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0~30세로 확대했지만 수검률 낮아
20세 한번 놓치면 10년 기다려야…기회 확대
[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국가건강검진상 20세부터 '10년마다 한번씩' 가능했던 우울증 검사 주기가 내년부터 '10년 중 한번'으로 바뀐다. 정해진 시기가 아닌 필요한 때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26일 국정현안조정회의에서 의결된 '청년의 삶 개선 방안' 중 하나로 국가건강검진 정신건강검사(우울증 검사) 주기를 현행 '10년마다'에서 '10년 중 한번'으로 변경한다고 2일 밝혔다.
현행 우울증 검사는 20세, 30세, 40세, 50세, 60세, 70세 등 해당 연령에서만 받을 수 있어 그때 검사를 받지 못하면 10년을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다음 검사 연령이 오기 전에 신청하면 10년 안에 언제라도 우울증 검사를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지금 제도상 20세에 우울증 검사를 받지 못하면 30세가 될 때까지 검사를 받지 못하지만 앞으론 2년 주기마다 돌아오는 건강검진 주기에 맞춰 22·24·26·28세 때 1회 검사가 가능하다.
우울증 검사는 정신건강검사 평가도구(PHQ-9)를 사용한 자가기입식 설문조사 방식이다.
지난해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우울증 검사를 받은 사람은 전체 대상자 334만9251명 중 69.85%인 233만9421명이었다.
수검률은 70세가 77.27%(38만6943명 중 29만8999명)로 가장 높았고 40세 75.23%(70만3072명 중 52만8947명), 60세 75.15%(71만8272명 중 53만9768명), 50세 72.12%(77만7638명 중 56만820명) 등 중장년층에서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처음 우울증 검사가 국가건강검진에 포함된 20세와 30세의 경우 30세는 68.88%(45만9721명 중 31만6672명)로 평균보다 소폭 낮았지만 20세는 30만3605명 중 9만4215명이 검사를 받는 데 그쳤다. 대상자 3명 중 1명도 검사를 받지 않은 것이다(31.03%).
그렇다고 20세와 30세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지난해 10월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당시 시점에서 20세와 30세 수검자 중 26.4%가 우울증 의심 판정을 받았다.
20대의 경우 졸업과 취업 등으로 스트레스가 20대 중반 이후에 증가하는 반면 국가건강검진 검사 시기는 20세에 고정돼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 2018년 청소년연구원 조사 결과를 보면 대학교 3학년(23세)~대학원(25세) 시기 우울증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고 지난해 통계청 조사 결과 20대 사망원인 1위는 극단적 선택(47.2%)이었다.
복지부 정영기 건강증진과장은 "관련 시스템 보완, 고시 개정 등을 진행하여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라며 "이번 우울증 검사 주기 개선을 통하여 청년세대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의 정신건강 관리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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