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병원 국내 첫 실험실 오염 추정…코로나 검사 신뢰성 흔들리나

기사등록 2020/03/19 19:00:34

중국서도, 국내 메르스때도 실험실 오염 보고없어

실험실 오염 통한 결과 왜곡, 신뢰성 근본 흔들려

방역당국 "한 곳만 잘못…과거 검사 조사" 선긋기

검사오류면 음성판정도 양성일 가능성 배제못해

[대구=뉴시스]전신 기자 = 19일 대구 남구 영남대학교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19일 질병관리본부는 영남대병원의 검사에 오류가 있다고 보고 이 병원의 코로나19 검사를 잠정 중단시켰다.  2020.03.19.  photo1006@newsis.com
[대구=뉴시스]전신 기자 = 19일 대구 남구 영남대학교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19일 질병관리본부는 영남대병원의 검사에 오류가 있다고 보고 이 병원의 코로나19 검사를 잠정 중단시켰다.  2020.03.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대구에서 발생한 17세 사망자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한 영남대학교 실험실이 오염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코로나19 검사 신뢰도에 경고등이 켜졌다. 체내 바이러스 유무가 아닌 외부 환경 변수로 검사 결과가 왜곡될 경우 그동안 진행됐던 검사들 역시 신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 방역대책본부는 19일 대구에서 사망한 17세 고교생은 코로나19로 숨진 것이 아니며 실험실이 오염됐거나 검사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을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폐렴증세를 보이다 숨진 17세 사망자는 영남대병원 등에서 12번의 코로나19 검사를 한 결과 음성이 나왔지만 13번째 검사에서는 유전자 반응이 나와 질병관리본부가 검사를 한 결과 최종 음성 판정이 나왔다. 방역당국은 영남대병원의 코로나19 검사를 19일부터 잠정 중단하도록 했다.

코로나19 국내 발병 이후 방역당국이 검사의 오류나 실험실 오염을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감염병 여부를 검사하는 실험실이 오염된 사례는 국내외적으로도 드물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 확진 이후 음성 판정을 받은 환자가 퇴원한 뒤 사망하는 등 검사 오류로 추정되는 사례는 보고된 바 있지만 실험실 오염은 아직까지 명확히 알려진 적은 없다. 국내에서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때를 포함해 실험실 오염이 발생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결과 실험실 오염이 확실하다면 이 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확진환자 중 음성인데도 양성으로 판정된 '위양성' 환자가 있다는 의미가 된다. '위양성' 환자가 경증 환자로 분류돼 다인실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다면 그 곳에서 감염이 됐을 가능성도 있다. 감염되지 않아도 될 일반인이 코로나19 환자가 되는 것이다.

일단 방역당국은 영남대병원 외 기관에서의 검사는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영남대의료원 한 곳에서 검사에 잘못이 발생한 것"이라며 "진단제제의 신뢰성에 대해서는 추호도 의문을 가지실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실험실에서 오염이 발생해 검사 결과를 뒤바꾸는 사태가 발생한 만큼 검사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 사태가 국내에서 발생한 지 60일이 되면서 다른 검사기관에 대한 신뢰성 우려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

권 부본부장도 이런 우려를 의식하듯 "영남대 의료원의 검사에서 잘못이 발견됐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잘못이 이 1건과 관련된 건인지 또는 최근 시행된 다른 검사에서도 잘못이 발생했는지 그런 것들을 면밀히 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그 부분과 관련해서는 저희가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과거에 이뤄진 검사 결과에 대해서도 저희가 재검토를 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실험실 오염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검사 상 오류가 발생했다면 '위양성'과 함께 양성인데도 음성으로 판정된 사례가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성인데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면 이들이 지역사회 활동을 통해 다시 전파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하루에 500여명 환자가 발생하던 대구는 지난 12일부터 신규환자 규모가 두 자릿수로 내려앉으면서 둔화세를 보였지만 최근 3일간 32명→46명→97명으로 증가규모가 다시 커지고 있다.

특히 한사랑요양병원과 배성병원 등 요양병원·요양시설 같은 고위험 집단시설에서 환자가 다수 속출하는 상태다.

여기에 검사와 실험실의 신뢰성까지 흔들리면서 대구 지역은 또 한번 위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내 코로나19 검사에 대해서는 신뢰하지만 이와 같은 사례가 나온 만큼 점검을 해 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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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0/03/19 19:00:34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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