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은행 가계대출 13.6조 증가 '사상 최대폭'
"규제 전 막차" 신용대출, 주담대 증가 앞질러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올해 은행과 저축은행 등 금융권 가계대출이 100조원 넘게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빚 내 내 집 마련에 나선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 대출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주식 '빚투(빚내 투자)' 열풍 등이 더해진 결과다. 지난 한 달 간 은행 가계대출은 13조6000억원 불어나 사상 최대 증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금융당국은11월까지 대출 급증세가 이어지자 은행권에 재차 대출관리를 주문하고 나섰다.
11월 은행 가계대출 사상 최대 증가…신용대출 폭증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과장은 "주택, 주식투자 관련 자금과 코로나19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가 지속되면서 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주담대로 충당이 안되는 부분은 신용대출로 활용되는 측면이 있는데다, 특히 지난 30일 신용대출 규제 전에 필요자금을 미리 확보해두려는 수요가 더해지면서 기타대출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잇단 대출 규제에도 올해 가계대출은 역대급 폭증세를 보였다. 금융위에 따르면 올 1~11월까지 금융권 가계대출은 103조원 늘어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증가 규모(48조4000억원)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폭증한 것이다. 은행 가계대출은 94조원 늘었고,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9조원 증가했다. 특히 제2금융권에서는 지난 한 달간 연중 증가액의 절반이 넘는 4조7000억원의 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신용대출 규제 강화에 나서자 대출을 미리 받으려는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은행은 물론 풍선효과로 제2금융권 대출까지 들썩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 "은행별 대출관리 이행실태 점검"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12월에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한 풀 꺾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업들의 상여금 지급이 이뤄지는 12월에는 통상 대출 증가폭이 소폭 축소된다. 윤 과장은 "신용대출 규제 효과, 상여금 지급 등 계절적 특성상 가계대출이 11월보다는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주택·주식 투자 자금 수요, 코로나19 관련 생활자금 수요가 유지되고 있어 증가세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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