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노영민 등 대폭 물갈이 속도…국면 전환 본격화

기사등록 2020/12/31 05:00:00

최종수정 2020/12/31 05:19:54

공수처장 지명→법무장관 등 개각→靑 참모진 사의

추미애 교체로 민심 수습…대대적 '연초 인사' 주목

노영민 후임 유영민 내정…남은 장관 추가 교체 예상

1월 신년회견 전 인사로 신임 참모 '데뷔 무대' 만들듯

윤건영 "靑 내구연한 있어…공수처·코로나 핵심 과제"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0.12.29.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0.12.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홍지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조만간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진을 교체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필두로 고용노동부·산업통상자원부 등 추가 교체 수요가 필요한 부처 장관들을 포함한 추가 개각을 통해 본격적인 국면 전환에 나설 예정이다.

30일 청와대 시계는 숨가쁘게 돌아갔다. 오전 11시께 문 대통령이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에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원을 지명했다는 사실을 알린 데 이어, 오후 2시에는 신임 법무장관 등 장관급 인사를 발표했다.

그로부터 1시간 뒤 청와대는 노 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 김종호 민정수석이 현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동반 사의를 표명했다는 사실을 공식화했다. 같은 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국민께 큰 혼란을 드려 매우 송구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국정을 뒤흔든 '추·윤 사태'를 매듭짓고 연초 대대적인 국면 전환을 통해 국정 동력을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권 관계자는 31일 "일련의 청와대 움직임은 '국면 전환'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며 "이대로 내년을 맞게 되면 안 된다는 위기감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재가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안에 대해 법원이 집행 정지 결정을 내리면서 국정 동력은 크게 흔들렸고 여권 안팎에서는 집권 후반기 '레임덕의 시작'이라는 말이 나돌았다. 한국갤럽과 리얼미터 조사에서 국정 수행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집권 5년 차를 앞두고 "여기서 밀리면 끝장"이라는 위기감이 청와대 내부에서도 팽배했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청와대 참모진의 사의 표명 소식을 알리며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대통령께서 백지 위에서 국정 운영을 구상할 수 있도록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한 것 또한 '자발적' 집단 사의 표명을 통해 인사권을 지닌 대통령의 공간을 넓혀 국면 전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노영민 비서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이 2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0.12.28.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노영민 비서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이 2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0.12.28. [email protected]
초대 공수처장 지명과 12·4, 12·30 개각으로 인적 쇄신을 진전시켜온 문 대통령은 조만간 참모진 개편과 연초 추가 개각을 통해 정점을 찍을 전망이다.

문 대통령이 새해 연휴 기간 등을 통해 사표 수리 여부와 시기 등을 두고 '숙고'에 들어갈 것이라고 청와대는 알렸지만, 사실상 사의를 수용하는 수순이 될 가능성이 크다. 새 법무장관 지명 등 개각 발표 이후 사의 표명 사실을 알린 것 또한 나름의 모양새를 갖췄다는 분석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백신 논란도 일단락 정리되면서 김상조 실장이 나름의 임무를 다했고, 노 실장 역시 인사추천위원회 위원장으로서 개각에 필요한 인사 검증 임무 등을 완수하면서 청와대를 나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비서실장과 정책실장이 굉장히 오래 하셨다"며 "새롭게 하는 구상들이 새로운 체제에서 가동될 수 있도록 (노 실장 등이) 자리를 비우시겠다고 사임하신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설명한 것 또한 '새 인물'로 집권 5년차를 시작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문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에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실장 후임으로는 이호승 경제수석이 우선 거론되며 구윤철 국무조정실장도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종호 민정수석 후임으로는 신현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이 유력 거론되고 있다.

1월 중순으로 예정된 신년 기자회견을 '데뷔 무대'로 할 수 있도록 빠르게 청와대 내부 진용을 갖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31일 오후 전격적으로 사의 표명 하루 만에 후임 인사에 나설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 전 장관은 LG전자 출신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출발해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의 풍부한 현장 경험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재인 정부 초대 과기부 장관을 역임했다.

문 대통령의 '복심'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30일 라디오에 출연해 청와대 참모진 개편과 관련해 "청와대 내구연한이라는 게 있다. 개인의 열정과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청와대 긴장감이나 활력을 위해서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면서 "공수처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제도개혁과 코로나 위기를 극복할 컨트롤타워가 3기 비서실의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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