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배당 제한, 정치권 이익공유제 압박 등
[서울=뉴시스]신항섭 기자 = 한국 금융주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최근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당국의 배당성향 20% 제한 권고와 이익공유제 이슈 등이 투자심리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KB금융(-2.83%), 하나금융지주(-2.70%), 우리금융지주(-2.47%) 등이 2%대의 약세를 기록 중이고, 신한지주는 1% 하락 중이다.
이는 외국인들이 매도세가 몰린 영향이다. KB금융지주는 장 개시 1시간 만에 외국인들이 13만6000주를 순매도하면서 지수의 부담을 주고 있다. 특히 1시간 동안의 거래에서 66.2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짧은 시간동안 많은 물량이 쏟아지고 있는 셈이다.
하나금융지주도 외국인들이 1시간동안 13만3700주를 팔아치웠다. 올해 외국인이 가장 많은 매물을 팔았던 것은 지난 20일의 13만2000주였다. 빠르게 매도가 지속되고 있어 단일거래로 가장 큰 순매도가 나타날 전망이다.
우리금융지주는 1시간 가량 외국인의 1만9000주의 순매도가 있었다. 이는 6거래일 연속 외국인의 순매도세다. 신한지주는 외국인이 순매수세를 보이면서 하락 폭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기관은 7거래일 연속 순매도하고 있다.
이는 금융당국의 배당성향 제한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은행 및 은행지주 자본관리 권고안’을 통해 올해 6월말까지 한시적으로 순이익의 20% 이내서 배당을 실시하라고 권고했다.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인 자본확충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내 금융사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세는 1월 중순부터 약화되는 분위기였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대한 연말배당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의 여파였다. 이 소식으로 코스피의 3200선 돌파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수익률을 보였고, 순매도세로 전환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외국인들은 지난 19일부터 KB금융을 52억원 순매도했고, 우리금융지주는 77억원을, 하나금융지주는 71억원을 팔아치웠다. 신한지주는 유일하게 순매수세를 기록 중이다.
결국 배당성향이 20% 이내로 결정됐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매도세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금융지주사의 배당성향은 우리금융지주 27.0%, KB금융지주 26.0%, 신한지주는 25.97%, 하나금융지주 25.7%였다. 즉,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배당은 더 낮춰질 전망이다.
여기에 이익공유제 이슈도 은행주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에서 이익공유제가 언급된 후 수급이 더 약화됐기 때문이다.
한 금융애널리스트는 "최근 은행 순이자마진(NIM)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은행주에 대한 수급이 좋지 않다"면서 "은행주 수익률이 저조한 이유는 배당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금융지원 재연장, 이익공유제 은행권 동참 등의 규제 리스크 부각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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