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국 차장 임명안 재가…임기 시작
판사 출신으로 윤석열과 연수원 동기
"실력 좋은데 수사 경험 없어 아쉬워"
차장이 수사총괄…규정 마련 주도할듯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여운국 공수처 차장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 했고, 여 차장은 재가 당일 곧바로 임기를 시작했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지난 28일 대한변호사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던 여 변호사를 차장으로 제청했다. 검찰 출신을 기용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법관 출신을 선택했다.
여 차장은 사법연수원 23기로 윤석열 검찰총장·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동기다. 1997년 대전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해 서울고법 판사 등을 지낸 뒤 2016년 법복을 벗고 변호사로 개업했다. 대한변협 부회장을 지냈고, 최근에는 5월 퇴임하는 박상옥 대법관의 후임으로도 추천되기도 했다.
2017년 4월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구속심사 변호를 맡은 적이 있다. 이때문에 한때 여권에서는 철회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수사 경험이 없다는 점도 약점으로 언급됐다. 수사가 주 업무인 공수처의 1·2인자가 모두 판사 출신으로 꾸려졌기 때문이다. 김 처장은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수사력보다) 더 중요한 판단요소"라고 설명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여 차장에 대해 "실력도 좋은데 엄청나게 성실하고, 인품도 아주 훌륭하다"면서도 "수사는 맥을 짚는 감각이 중요해 경험이 중요한데, 수사를 해보지는 않아 아쉽다"고 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처장과 차장이 검사들에 대한 장악력이 약해질 수 있다"며 "검사들 중 성향이 강한 사람이 수사를 주도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제청 하루 만에 여 차장을 임명키로 결론냈다. 공수처는 문 대통령의 1호 공약이었던 만큼, 공수처 조직 구성을 서둘러 완비하라는 청와대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공수처는 지난 21일 현판식과 초대 처장 취임식을 열고 공식 출범했다. 하지만 수사검사나 수사관은 채용 절차가 갓 시작됐고, 조직 운영을 위한 여러 가지 규칙 등도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홀로 조직을 끌어오던 김 처장은 여 차장의 합류로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모양새다.
특히 공수처 직제상 차장이 수사 업무를 총괄하게 돼 있다. 여 차장 주도하에 공수처 수사준칙은 물론 논란이 되고 있는 사건 이첩 관련 규정 등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인력 보충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 수사와 기소 업무를 담당하게 될 검사 채용 원서 접수는 내달 4일 마감된다. 임용 규모는 부장검사 4명과 평검사 19명 등 총 23명이다.공수처는 수사관 30명의 원서 접수도 내달 5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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