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감염 날로 늘어나는데…"무증상자 규모 파악할 항체검사 시급"

기사등록 2020/06/22 05:30:00

스페인 6만명 항체검사…"확진자수 10배가 무증상"

한국은 7월 중하순 항체검사…시약 문제로 지연돼

학계 "정확성 다소 떨어져도 전체 그림 볼 수 있어"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12일 서울시와 도봉구에 따르면 서울 도봉구 요양시설 성심데이케어센터에서 14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도봉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의 모습. 2020.06.12.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12일 서울시와 도봉구에 따르면 서울 도봉구 요양시설 성심데이케어센터에서 14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도봉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의 모습. 2020.06.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연희 정성원 기자 = 최근 수도권은 물론 대전·전주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무증상자로 인한 깜깜이 전파 사례가 늘어나면서 대유행 우려가 커지자 실제 무증상 감염자 수를 추산할 수 있는 항체검사를 다음달 중순 이후보다 당겨 시급하게 실시해야 한다는 학계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2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와 학계에 따르면 국민 항체 양성률 조사는 다음달 중순 이후에나 이뤄질 예정이다. 계획은 지난달 초에 발표됐으나 아직 시약이 불안정하다는 이유로 미뤄지고 있는 것이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지난 3일 국회도서관에서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코로나19, 2차 대유행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토론회에서 시약의 불안정성 때문에 7월 중·하순에 표본이 확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항체검사는 코로나19 감염에 저항할 수 있는 관련 항체를 면역체계에 형성했는지 알아보기 위한 검사다. 이미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물론 중국, 일본 등 주요국가들은 지난 3월부터 적은 수라도 검사를 실시해오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 못하고 있다.

방대본은 7월 중순 이후 10세 이상 국민 8000명을 대상으로 항체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방대본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소강 상태였던 지난 5월 초 항체 검사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올 가을 2차 대유행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상황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기 위해서다.

항체검사를 실시하면 실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지 않고 확진 및 자연 완치된 무증상 감염자 규모를 파악할 수 있다. 또한 무증상 감염자가 실제보다 많았던 것으로 확인되면 치명률도 현재 2%대에서 1%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다. 

지난 20일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중앙임상위)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가 지난 4월27일 6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항체검사에서 양성률이 5% 수준으로 나왔다.

항체검사가 늦어질수록 실제 무증상 감염자 규모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방역대책을 세우는 시점 역시 늦어질 수밖에 없다 

표본 수를 감안해 단순 계산하면 스페인 인구 수 4500만명에 대비 225만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했다는 얘기다. 이를 스페인 정부가 파악했던 환자 23만명에 대비하면 10배 이상이 무증상 감염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 20일 오전 10시30분(GMT) 기준 스페인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그보다 1만명 이상 늘어난 24만5575명이 됐다.

일본과 중국, 미국, 독일, 스코틀랜드 등 다른 23개국도 지역 단위로 이 같은 항체 검사를 실시한 바 있다. 검사 대상자 수는 500명부터 1만5101명까지 다양하지만 스페인에 비해 적은 표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은 지난달 초 1만1092명을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항체 양성률이 가장 높은 47%로 나왔다. 브라질은 지난달 중순 4500명을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0.133%의 양성률을 보였다. 중국 우한은 지난 4월 초중순께 1401명을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항체 양성률이 10%로 나타났다.

다른 북유럽 국가보다 방역을 느슨하게 실시해 '집단면역' 논란이 일었던 스웨덴의 경우 지난 4월 말 기준 스톡홀름 시민 7.3%의 항체 양성률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항체검사를 실시하지 않아 무증상 감염자 규모를 대략으로도 파악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2주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654명 중 감염경로가 불명확한 경우가 10.6%(69명)로 이전 2주간 8.1%에 비해 2.5%포인트 높아졌다. 방역망 내 관리 비율도 80% 미만이라 위험도가 높아진데다 방역당국 추적이 유행 확산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통상 사회 안에서 감염병 환자가 얼마나 있는지 추정할 때 (확진자의) 3배수, 전파력이 강하고 빠른 시일로 전파하는 특성을 가진 감염병은 10배수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21일 오전 0시 기준 국내 확진자 수는 누적 1만2421명으로, 전체 인구 5000만명 대비  0.025%를 나타냈다. 학계의 계산을 단순 적용해보면 일반 감염병과 비슷할 경우 3만7263명(0.075%), 전파력이 높고 빠르면 최대 12만4210명(2.5%)이 무증상 감염자라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각 국가마다 감염병 유행 정도와 유형이 다른 만큼 해외 사례를 국내에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뉴시스]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일 오후 대전광역시 유성구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을 방문해 김기범 플렉센스 대표이사로부터 '진단용 항원 및 항체 진단키트'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2020.06.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일 오후 대전광역시 유성구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을 방문해 김기범 플렉센스 대표이사로부터 '진단용 항원 및 항체 진단키트'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2020.06.02. [email protected]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진단검사로 파악된 확진자보다 실제 확진자가 더 많은 수일 거라는 점은 동의하지만 실제 몇 배가 될지는 스페인 사례만으로 추측하긴 어렵다"면서 "일례로 초기 중국 우한의 경우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중증 환자 이상만 했기 때문에 항체검사를 하면 양성률이 매우 높게 나올 수 있지만 대구 같은 경우는 한때 75%까지 무증상 환자였기 때문에 항체조사를 하면 차이가 많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엄중식 교수 역시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는 대규모 유행을 겪지는 않았기 때문에 실제 무증상자 규모는 검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시약의 정확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전국적 유행 조짐이 있는 만큼 조사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증상 감염자는 특히 바이러스 배출량이 유증상자와 같아, 스스로 감염된지 모르고 일상생활을 하며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확산시킨 사례가 더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김우주 교수는 "민감도 80~90%만 돼도 전체적인 그림을 보는데 문제는 없기 때문에 90% 이상 보이는 것 중 키트를 선택하면 된다"면서 "미국이나 유럽 각국, 중국도 하는데 (한국이) 못한다는 게 어떤 이유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행이 전국적으로 커지고 있어 실제 환자 규모를 파악하고 유행이 커질 지 실제 환자와 의료자원을 추계해야 한다. 대구·경북지역에서 곤란함을 겪었던 경험을 모델 삼아 수도권 인구대비해서 대응하는 자료로 써야 한다"며 "전체 규모를 알아보는 데는 항체검사 만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엄중식 교수는 "어느 시점에 얼마나 정확한 방법으로 검사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연령과 지역 등에 따라 검사 대상 집단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바뀌기 때문에 고려해야 할 부분이 여러가지"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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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0/06/22 05:3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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