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프로서 언급…"건설적 협의에 긴 시간 걸려"
[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7일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 후보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 "WTO 의장단은 단 한 번도 표 차이를 공개한 적이 없다"며 "현재 주요국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본부장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나와 앞서 진행된 회원국 선호도 조사에서 상대 후보에 비해 적은 표를 받았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공신력 있는 근거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유 본부장은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와 WTO 사무총장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당초 지난 9일 WTO 일반이사회 회의를 열고 최종 후보를 추대할 계획이었지만 유럽 현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일정이 한 차례 미뤄진 바 있다.
지금까지는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유력할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최종 라운드에서 대부분의 나라가 나이지리아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유 본부장이 곧 사퇴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에 유 본부장은 "WTO 사무총장 선출 절차의 1단계, 2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진출할 때에 사퇴를 한다"며 "최종 3단계는 남은 사람 가운데 의견 일치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건설적인 협의에 예상보다 긴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며 "WTO 사무국이 있는 제네바는 방역 강화 조치로 회의 개최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WTO 사무총장 후보에서 사퇴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유 본부장의 결정에는 미국의 지원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선호도 조사 결과가 나온 직후에 오콘조이웨알라의 입후보를 지지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내세운 후보가 유 본부장이다.
실제로 사무총장 선출을 위해서는 모든 회원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날 라디오에서도 진행자가 "미국 정권이 바뀌려 하니 이를 기다리고 있는 것인가"라고 묻자 유 본부장은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선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주요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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