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환 소방장, 1계급 특진·훈장 추서·대전현충원 안장
[순천=뉴시스] 변재훈 기자 = "당신을 보내는 이 자리에서 고결한 헌신의 소방 정신을 마음 깊이 새기고자 합니다."
지리산 계곡 급류에 휩쓸린 피서객을 구하려다 순직한 고(故) 김국환(30) 소방장의 영결식이 2일 오전 전남 순천시 조례동 팔마실내체육관에서 엄수됐다.
이날 영결식에는 정문호 소방청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유가족 등 500여 명이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을 준수한 가운데 전라남도 장(葬)으로 거행됐다.
영전에는 김 소방장이 생전 입었던 정복·정모가 놓였다. 1계급 특진(소방교→소방장) 임명장과 옥조근정훈장도 나란히 세워졌다.
김 소방장의 운구 행렬 입장으로 시작된 영결식은 ▲국민의례·묵념 ▲고인의 약력 보고 ▲1계급 특별승진 임명 ▲훈장 추서 ▲영결사 ▲대통령 조전 ▲고별사 ▲헌화·분향 ▲조총 발사 ▲영현 운구 순으로 치러졌다.
영결식장은 김 소방장을 애도하는 유족·동료 소방관들의 울먹임으로 가득 찼다.
마지막 길을 떠나는 김 소방장의 영정 앞에 자식을 잃은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떨궜다.
김 소방장과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동료 소방관들도 애통함과 미안함에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국민의 생명을 구하고자 헌신했던 동료의 뜻을 이어받아 본분을 다 하겠다는 의지도 되새겼다.
고인과 함께 순천소방 산악구조대에서 근무한 고성규 소방장은 고별사를 통해 "가시밭에서도 꽃을 피워하는 소방의 길, 그길을 숙명으로 여긴 당신은 영원한 소방관이다"며 "국민을 위해 헌신한 당신의 열정이 헛되지 않았음을 영원히 기억하고 모든 소방관의 가슴속에 남아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조전을 보내 "고인은 이웃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지리산 급류와 맞섰던 고인의 투철한 책임감은 우리 모두의 귀감이 될 것이며 그 용기는 국민의 가슴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그의 고귀한 희생 정신을 대한민국 안전 역사에 깊이 새기겠다"고 밝혔다.
조전은 정 소방청장이 대독했다.
동료 소방관들은 고인을 추모하는 조총 발사와 함께 묵념을 한 뒤 거수 경례로 김 소방장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순직한 김 소방장의 유해는 이날 오후 대전 현충원에 안장된다.
한편 김 소방장은 지난달 31일 오후 구례군 토지면 지리산 피아골 모 산장 인근 계곡물에 빠진 피서객을 구하려다, 안전 줄이 끊어지면서 급류에 휩쓸렸다. 이후 18분 만에 구조됐으나 이송 도중 숨을 거뒀다.
육군 특전사 중사 출신인 김 소방장은 지난 2017년 2월 구조대원으로 임용됐다. 보성 119구조대를 거쳐 지난 1월 산악 119구조대에 배치됐다.
보성·순천소방서에서 3년간 구조대로 활약하며 인명 구조 활동과 화재 진압에 앞장섰다. 지난 3년간 1480건, 540명을 구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