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 빠진 사모펀드 감시案…제2 라임 막을 수 있나

기사등록 2020/04/26 12:00:00

판매사, 운용전략 등 어디까지 감시해야 하나 '혼선'

운용사 작정하면 방법없어…펀드 외감 실효성 있나

업계 "요구사항 반영 안돼…가이드라인도 마련 필요"

[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금융당국이 판매사, 외부평가기관을 통한 사모펀드 '감시 방안'이 확정됐지만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담기지 않아 제2의 라임자산운용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인지 의문이 제기된다.

판매사를 통한 사모펀드 관리 방안은 판매사가 어느 정도까지 운용사의 포트폴리오를 들여다볼 수 있는지 명확하지 않아 혼선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외부감사 등 외부평가기관을 통해 사모펀드를 감시하더라도 작정한 '운용사 세력'을 잡아내기 어려울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당국은 법령 개정이 불필요하면 곧장 추진하고 법령 개정이 필요할 경우 이번 2분기 내에 입법 예고를 하겠다고 했으나 업계가 요청한 세세한 가이드라인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6일 '사모펀드 현황평가 및 제도개선 방안' 최종안을 확정·발표했다. 이번 최종안은 지난 2월14일 발표한 제도 개선방향을 토대로 확정됐다.

펀드 편입자산 중 비상장주식, 출자금, 주식관련사채, 일반사모사채, 대출채권 등 시장가격이 없는 자산의 공정가액 평가에 대한 기준은 올 2분기 중 금감원이 마련한다. 이는 펀드재산의 가치를 운용사 임의로 평가하지 않도록 해 공정성을 확보하고, 펀드간 부실전이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자전거래(펀드재산간 거래)시 신뢰할만한 시가가 없는 모든 자산에 대한 제3의 독립기관(회계법인, 신평사 등)의 평가도 의무화된다. 월 자전거래 규모는 직전 3월 평균수탁고의 20% 이내로 제한된다. 단 양쪽 펀드 투자자 전원의 동의를 받은 경우는 적용이 제외된다.

자산총액 500억원을 초과하는 일정규모 이상의 사모펀드에 대해서는 외부감사가 의무화된다. 다만 전문투자자(기관투자자 포함)만을 대상으로 하거나, 투자자 전원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는 외부감사 적용이 제외된다.

판매사는 적격 일반투자자에 펀드를 판매할 때 불합리한 펀드 운용에 대한 감시·견제 기능을 수행하도록 판매사 책임을 강화한다. 판매 전 투자설명자료의 적정성을 검증하고 판매 후 펀드가 투자설명자료상 나타난 투자전략, 자산운용방법에 맞게 운용되는지 점검해야 한다.

수탁사와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증권사는 운용상 위법·부당행위에 대한 감시기능이 부여된다. 또 PBS는 사모펀드에 제공한 총수익스와프(TRS) 등 레버리지 수준을 평가하고 리스크 수준을 관리해야 한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라임사태 대신증권 피해자모임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대신증권 검찰 고발을 촉구하고 있다. 2020.04.23.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라임사태 대신증권 피해자모임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대신증권 검찰 고발을 촉구하고 있다. 2020.04.23.  [email protected]
◇판매사 권한 어디까지…최종안에 디테일 빠져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사모펀드 개선안은 운용사 내부 규제와 함께 판매사, 수탁사, PBS 증권사 등에 각각의 책임과 역할을 부여하고 복잡한 투자구조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앞으로 판매사는 적격 일반투자자에 사모펀드 판매 시 판매한 펀드가 규약·상품설명자료에 부합하게 운용되는지 점검할 책임이 부여된다. 판매사는 문제 발견시 운용사에 시정을 요구하고 운용사 불응 시 감독당국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이번 사모펀드 개선안에는 판매사에 운용사 점검 의무만 부여돼 있으며 펀드 운용 내역, 기한, 투자자산, 운용전략 여부 등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인지 불분명한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판매사에 모두 공개해야 하는 것인지, 그렇지 않다면 감시체계가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을 표하고 있다.

또 이번 방안이 시장에서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작용할지에 대해선 의문의 목소리가 나온다. 사모펀드 외부감사나 자전거래 때 비시장성 자산을 회계법인이 평가해야 하는 의무 등은 도입되더라도 제2의 라임을 걸러내기 어려운 대책으로 꼽힌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 외부감사는 라임운용의 펀드가 감사를 받았더라도 특별한 것을 건지기 어려웠을 수 있다"며 "또 라임의 메트로폴리탄 사례와 같이 작정하고 전환사채(CB)를 한 바퀴 돌리면 찾아낼 방도가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사모운용 "운용 어떻게 하나…가이드라인 마련해달라"

금융당국은 업계와 수렴을 거쳐 이번 사모펀드 제도개선 최종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 2월 사모펀드 제도 개선방향이 나온 이후 업계, 전문가 간담회에서 제시된 의견들을 금감원, 금융투자협회와 충분한 협의과정을 거쳐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사모운용사들은 지난 2월 사모펀드 제도개선 방향이 나온 이후 업계 수렴 과정에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달라며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한 증권사와 TRS 계약을 유지해야 하는 방안에 대해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당국은 레버리지 목적의 TRS 계약 시 거래상대방으로 전담계약을 체결한 PBS 1곳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그래야 운용사의 레버리지 정보를 해당 증권사 한 곳으로 몰릴 수 있어 PBS 증권사의 운용사 관리, 감시 기능을 키울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운용사들은 TRS 증권사마다 각각 다른 자산군에 전문성을 갖고 있어 TRS 계약을 한 곳으로 제한했을 때 문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운용사들은 개방형 펀드를 설정할 때 비시장성 자산 투자비중을 50%로 제한하는 것에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요구한다.

금융당국은 적격 일반투자자 대상 펀드의 경우 비시장성 자산에 대한 투자비중이 50% 이상인 경우 개방형 펀드 설정을 금지한다. 폐쇄형 펀드로 설정하더라도 펀드자산의 가중평균 만기 대비 펀드 만기가 짧은 경우 펀드설정을 제한하게 된다.

사모업계에서는 비시장 자산의 투자비중을 50% 이하로 낮춘 뒤 개방형으로 설정해 운용하다 시장 자산의 가격이 급락해 비중이 줄어들 경우 등 투자비중 평가 시점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한 사모운용사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이 이번에 명확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상반기 내에 마련한다고 한 내용이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아 초조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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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 빠진 사모펀드 감시案…제2 라임 막을 수 있나

기사등록 2020/04/26 12: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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