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개헌 저지선 뚫린다"…집토끼에 경보, 무당층엔 읍소(종합)

기사등록 2020/04/13 18:14:31

與 180석 압승 위기감 고조, 지지층에 '비상' 메시지

박형준 "개헌저지선 위태…일방 독주 저지해달라"

충청, 경기 남부 취약지 돌며 중도층에 적극 구애

황교안 "與 180석 오만, 민심의 무서움 보여달라"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종로구 후보가 13일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 일대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2020.04.13.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종로구 후보가 13일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 일대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4·15 총선을 이틀 앞둔 13일 미래통합당은 수도권, 충청권 등 격전지를 훑고 다니며 부동층으로부터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한 막판 선거전에 전력을 쏟았다. 

통합당은 세대 비하, 세월호 유가족 성적 표현 막말 등으로 여론이 악화된 취약지를 집중 공략하며 경제실정과 조국심판을 양대축으로 한 문재인 정권심판론을 유권자들에게 읍소했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중도층과 무당층 비율이 많은 수도권과 충청 등에서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하며 개헌 저지선도 지키기 어렵다는 비관론이 당 내에서 대두되자, 낮은 자세로 선거운동에 임하는 대신 의석수 180석 달성을 낙관하고 있는 여권을 '자만론' 때리기로 반격했다. 총선 슬로건을 '바꿔야 산다!'에서 '폭주냐! 견제냐!'로 변경하고 "청와대 정부"라고 공세에 나선 것도 친문(친문재인) 세력에 치우친 권력 쏠림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로 볼 수 있다.

총선 투표를 이틀 앞둔 시점에 당 지도부는 악재도 털었다. 차명진 후보에 대한 징계 수위를 탈당권유 대신 제명으로 만장일치 의결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충북 제천단양 지원 유세를 시작으로 충주, 청주, 대전, 세종을 차례로 돌며 특정 정당 지지 쏠림이 약한 충청도 민심에 문재인 정권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제1야당에 힘을 실어달라고 읍소했다. 마지막 일정은 경기 안성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스윙보터(swing voter·부동층)가 많은 충청권에서 통합당은 총 28개 중 절반 이상 승리를 낙관했지만 대전 등에서 지지층 이탈 기류가 감지되자 막판 표 관리에 들어갔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3일 오후 세종시 종촌동을 방문, 김병준 세종을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0.04.13.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3일 오후 세종시 종촌동을 방문, 김병준 세종을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0.04.13. [email protected]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충북 제천단양 지원유세를 시작으로 충주, 청주에 이어 대전과 세종, 경기 안성을 차례로 찾았다.

그는 "지난 3년을 겪으면서 잘못된 경제, 특히 무능한 정책으로 인해서 우리 경제가 말없이 추락했다"며 "이 무능한 정부가 불어닥친 코로나 경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그대로 방치하면 대한민국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입만 열면 '사람이 먼저다'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의 사람이 먼저라는 것은 조국밖에 없다. 이 엄중한 경제상황에서 조국을 살려야 되는가, 경제를 살려야 되는가"라며 "조국의 바이러스도 극복해야 된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부정의하고 불공정을 자행한 그러한 바이러스를 다시 살아나게 할 수는 없다. 조국 바이러스와 밀착되어있는 사람들도 사회적으로 격리시켜야 된다"며 여권의 친문 후보들에게 견제구를 날렸다.

김 위원장은 "지금 이 무능력한 정부가 지난 3년 동안에 이루어놓은 모든 정책적인 실패를 우리가 바로 잡고, 새로운 나라의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서도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이번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국회 의석의 과반수를 차지해야 한다"며 "미래통합당이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게 되면 지금까지의 잘못된 정책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개헌 저지선 확보도 어렵다"고 실토하며 대국민 지지를 호소한 후 경기 화성, 용인, 수원을 돌며 수도권 지원유세에 집중했다.

[제천=뉴시스] 장세영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3일 충북 제천시 제천중앙시장 광장에서 열린 제21대 총선 충북 제천시단양군 엄태영 미래통합당 후보자 지원유세에서 엄태영 후보자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0.04.13. photothink@newsis.com
[제천=뉴시스] 장세영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3일 충북 제천시 제천중앙시장 광장에서 열린 제21대 총선 충북 제천시단양군 엄태영 미래통합당 후보자 지원유세에서 엄태영 후보자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0.04.13. [email protected]
박 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주말에 여러가지 자체 여론조사나 판세분석을 해보니 저희가 너무나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껴서, 사실 '이대로 가면 개헌선도 위태롭다'는 것이 솔직한 말씀"이라며 "개헌저지선 또는 여당이 지금 이야기하는 180석 수준의 국회를 일방적으로 독점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의석을 저지해주시기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같은 박 위원장의 '경고 메시지'는 판세가 현저하게 불리하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김 위원장은 "엄살 떠느라 그런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 때문에 지지층 결집을 노린 메시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4·15 총선 사전투표는 국민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보수텃밭인 대구는 전국에서 최하위에 머물렀다. 전남, 전북, 광주 등에서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박형준 미래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미래통합당 회의실에서 열리는 기자간담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0.04.13.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박형준 미래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미래통합당 회의실에서 열리는 기자간담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0.04.13. [email protected]
박 위원장은 여권의 180석 의석 확보 전망에 대해 "주말 거치기 전까지는 그것이 과장된 이야기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주말 거치고 오늘 전략적 판단을 해보니까 과장이 아니라 오히려 국민들이 아셔야 된다. 이 상황이 얼마나 엄중한가 아셔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젊은 층, 중도층에서 상당히 타격 받았다는 부분은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진복 총괄선대위원장은 "박빙으로 보던 지역들 일부가 열세지역으로 바뀐 곳들이 좀 있다"며 "그 곳의 판세가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열세라고 보고 있고 주로 수도권이다. 남부 지역은 큰 변동이 없는 것 같다. 판세를 보면 최악의 경우 개헌저지선이 뚫리는 게 아닌가 우려하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일주일 전부터 서울과 경기, 인천을 묶어 10개 지역 정도가 우세에서 경합으로 돌아섰다"며 "오차범위 안에 있는 곳이 수도권에 44개가 있다. 아직은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것이 '샤이 보수', 말하지 않는 유권자들의 흐름이 어느 쪽으로 갈 것인지 우리도 궁금하다. 결과를 보는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당 총괄선대위원장인 황교안 대표는 이날 새벽부터 종로구 17개동에 대한 집중적인 차량 유세를 시작으로 오후에는 낙원상가 앞에서 유권자들고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황 대표는 종로 유세에서 '범진보 180석' 주장을 겨냥, "오만하기 짝이 없다"며 "더불어민주당을 찍으면 폭주가 된다. 미래통합당을 찍어야 견제가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조건 180석을 넘는다고 한다. 그 표를 자기들 마음대로 가질 수 있나"라며 "국민 분노를 잘 다듬어 풀어갈 생각하지 않고 표 생각만 한다. 이런 정부의 폭주를 막으려면 반드시 견제가 필요하다"고 목청을 높였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제3회의장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앞서 의료진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2020.04.13.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제3회의장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앞서 의료진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2020.04.13. [email protected]
황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도 "여당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상식 밖의 막말이 쏟아지고 있다. 여성비하와 언어폭력이 쏟아진다"며 "제명도 사과도 없고 무시로 외면하고 있다.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권력을 이용해 잘못들을 덮어두고 국민들이 잊기를 바란다"고 성토했다.

이어 "경제 실정, 외교안보 실정, 조국 사태, 부정선거 비리, 태양광 비리 등 각종 부정과 비리가 쏟아져도 인정하지 않고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번 총선에서 심판해주셔야 이런 잘못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이대로 가면 상처는 더욱 곪고 썩을 것이다. 문재인 정권의 국민기만을 투표로 멈춰야 한다"며 "민심의 무서움을 보여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유승민 통합당 의원도 서울 영등포와 동대문, 경기 평택을 오가며 지원유세에 가세했다. 유 의원은 "지난 3년 동안 경제를 망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정권이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면 법이고 예산이고 경제정책이고 또 자기들 마음대로 할 것"이라며 "이번에 저희들에게 적어도 대통령은 문재인이지만 국회에서만큼은 미래통합당이 견제할 수 있는 과반 의석을 저희들에게 꼭 주시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비례 자매정당인 미래한국당도 통합당 후보들의 선거유세를 지원사격했다. 미래한국당 총괄선대위원장인 원유철 대표는 오전 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주재한 후 경기 부천, 수원, 하남 등을 찾아가 통합당 지역구 후보들의 선거 유세를 돕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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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개헌 저지선 뚫린다"…집토끼에 경보, 무당층엔 읍소(종합)

기사등록 2020/04/13 18:14:31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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