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제이알리츠 청약, 개인투자 우선에도 텅빈 영업점

기사등록 2020/07/25 05:00:00

최종수정 2020/07/25 16:26:25

공모주 절반, 100만원 이하 투자자 우선배정

3일간 진행하고 마감시간 늘렸지만…0.23대 1

"SK바이오팜 등에 7% 수익률 낮다 느낀 듯"

 [서울=뉴시스] 기자가 지난 24일 제이알글로벌리츠 공모주 청약 접수를 위해 영업점 직원에게 투자시 주의사항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서울=뉴시스] 기자가 지난 24일 제이알글로벌리츠 공모주 청약 접수를 위해 영업점 직원에게 투자시 주의사항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소액 투자자를 우선 배정하는데도 막상 거의 안 왔네요. 자금이 많지 않은 투자자에게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는데…"(메리츠증권 여의도 영업점 관계자)

제이알글로벌리츠(제이알글로벌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주 청약이 지난 24일 오후 6시께 마감했다.

이날 기자가 소액 청약에 도전하기 위해 대표주관사 중 하나인 메리츠증권 여의도 영업점에 찾았지만, 청약 마감일 오전이었음에도 다른 청약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다른 공동 대표주관사는 KB증권, 인수사는 대신증권이다. 공모가는 5000원에 책정됐다.

청약 경쟁률도 저조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청약 경쟁률은 0.23대 1을 기록했다. 9700만주(기관 4900만주·일반 4800만주) 모집에 총 1122만9250주 접수됐다. 청약증거금은 561억4625만원이다.

[서울=뉴시스] 김관영 제이알투자운용 대표이사가 제이알글로버리츠 기업공개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제이알글로벌리츠)
[서울=뉴시스] 김관영 제이알투자운용 대표이사가 제이알글로버리츠 기업공개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제이알글로벌리츠)

리츠(REITs,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란 불특정 다수 투자자에게 자금을 모아 상가나 빌딩 등 부동산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이다. 부동산을 주식처럼 만들어 한국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어 직접 투자보다 적은 자금으로도 투자가 가능한 게 특징이다.

다음달 초 상장이 예정된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최초의 해외 부동산투자 공모리츠로 주목받았다. 브뤼셀 소재 오피스인 '파이낸스 타워 컴플렉스(Finance Tower Complex)'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정부기관이 임차인이란 점과 좋은 입지 등을 내세워 7년 평균 8% 내외의 높은 예상배당률을 제시했다.

하지만 현장의 투자열기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최근 SK바이오팜을 비롯 경쟁률이 높았던 일부 공모주 청약 당시, 해당 영업점에 투자자들이 줄서서 기다리는 모습이 포착되거나 투자문의가 빗발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영업점 관계자는 "최근 비대면 거래수요가 늘긴 했지만 이를 감안해도 기대보다 저조하다"고 전했다.

앞서 SK바이오팜이 역대급 청약률을 기록하면서 최근 공모주 청약 열기가 높아지고 있다. 저금리에 높은 수익률을 찾아 초보투자자나 은퇴자금을 불리려는 고령의 투자자들도 가세하는 분위기다.

이에 제이알글로벌리츠는 국내 최초로 소액투자자를 우대하는 청약제도를 도입해 주목받았다. 총 공모주의 절반을 100만원 이하 개인 투자자에게 우선 배정하는 방식이다. 앞서 경쟁률 높은 청약에서 소액투자자들이 1주도 배정받지 못한 일이 발생한 만큼, 개인투자자를 우선해 관심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주관사들도 막판까지 투자자를 잡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당일에 계좌를 개설해도 청약을 넣을 수 있게 하거나 청약 마감시간을 좀 더 늘리는 등 유연하게 운영했지만 개인투자자 관심은 저조했다. 이런 분위기에 우려한 기자는 결국 마감 약 3시간 전 청약을 취소하고 말았다.
 
올 하반기 리츠 공모주 청약이 줄줄이 예정됐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병태 한국리츠협회 사무국장은 "최근에 SK바이오팜을 비롯 가치 성장주 추이를 지켜보면서 투자자들이 리츠가 제시한 7~8% 수익률이 적은게 아닌데도 적다고 느낀 것 같다"며 "최근 주택가격이 규제가 많음에도 상승하니 간접투자 상품인 리츠 투자에도 영향을 미친 것 아닐까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롯데리츠도 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한 적 있다"며 "오래지 않아 당시 분위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 조금 더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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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제이알리츠 청약, 개인투자 우선에도 텅빈 영업점

기사등록 2020/07/25 05:00:00 최초수정 2020/07/25 16: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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