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확장'…수원 동원고 '방음터널' vs 도공 '방음벽 상향'

기사등록 2021/03/07 12:45:49

개교 후 영동고속도로 개통, 30년째 학생·교직원들 차량 소음 시달려

도로확장으로 학교측은 이격거리 9→6m로 좁혀져, 도공은 12.7→12m

도로 확장에 방음터널 요구하자 도공 "소음기준 미달, 방역벽 높이면 돼"

학생 "고속도로 쪽 반 배정받았는데 소음 때문에 창문 열 수 없다"

도공 "터널설치해도 소음 0.7㏈ 낮아져, 예산은 2.5배 더 들어가"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지난달 19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파장동에 소재한 동원고등학교 건물 옆으로 조성돼 있는 영동고속도로에 많은 차량들이 지니가고 있다. 2021.3.7. pjd@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지난달 19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파장동에 소재한 동원고등학교 건물 옆으로 조성돼 있는 영동고속도로에 많은 차량들이 지니가고 있다. 2021.3.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경기 수원시 한 사립 고등학교가 영동고속도로 확장 공사로 가중될 소음으로 인한 학습권 및 환경권 침해가 우려된다며 방음터널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영동고속도로 개통 전에 문을 연 이 학교는 30년간 학생들이 도로 차량 통행소음으로 고통을 받았는데 한국도로공사가 법적 기준과 예산을 이유로 방음벽 건설을 고집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7일 동원고등학교와 도로공사(이하 도공) 등에 따르면 도공은 영동고속도로(안산~북수원) 확장공사를 추진 중이다. 오는 4월 말부터 착공에 들어가 총 5년간 공사 진행 예정이다.

학교 측은 이 공사가 끝나면 고속도로가 교실 건물 쪽으로 3m 가량 접근해 이격거리가 약 6.1m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학습권은 물론 환경권이 악화된다며 방음터널 건설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도공은 학교와 도로 간 이격거리가 공사 전 12.7m에서 공사 후 12m로 약 0.7m 줄어들기 때문에 학교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도공은 현재 동원고 옆으로 지나가는 고속도로 내 ‘졸음쉼터’를 활용해 학교와의 이격거리가 최대한 좁혀지지 않도록 도로를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지난달 19일 경기 수원시 파장동에 소재한 동원고등학교 강당에서 영동고속도로 확장공사로 인한 학습권 피해방지 대책협의회가 열리고 있다. 2021.3.7. pjd@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지난달 19일 경기 수원시 파장동에 소재한 동원고등학교 강당에서 영동고속도로 확장공사로 인한 학습권 피해방지 대책협의회가 열리고 있다. 2021.3.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또 도로를 넓힌 후 소음 발생에 대비해 기존 11m 높이의 방음벽을 18m로 높일 방침이다. 이 경우 학교 건물의 높이가 15m로, 방음벽 높이가 학교 건물보다 높아진다.

이 때문에 학교는 학습환경권도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낸다. 학교는 왕복 6차선 영동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맞은 편에 광교산이 들어서 있는 일명 ‘숲세권’에 속해 있다.

1986년 개교한 이 학교는 문을 연 지 5년 뒤인 1991년 기존 구간에서 영동고속도로 노선이 새로 확장되면서 학교 옆으로 도로가 들어왔다. 이후 지난해 2월까지 35년 동안 배출한 졸업생 수만 해도 1만9903명에 달한다.

학교는 올해 1월 초순께 ‘터널형 방음벽 설치 요구를 위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같은 학교법인 소속으로 나란히 붙어있는 동원고와 동우여고 학부모 및 학생 등 1583명이 참여한 전자서명 청원운동을 벌인 후 이를 도공에 전달했다.

지난달 19일에는 이 학교 강당에서 지역구 국회의원 주관으로 학습권 피해 방지를 위한 대책협의회도 열렸다. 도공 담당 부서와 동원고 및 동우여고 학교 관계자, 학부모 및 학생, 졸업생, 주민 등이 참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동원고 3학년 이종현 학생은 "고속도로 쪽에 반을 배정받아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심해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환기가 중요해졌는데 고속도로를 지나가는 차량 소음으로 교실 창문을 열 수가 없다"고 방음터널 설치를 요구했다.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지난달 19일 경기 수원시 파장동에 소재한 동원고등학교 강당에서 열린 영동고속도로 확장공사로 인한 학습권 피해방지 대책협의회에서 학교 관계자들이 참석한 한국도로공사 측에 청원서를 전달하고 있다. 2021.3.7. pjd@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지난달 19일 경기 수원시 파장동에 소재한 동원고등학교 강당에서 열린 영동고속도로 확장공사로 인한 학습권 피해방지 대책협의회에서 학교 관계자들이 참석한 한국도로공사 측에 청원서를 전달하고 있다. 2021.3.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3학년 박현묵 학생도 "도공이 자신이 소유한 토지를 자유롭게 사용해 도로를 확장하는 것은 그들의 권리"라며 "하지만 이것을 행사하기 위해 인접한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의 학습권과 환경권을 침해하는 것은 부당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권리에 등급을 매겨 행사하는 게 아니다.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는 얘기"라며 "우리가 도공 도로 확산 예산문제로 왜 피해를 입어야 하느냐"고 따져물었다.

동원고 재학생들은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학교 뒷 편에 위치한 영동고속도로로 인해 학생들이 도로 소음으로 인한 듣기 평가, 수업 등에서 굉장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도공에서 추진하는 고속도로 확장공사로 더 이상 피해를 입지 않도록 방음벽이 아닌 방음터널로 소음대책을 세워달라"는 내용의 청원글을 올렸다.

이 청원글은 게시된 지 불과 이틀 만인 7일 오전 11시 기준 2239명이 찬성한 상태다.

정강현 동원고 교장은 "도공 설계대로 지으면 거대한 방음벽이 학교 건물과 6m까지 가장 가까워지게 된다"며 "자녀 안전이 최우선인 학부모 입장에선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도공이 방음터널 설치로 학생 안전을 책임져달라"고 호소했다.

이 학교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승원(수원시갑) 국회의원은 "도공은 방음벽이 3m 학교 쪽으로 가까워지고 높이 18m짜리 방음벽이 세워질 경우 예상되는 소음이 54.2㏈이라고 했는데, 제가 도로공사 사장과 만났을 때 분명히 최대 오차가 1.2dB이기 때문에 기준을 넘을 수 있다고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수원=뉴시스] 동원고·동우여고 학습권 피해방지 청와대 국민청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동원고·동우여고 학습권 피해방지 청와대 국민청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이어 "도공이 만들어진 지 20년도 넘은 학교 소음 측정기준 잣대로 행정을 할 게 아니라 수십 년간 소음으로 고통을 당해온 학교와 학생 입장에서 방음터널 설치를 검토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공은 방음시설 환경영향평가 절차에 따라 법에서 정한 소음기준을 충족해 방음벽 설치가 이뤄지기 때문에 기존 설치계획인 방음벽에서 방음터널로 변경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특히 학교 측이 요구하는 대로 방음벽에서 방음터널로 건설계획을 변경해도 감소하는 소음 수준이 미비한 반면, 이로 인해 증액되는 예산은 수십 억 원을 상회한다고 맞선다.

도공은 이 학교를 포함한 주변 영동고속도로 확장하면서 616m 구간에 방음벽을 설치하면 예측소음도가 54.2㏈이 나온다고 설명한다.

학교 요구를 수용해 방음터널을 설치하면 53.5㏈로, 방음벽과 비교해도 0.7㏈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반면 방음벽에서 방음터널로 바꾸면서 투입되는 예산은 65억5000만 원에서 159억4000만 원으로 93억9000만 원이 늘어난다고 강조한다.

도공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 결과 현행 직립형 방음벽 설치로 소음기준인 55dB을 만족하기 때문에 방음터널로 변경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고속도로 확장'…수원 동원고 '방음터널' vs 도공 '방음벽 상향'

기사등록 2021/03/07 12:45:49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