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검토 지시 '자가진단'…정은경 "자가채취도구 개발 먼저"

기사등록 2020/12/14 17:20:15

최종수정 2020/12/14 18:19:16

이낙연 "비상한 접근 필요…자가진단 도입 협의"

정은경 "자가진단하려면 새 제품 개발 전제돼야"

콧속 면봉 넣는 현행 방법, 난도 있고 피 날수도

"검체채취 잘못하면 오류 가능…가짜음성 우려도"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대규모 선제 진단검사를 실시하기 위해 14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부평역광장에 임시선별검사소가 설치되고 있다. 검사는 휴대전화 번호만 제공하는 익명 방식으로 진행되고 검사 속도를 높이기 위해 타액 검사와 신속항원 검사도 새롭게 도입된다. 2020.12.14. jc4321@newsis.com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대규모 선제 진단검사를 실시하기 위해 14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부평역광장에 임시선별검사소가 설치되고 있다. 검사는 휴대전화 번호만 제공하는 익명 방식으로 진행되고 검사 속도를 높이기 위해 타액 검사와 신속항원 검사도 새롭게 도입된다. 2020.12.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재희 김진아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임신처럼 집에서 스스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검사할 수 있는 자가진단을 제안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안전하고 정확한 검사를 위해 신속항원검사라도 훈련된 인력이 필요하다며 기존의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스스로 검체를 쉽고 정확하게 채취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이 먼저라는 것이다.

이낙연 대표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재 검체 채취 행위는 의료법상 어려우나 위기에는기존 체계를 뛰어넘는 비상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신속진단키트를 통한 자가진단으로 기존 방역체계를 보완하는 방안을 당 정책위원회가 정부 및 전문가와 협의해 달라"고 지시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도 9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자가진단키트는 정확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단점은 있지만, 가격이 PCR 방식의 8분의 1에 불과하고 검사 시간은 15분 정도"라며 "자가진단키트를 병행 사용하는 것이 선제적 코로나 방역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 도입을 주장하는 자가진단이란 신속항원검사를 말하는 것으로 검사 결과를 확인하는 데 30분 정도가 걸려 24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기존 유전자 증폭(PCR, 중합효소 연쇄반응) 검사법에 비해 진단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정확도가 떨어지고 검체 채취 방법은 기존 비인두 도말 PCR 검사와 같아 정확한 채취도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대해 방역당국은 현재 시중에 나온 검사법으로는 자가진단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질병관리청 청장)은 이날 오후 충북 오송 질병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자가진단을 하려면 본인 스스로 검체 채취가 가능한 제품 개발이나 도입이 전제돼야할 것 같다"며 "이 부분에 대해선 좀 더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집에서 본인이 진단해서 할 경우 어차피 선별검사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양성이 나오면 확진 검사를 받도록 하는 절차에 대해 검토해볼 순 있지만 일단은 검증된 자가진단키트(도구)의 도입은 (제품) 개발이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이 우려하는 지점은 정확도와 검체 채취의 어려움이다.

정 본부장은 "신속항원검사는 검사결과가 15분 정도 후 나오기 때문에 신속히 검사결과를 아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허가받을 때 신속항원검사 키트 1개 제품이 허가받을 때 민감도 90%, 특이도 96% 정도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90% 민감도라는 것은 10명 확진자가 있으면 그 중 9명은 양성으로 나오고 1명이 음성으로 나오기 때문에 위음성, 즉 가짜음성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라며 "또 허가받을 당시의 민감도는 90%지만 실제 현장에 적용됐을 땐 굉장히 다양한 바이러스 농도의 환자들이 있기 때문에 이보다 훨씬 더 낮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 지적"이라고 했다.

검체 채취를 잘못해 검사결과에 오류가 생길 가능성이 있는 만큼 스스로 검체를 채취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정 본부장은 "신속항원검사를 스스로 검체 채취를 얼마나 정확히, 안전하게 할 것인가에 대해선 우려가 좀 있는 상황"이라며 "예를 들어 임신반응검사 키트는 소변을 떨어트려 검사를 하기 땜누에 검사가 쉽지만 신속항원검사는 검체채취법이 좀 독특해 일반인이 스스로 본인의 검체를 채취하는 데는 안전이나 정확도 면에서 좀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어 "(검사를) 누가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비인두도말 검체가 좀 난이도가 있고 이를 잘못할 경우 출혈을 일으키거나 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면서 "또 정확하게 하지 않을 경우 검사결과의 오류가 분명히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방법으로 검체 채취에 훈련된 사람이 필요하다"며 "그런 숙련도가 있기까지 시간이 좀 걸려 반복적으로 검체채취를 하는 의료인들이 훨씬 더 잘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단순히 검체 채취를 의료인이 해야 한다는 법적 한계 차원이 아니라, 검체를 채취하는 일 자체에 훈련이 필요해 일반인이 집에서 검체를 채취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해 특정 상황에 한해 신속항원검사를 사용하고 그 결과를 판단해 적용을 확대하겠다는 게 방역당국의 입장이다. 현재 신속항원검사 사용 방침에 따라 응급 검사, 취약지역 등에 한해 신속항원검사가 사용되고 있다.

요양병원의 경우 2주 간격으로 진행되는 검사 주기를 단축하는 목적으로 신속항원검사가 시범 적용되고 있다. 당국은 수도권 소재 요양병원에 시범적용을 통해 결과를 평가한 뒤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정 본부장은 "임시선별검사소의 경우 검사자가 신속하게 검사를 확인하고 싶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신속항원검사를 일단 사용해보고 평가하면서 문제점을 보완해나가려 한다"면서 "각 임시선별검사소에 국비로 운영비가 교부될 예정이고 그 전까지 초기물량 구입이 어려울 수 있어 지난주에 백테스트분을 배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도물량은 중앙에서 공급하고 이후 지방자치단체별로 자체 구매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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