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중반의 중요한 작곡가로 통하는 펜데레츠키는 폴란드 크라코프 음악원을 졸업하고, 크라코프 대학에서 바이올린과 작곡을 전공했다.
특히 고전 음악의 화성과 불협화음이 난무하는 실험적인 곡들에 격변기의 근현대 상황이 반영된 주제의 음악들을 선보였다.
전쟁의 참상을 고발한 '히로시마 희생자를 위한 애가'(1960), 제2차 세계대전 등 전쟁과 냉전을 겪은 자신의 고통을 세계적 아픔으로 승화한 '성누가 수난곡'(1965), 폴란드 민주화 과정에서 희생된 사람들을 기억하는 '폴리쉬 레퀴엠'(1984), 9·11 테러의 아픔을 녹여낸 피아노 협주곡 '부활'(2001) 등이 대표곡이다.
현대성을 극대화한 펜데레츠키의 음악은 영화에서도 자주 사용됐다. '엑소시스트'(1973), '샤이닝'(1980), '광란의 사랑'(1990), '칠드런 오브 맨'(2006) 등에 그의 선율이 울려 퍼졌다.
2005년 서울대에서 명예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류재준이 그의 제자다. 작년 10월 서울국제음악제 당시 '성누가 수난곡' 한국 초연 지휘를 위해 내한할 예정이었으나 건강이 악화돼 무산됐다.
류 작곡가는 "당신이 저에게 가르쳐 주신 대로 살겠다. 음악을 도구로 사용하지 않고 음악인들을 형제처럼 대하겠다. 인종과 성별, 국가, 이념과 상관없이 그들의 세계를 도와주는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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