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인대 개막...코로나19로 경제성장 목표 설정 안해(종합2보)

기사등록 2020/05/22 12:33:41

홍콩판 국가안전법 제정 확인·대만독립 저지에 총력 천명

실업률 6% 안팎...도시 신규 고용 900만명 이상

재정적자 비율 3.6%로 확대...최소 823조원 투입

국방예산 전년보다 0.9%P 적은 6.6% 증액

[베이징=신화/뉴시스]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22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2020.05.22
[베이징=신화/뉴시스]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22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2020.05.22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중국에서 1년에 한번 열리는 중요 정치행사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2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이날 정부공작 보고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이 큰 전략적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지만 종식 선언을 하지는 않았다.

또한 리커창 총리는 2020년 경제성장률 목표를 이례적으로 제시하지 않은 채 경기대책을 위한 재정출동을 확대하겠다고 언명했다.

전인대는 예년에 3월5일 개막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2개월반 이상 늦췄다.

리 총리는 코로나19에 관해선 "아직 끝나지 않아 임무가 극히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계속 방역대책을 철저히 하겠다고 언명했다.

정부공작 보고에서 제시하는 국내총생산(GDP) 실질 성장률 목표가 관심을 끌었지만 결국 설정하지 않았다.

리 총리는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인 대유행)과 세계 경제무역 환경을 둘러싼 강한 불확실성 등 현행 정세를 보아가면서 종합적으로 검토 판단했다고 설명하면서 경제회생을 우선할 방침을 분명히 했다.

GDP 성장률 목표는 중앙과 지방 정치기구의 정책입안에 도움을 주는 기반이지만 금년은 코로나19 위기로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아져 당국은 이를 내놓지 않은 모양이다.

시진핑(習近平) 지도부가 예년처럼 성장목표를 설정하기로 결정할 경우 목표가 지나치게 높으면 코스트를 팽창하는 자극책과 채무 증대가 불가피해진다.

반면 지나치게 낮은 경우 2020년 GDP를 2010년 대비 배증한다는 장기목표가 미완으로 끝난다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최신 조사로는 이코노미스트들은 2020년 중국 GDP 성장률을 1.8%로 잡고 있다.

1~3월 1분기 중국 경제는 마이너스 6.8% 성장을 그쳐 분기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1992년 이래 처음 축소했다.

아직 국내외 중대한 불확실성에 직면한다는 사실을 감안해 리스크 부담을 덜기 위해 현실적인 선택으로 성장 수치목표를 보류한 셈이다.

다만 리 총리는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경제를 회생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 적극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적극적인 재정출동을 겨냥해 GDP에 대한 재정적자 비율은 3.6%로 2019년 2.8%에서 대폭 확대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시작한 이래 처음 3%를 돌파했다.

지방정부의 인프라 채권 발행액은 3조7500억 위안(650조원)으로 작년 2조1500억 위안에서 대폭 확대했다.

재정적자에 포함하지 않는 중앙 특별채도 1조 위안(173조원) 발행하기로 했다. 중앙 특별국채 발행은 2017년 이래 13년 만이다.

합치면 최소한 4조7500억 위안을 투입하는데 이것만으로 종전 최대 경기부양 규모 4조 위안의 두 배에 육박하는 막대한 자금이다.

고용 목표와 관련해선 실업률을 6% 안팎으로 작년 5.5%에서 상향하기로 했다.

도시지역 신규고용 목표는 900만명 이상으로 지난해의 1100만명에서 내렸다.

소비자 물가지수(CPI) 연간 목표를 3.5%로 설정해 경제활성화를 기하기 위한 적정한 인플레를 유지하기로 했다.

올해 국방예산은 1조2680억 위안(218조1816억원)으로 전년 대비 6.6% 증액하기로 했다.

국방예산은 미국과 갈등이 격화하는 속에서 향후 중국의 군사적 향배를 점칠 수 있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는데 거의 예년 수준으로 늘렸다. 2019년 국방예산안은 전년 실적보다 7.5% 늘어난 1조1900억 위안이다.

중국 군사비에는 투명성 부족이 항상 거론됐는데 전인대 장예쑤이(張業遂) 대변인은 전날 밤 기자회견에 나와 "중국에는 숨겨놓은 군사비가 없다"고 언명했다.

장예쑤이 대변인은 "중국은 2007년부터 매년 유엔에 군사지출 내역을 상세히 담은 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다"며 그를 통해 군사비 지출을 어디에서 조달해 어디에 쓰는지를 확실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국방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이 장기간에 걸쳐 1.3% 안팎을 유지해 2.6%에 달하는 세계 평균수준을 훨씬 밑돌고 있다고 주장했하기도 했다.

군사비를 최대 지출국과 비교할 경우 2019년 국방비 총액이 불과 4분의 1 정도에 그치며 1인당 지출은 17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리 총리는 미중 무역마찰에 관해서는 "중미 1단계 무역합의를 공동으로 철저히 이행하겠다"고만 강조했다.

장예쑤이 전인대 대변인은 코로나19 책임 문제 등으로 대립하는 것과 관련해중국이 미국과 긴장 격화로 어려울 것은 없지만 경제 면에서 협력과 정상화가 최우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문제를 일으킬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문제로 힘들어질 것도 없다"며 "미국이 잃는 것도 많기에 양국 간 협력이 쌍방에 이득을 주지만 싸울 경우 쌍방에 타격을 주게 된다. 협력이야말로 올바른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긴장이 높아지는 양안관계에 대해선 "대만독립을 획책하는 분열 행동에 결단코 반대하며 저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홍콩정세에 대해 리 총리는 "홍콩이 국가안전을 지키기 위한 법제도와 집행 메커니즘을 확립하고 헌법이 정한 책임을 홍콩정부가 이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 홍콩판 국가보안법을 제정할 방침을 분명히 했다.

한편 전인대에선 재산과 계약, 결혼, 가족, 상속, 불법행위 등 민사 관련 법률의 기본적인 규정을 망라한 민법전의 초안도 상정해 승인한다.

시진핑 주석이 추진하는 법제도 개혁 일환으로 재산권과 개인 권리 등을 정식으로 명기한다.

중국공산당 당 총서기를 겸임한 시진핑 국가주석이 가장 야심적인 정치 프로젝트 중 하나인 빈곤퇴치 문제도 다룬다. 시 주석은 2015년 빈곤문제를 2020년까지 완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전인대는 회의 기간 3차례 전체회의가 열려 총 9개의 의제, 정치공작 보고 등 6개 보고에 관해 심의 채택하고서 통상보다 회기를 단축해 28일 폐막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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