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한철 장사인데"…연말대목 스키장·관광지 날벼락

[광주(경기)·용인=뉴시스] 박종대 안형철 기자 = 전국 16개 스키장 집합 제한 시행을 하루 앞둔 23일 오후 1시께 경기 광주시 한 리조트 스키장.

본격적인 스키 시즌을 맞아 한창 이용객이 붐빌 시기이지만, 이날 들어오는 입구부터 리조트 곳곳에 마련된 주차장까지 스키장 일대가 한산했다.

스키를 타기 위해 정상으로 향하는 리프트 역시 이를 이용하기 위해 줄을 서는 행렬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도 타지 않아 비어있는 채 그대로 올라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나마 스키하우스 안에는 야외보다 비교적 인원이 많았지만 예년처럼 이용객들이 북적댈 정도는 아니었다. 스키장에 들어와 있는 식당가도 점심시간임에도 썰렁한 상황이었다.

이곳은 정부의 ‘연말연시 방역 강화 특별대책’에 따라 24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스키장과 눈썰매장 운영은 물론 셔틀버스 운행도 중단하는 등 임시 휴장에 들어갈 예정이다.

특히 수도권 5인 이상 모임 금지 긴급 행정명령에 따라 전날부터 콘도 및 식음·부대시설은 객실당 투숙 가능인원을 4명 이하로 이미 제한한 상태다. 다만 가족에 한정해 5명 이상 투숙할 수 있지만, 신분증 및 주민등록등본 확인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해당 스키장 관계자는 "예년보다 올해 스키장 이용객이 70% 가량 떨어졌다"며 "보통 리조트와 스키장을 같이 이용하는 손님이 많은데 코로나19 확산으로 리조트 예약과 이용객이 줄어들고 취소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철저한 방역관리 아래 이용객이 안심하고 스키장을 찾을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면서 비용은 비용대로 들어갔는데 운영을 중단하게 돼서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성수기를 맞아 스키장 영업이 중단되면서 인근 스키용품 대여점도 난감해지기는 마찬가지다.

이곳 스키장 인근 스키용품 렌탈샵은 취재진이 찾았을 때 한 명의 손님도 보이지 않았고, 손님이 빌려 가야 할 스키 장비들만 진열장만 채우고 있었다.

상황이 이렇자 이 매장은 급격한 매출 하락으로 임대료 부담 등을 감당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스키용품을 중고로 내놓은 상태다. 해당 대여업체는 이날도 단 한명의 손님도 받지 못 했다.

이 렌탈샵 사장은 "평소라면 지금이 제일 극성수기인데 보다시피 손님이 한 명도 없다"며 "지난해 매출을 ‘100’으로 가정한다면 요즘은 2∼3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다만 얼마라도 건지기 위해 중고사이트에 장비를 처분하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이어 "올해는 임대료도 낼 수 없을 것 같다. 딱 한철 벌어서 일 년을 버티는 구조인데 어떡해야 할 지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근 용인시 처인구 한 리조트 스키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당초 이달 18일부터 스키장을 개장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 조치와 강원지역 스키장에서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이어 24일부터 겨울 스포츠 시설 집합금지 조치가 발효되자 아예 내년 1월 초중순까지 개장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 스키장 측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추가로 개장 연기여부를 정할 방침이다.

앞서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지난 19일 강원 평창군 소재 스키장과 관련해 코로나19 확진자 18명이 나왔다고 발표한 바 있다. 스키장 스키장 관련 확진자들은 스키장 종사자 10명, PC방 관련 7명, 기타 1명 등으로 방역당국은 파악했다.

골프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용인시 처인구 한 골프장은 이날 0시부터 시행된 ‘수도권 5인 이상 모임 금지’ 긴급 행정명령과 맞물려 휴장을 결정했다.

해당 골프장은 이용객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세지를 통해 "코로나19 감염병 예방을 위해 12월 말부터 1월 초까지 휴장에 들어간다"는 내용을 보냈다.

이 골프장 관계자는 "마침 예약 인원도 많지 않았고, 정부의 방역 대책에 부응하자는 취지로 임시 휴장을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열고 겨울철 이용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스키장 및 눈썰매장 집합금지 조치를 내렸다.

연말연시에 방문객이 많이 찾는 주요 관광명소, 국·공립공원 등도 폐쇄하고 방문객 접근을 제한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문화 테마파크이자 사극촬영지로 유명한 한국민속촌은 24일부터 31일까지 공연 및 행사, 놀이시설 운영을 중단하는 등 제한적으로 시설을 연다.

전날 정부에서 발표한 운영을 중단해야 하는 관광지 대상에 한국민속촌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정부 시책에 동참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내린 조치다.

한국민속촌 관계자는 "야외 테마파크 특성상 겨울철에 이용객이 감소하지만 올해의 경우 코로나19로 90% 가량 줄었다"며 "오늘은 다른 날보다 손님이 많이 찾아왔지만 입장 인원이 100명이 채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시책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민속촌 운영에 맞춰 입장객을 받기는 하지만, 다수 인원이 모이는 행사 및 시설 운영은 중단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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