대한 지원 방안 및 친부모에 대한 친권상실심판 청구 등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도 논의했다"면서 "앞으로도 아동학대 범죄에 대해 엄정 대응함과 동시에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아니지만, 피해자 누나에 대한 지원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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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유 토한다"…생후 2주 아들 학대 사망 부부 '구속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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