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 "법무부는 이번 감형 결정과 무관"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충복으로 꼽히는 윌리엄 바 법무장관마저도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알려진 로저 스톤 사면 결정을 말렸다는 뒷이야기가 나왔다.
스톤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친구로 2016년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정부와의 유착 의혹,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을 핵심 인사다. 관련 혐의로 지난 2월 40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지난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감형을 결정해 사실상 사면됐다.
12일(현지시간) NBC뉴스는 미 행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미 행정부 고위급 관료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상당히 반대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바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스톤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의 감형에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감형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한 측근은 스톤의 감형 보도가 나오자 바 장관이 '사임'까지 거론하며 불만을 표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 다른 백악관 관계자은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은 '정치적 후폭풍이 우려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했다"고 말했다.
그 밖에 여러 보좌진들도 "스톤을 감형하겠다는 결정은 큰 실수"라며 트럼프 대통령에 조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NBC는 보도했다.
러시아 스캔들 조사를 이끌던 로버트 뮬러 전 특별검사도 침묵을 깨고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는 전날인 11일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문을 보내 "스톤은 연방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기소 후 유죄 판결을 받았다"며 "그는 형이 확정된 중범죄자"라고 지적했다.
뮬러 전 특검은 이어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가 불법이다' '수사 동기가 부적절하다' '스톤은 검찰의 희생양이다'는 주장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항소법원이 형기를 낮춰달라는 스톤의 요청을 기각하자 약 1시간 후 그의 감형을 발표했다.
일정대로라면 스톤은 14일부터 조지아주 연방교도소에서 3년4개월간 복역을 시작해야 했다. 그러나 나흘을 앞두고 감형이 결정되며 그는 옥살이를 피했다. 스톤은 2019년 1월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뒤 플로리다주 자택에 머물러왔다.
다만 완전 사면이 아니라 감형이라는 점에서 유죄 판결 기록은 삭제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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