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력, 가정내 11.8%>지역사회 1.9%…환경·방역수칙 중요"(종합)

기사등록 2020/07/20 17:09:14

질본, 국내 확진자 5706명 접촉자 6만여명 조사결과 CDC 학술지에

가정 내 10대 환자 접촉시 18.6% 양성…"모든 연령대서 높게 나타나"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인천지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9일 오전 확진자가 나온 인천시 미추홀구 남인천여자중학교에 워크 스루(Walk through) 선별진료소가 설치되어 의료진들이 나머지 재학생들을 검사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48분쯤 무더운 날씨에 야외에서 두꺼운 보호복을 입고 코로나19 검사 지원 업무를 하던 보건소 직원 3명이 쓰러졌지만 치료 후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0.06.09. jc4321@newsis.com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인천지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9일 오전 확진자가 나온 인천시 미추홀구 남인천여자중학교에 워크 스루(Walk through) 선별진료소가 설치되어 의료진들이 나머지 재학생들을 검사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48분쯤 무더운 날씨에 야외에서 두꺼운 보호복을 입고 코로나19 검사 지원 업무를 하던 보건소 직원 3명이 쓰러졌지만 치료 후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0.06.09.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의 가족 내 전파율이 지역사회에서보다 10배 높게 나타났으며 10대와 70대 등 가정에서 돌봄이 필요한 연령층에서 두드러졌다.

그 가운데서도 10대가 첫 확진자일 때 전파율이 가장 높았는데, 방역당국은 등교 개학 이후에도 교내 감염이 대규모로 발생하지 않은 만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염력은 나이보다 환경과 방역수칙 준수 여부에 따라 좌우된다고 분석했다.

20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등에 따르면 질본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가 발행하는 학술지 '신종 감염병(Emerging Infectious Diseases)'에 발표했다. 이번 논문에는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과 정은경 본부장 등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1월20일부터 3월27일까지 코로나19 지표 환자(역학조사시 기준이 되는 첫 확진자나 첫 증상자) 5706명의 접촉자 5만9073명을 조사한 결과다. 연구진은 지표 환자들의 나이대별로 접촉자를 분류하고 그중 확진자 수를 집계해 감염 위험도(신뢰구간 95%)를 평가했다.

그 결과 가족 내 접촉자는 1만592명 중 1248명이 양성 판정을 받아 확진율이 11.8%였고 지역사회 접촉자는 4만8481명 중 921명이 확진돼 1.9%의 확진율을 보였다.

이처럼 가족 내 접촉으로 인한 전파율이 높은 것과 관련해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굉장히 밀접한 가족 간의 관계다 보니까 마스크를 착용한다거나 손 위생을 하는 게 느슨해질 수밖에 없고 굉장히 오랜 시간 좁은 공간에서 일상생활을 공유하기 때문에 상당히 전파 위험도가 높다"고 분석했다.

연구진도 논문에서 가족 내 접촉자가 지역사회 접촉자보다 확진율이 높은 이유로 이 기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면서 대부분 시간을 집에 머물렀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가족 내 접촉으로 인한 감염 확산을 억제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대안으로 한국에서 시행 중인 생활치료센터 형태의 병원 밖 치료를 제시했다.

발병 양상을 보면 가정 내에선 10대와 70대, 60대 등의 지표 환자를 통한 전파율이 높은 반면 지역사회에선 70대와 80세 이상 고령층에서 그 비율이 높게 확인됐다.

가족 내 전파율은 지표 환자가 10~19세일 때 확진율이 18.6%(231명 중 43명)로 가장 높았고 70~79세 18.0%(477명 중 86명), 60~69세 17.0%(1039명 중 177명), 50~59세 14.7%(2045명 중 300명), 80세 이상 14.4%(348명 중 50명), 40~49세 11.8%(1749명 중 206명), 30~39세 11.6%(1229명 중 143명) 순이었다.

가족 내 접촉자가 가장 많았던 20~29세 지표 환자 접촉자의 확진율은 7.0%(3417명)였으며 미취학 아동 등이 포함된 0~9세 아동의 전파율이 5.3%(57명 중 3명)로 가장 낮았다.

지역사회 접촉자들의 경우 지표 환자의 나이대가 70대일 때가 4.8%(1912명 중 92명)로 가장 높았고 80세 이상 4.6%(1644명 중 75명),, 60대 2.9%(7451명 중 215명) 순이었다. 이어 40대 2.0%(7960명 중 161명), 50대 1.8%(9308명 중 166명), 20대 1.1%(1만2393명 중 138명) 등이었다.

반면 가정 내 접촉에서 높은 비율을 보인 10대는 0.9%(226명 중 2명)로 가장 낮았고 9세 이하도 20대와 같은 1.1%였으나 180명 중 2명만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은경 본부장은 이런 결과를 두고 전파력을 결정하는 건 접촉 정도와 방역수칙 준수 여부라고 풀이했다.

정 본부장은 "가구 내에서는 10대 그리고 70대, 60대가 지표 환자이리 경우에 가구 내 발병률이 높았다"며 "그 이유는 아마 가족 간의 밀접한 접촉이 많이 일어나게 되고 좀 더 보호나 관리, 지원을 하는 데 많은 접촉이 일어날 수 있는 연령(이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에서 60대 이상 고위험군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발병률을 보이고 10대의 발병률이 낮은 것과 관련해선 "요양시설이나 요양원이나 이런 집단생활하는 시설에서의 노출이 많았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어 여전히 고위험 시설에 대한 집중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가족 내 전파 중에서도 10~19세 지표 환자를 통한 확진율이 높은 데 대해서도 나이에 따른 차이보다 환경이나 방역수칙 준수 여부 등이 중요한 요인이라고 정 본부장은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등교수업을 확대했지만 교내에서의 전파가 그렇게 높지는 않다"며 "학교 안에서 굉장히 엄격하게 마스크 착용을 관리했고 밀도를 낮췄고 손 씻기나 환경위생나 이런 방역수칙에 대한 것을 제도적으로 잘 이행했기 때문에 10대도 그런 것을 잘 지켜 전파가 광범위하지는 않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 환경에서 어느 정도의 방역수칙을 준수하느냐가 위험도를 결정하는 것이고 그게 연령별로의 준수율이 조금은 다를 수는 있다"면서 "하지만 그게 전반적인 10대의 특성이라고 해석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연구진도 "가계 전파율이 지표 환자가 10~19세일 때 가장 높다는 걸 보여준다. 물리적 거리 두기를 포함하는 현재의 완화 전략에선 개인과 가족, 지역사회의 감염 가능성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며 "가족 내 코로나19 전파를 줄이기 위해 손과 호흡기 위생을 비롯한 방역수칙 이행을 권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등교 수업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10대 지표 환자를 통한 발병률이 높았던 점을 들어 '휴교가 가정 내 발병률을 높이는 것 아니냐'고 해석하는 데 대해서도 "무리한 해석"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전반적으로 모든 연령대에서 전파율이 지역사회보다 높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오히려 등교 수업을 온라인 등으로 전환하면서 학교 내 전파를 차단할 수 있었던 결과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발생 초기 방역당국이 고위험군이 아닌 경우 주로 유증상자를 대상으로 검사를 해온 만큼 무증상 환자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과 확진자가 가정 내에서 감염됐는지, 밖에서 감염됐는지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 등에서 한계를 지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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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력, 가정내 11.8%>지역사회 1.9%…환경·방역수칙 중요"(종합)

기사등록 2020/07/20 17:09:14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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