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론, 전술핵 배치에 긍정적"
한반도 전술핵, 결국 '언제'의 문제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차기 미국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어떻게 변화할까? 또 한반도에 전술핵무기가 배치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진보 성향의 미국 싱크탱크인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은 26일(현지시간)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한·미 동맹을 전망했다.
재단은 "한국에 전술핵이 배치된다면 상상할 수 없는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면서도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경우 한국 보수 정치인 사이에서는 한반도에 미국의 전술핵을 배치하자는 주장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집권기가 시작된다면 국내 보수 정치인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친북 정책에 대한 반감과 미국과의 오랜 동맹 사이에서 큰 혼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사이에서는 자체적인 핵무기 확보를 통한 안보 강화 요구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 "한국 여론, 전술핵 배치에 긍정적"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은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아산정책연구원 등의 통계를 인용해 "한국에서는 꾸준히 한반도 전술핵 배치 요구가 등장했다"고 부연했다.
실제 2017년 송영무 당시 국방부 장관은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야당 일각의 주장 등을 인용하면서 전술핵 재배치를 거론하기도 했다. 당시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의 조사에서도 전술핵 재배치에 찬성하는 의견은 53.5%로 반대(35.1%) 의견보다 높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동안 한·미 동맹은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미 동맹 관계에서 오는 이익과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혹은 대중 정책에서 불거지는 잡음이 얽히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을 시작한다면 오히려 문재인 정부가 먼저 미국과의 거리두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재단은 설명했다.
첫 번째는 대북 문제 때문이다. 재단은 "문 정부는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도박 외교에 환호했으나, 북·미 정상회담이 핵 억제로 이어지지 않는 것을 보며 좌절을 겪었다"며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후 '북한과 빠르게 협상하겠다'는 공약을 경계하고 있다"고 했다. 두 번째는 중국 문제다. 미·중 경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보다 확실한 노선을 강요할 것으로 보인다. 재단은 "리스크를 줄이고 균형을 꾀하기 위해 트럼프 2기 동안 문 정부는 미국과의 거리두기를 위한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2022년 한국 대선에서는 보수당 정치인의 "흥미로운 선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보수 정치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북 정책에 대한 반감에도 불구하고 굳건한 한미 동맹이라는 오랜 약속을 다시 앞세울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친북 정책에 반발, 자체적인 한반도 전술핵 배치를 통해 한국 안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고 재단은 전망했다.
◇ 한반도 전술핵, 결국 '언제'의 문제?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그는 가장 먼저 미국 동맹국과의 신뢰 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의 정책의제는 '미국 지도력의 복원'이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은 바이든은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를 향한 북한과의 단계적 협정을 추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는 동맹국, 비동맹국 그 누구도 자극하지 않는 전략이라고 전했다.
바이든의 이같은 정책은 북한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사실상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방치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재단은 "이 경우 한국 보수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소속된 유럽 국가들처럼 미국 핵을 한국에 배치해달라는 요구가 거세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단은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반도 전술핵 배치는 '만약'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의 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재단은 "한국에서는 이들이 단 18개월이면 자체적인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며 "만약 한국이 미국의 안보 공약을 신뢰하지 못하는 순간이 온다면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1974년 핵개발 정책이 다시 한국에서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가능성은 낮지만 한미간 사상과 대북 정책의 우선순위가 충돌한다면 동맹 파열, 나아가 한국의 핵무기 배치까지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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