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매각 플랜B 오늘 발표...구조조정·법적 공방 불가피

기사등록 2020/09/11 06:00:00

[서울=뉴시스] 아시아나항공의 A380 여객기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2020.09.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아시아나항공의 A380 여객기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2020.09.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9개월 넘게 이어진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의 결론이 11일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오전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지원방안을 결정한다. 회의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은성수 금융위원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 회의에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의 M&A(인수·합병) 무산에 따른 '플랜B' 보고가 이뤄진다. 플랜B는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에 방점이 찍혔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산업 불확실성이 높아져 당장 새로운 인수자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어 오후에 기안기금 운용심의회가 열리고, 아시아나항공 지원 문제가 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통상 매주 목요일에 회의가 열렸으나, 아시아나항공 지원 문제를 다루기 위해 회의를 하루 늦춘 것으로 보인다.

현산에 대한 계약 해지 통보와 공시도 이날 주식시장이 마감된 후에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M&A 무산에 따른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다.

M&A가 최종 무산되면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관리 체제로 넘어가고, 경영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영구채 8000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하면 아시아나 주식 37%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갈 수 있어 국유화한 뒤 재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나의 재무상황은 악화일로다. 아시아나항공의 상반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2291.01%로 지난해 말(1386.69%)보다 904.32%포인트 급증했다. 지난 6월말 기준 자본잠식율은 49.8%로, 지난해 말 18.6%에 비해 크게 악화된 상황이다. 제주항공이 지난 7월 23일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를 선언한 데 이어, 아시아나항공의 M&A도 사실상 무산되면서 항공업계의 구조개편은 불가피해졌다.
[인천공항=뉴시스]김병문 기자 =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의 M&A(인수·합병) 무산에 따른 '플랜B' 보고와 지원 방식이 결정되는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 회의를 하루 앞둔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이 세워져 있다. 2020.09.10. dadazon@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김병문 기자 =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의 M&A(인수·합병) 무산에 따른 '플랜B' 보고와 지원 방식이 결정되는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 회의를 하루 앞둔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이 세워져 있다. 2020.09.10. [email protected]
일단 정부는 아시아나항공에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기안기금 투입으로 우선 급한 불을 끄고, 재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말까지 2조원 안팎의 기안기금 투입을 예상하고 있다.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지난달 3일 기자회견에서 아시아나항공이 기안기금 지원 요건을 충족한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경영안정이 가능한 규모로 지원을 예상한다"며 "지원규모나 방식은 기금운용심의회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현산이 12주간의 재실사 요청을 고수하면서 매각 무산에 따른 '플랜B' 가동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해 최 부행장은 "아시아나 영업이 정상적으로 될 수 있도록 시장 안정도모 및 유동성 지원, 영구채 주식전환을 통한 채권단 주도의 경영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저비용항공(LCC) 분리매각이나 자회사 처리 등 구체적인 것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즉각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가 기안기금을 수혈받게 되면 자회사 분리매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기안기금을 받은 기업이 지원 기간동안 계열사 지원에 자금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분리매각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M&A가 최종 무산되면 2500억원에 달하는 이행보증금을 둘러싼 소송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현산과 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총 2조5000억원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금호산업 및 아시아나항공과 계약을 체결하면서 총 인수대금의 10%를 이행보증금으로 냈다.

사건의 쟁점은 M&A 계약해지에 대한 귀책사유가 누구에게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 현산은 계약 체결 이후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의 급격한 증가 등 자본잠식이 매우 심각한 상황임을 강조하고, 아시아나의 회계처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금호산업의 귀책사유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금호산업은 회계처리에 문제가 없었다고 맞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사건과 유사한 판례도 있다. 앞서 한화그룹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포기했다. 한화케미칼은 9년 간의 법정 소송 끝에 산업은행과 한국자산관리공사로부터 이행보증금 3150억원 중 절반 이상(1951억원)을 돌려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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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0/09/11 06: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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