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만에 전체의 43.7%가 감염돼
메르스때도 90%가 병원 내 감염
정신질환자 검체 채취도 어려워
"음압병상 없으면 1인실에 격리"
다른 환자들도 중증 발전 가능성
신천지 대구교회와 달리 환자가 있는 병원인데다 사망자까지 나오고 있어
22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청도대남병원의 환자와 직원 수는 총 254명이다. 이 중 11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102명은 환자, 9명은 종사자다. 지난 19일 이 곳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4일만에 병원 전체의 43.7%가 감염된 것이다.
병원 내 감염은 당국에서 가장 우려하던 상황 중 하나다. 병원에는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가 밀폐된 공간에 다수 몰려있어 감염병이 급속도로 전파되기 쉬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5년 국내에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가 발병했을 때 평택성모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등에서 감염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국내 감염자 186명 중 92.5%인 172명이 병원 감염이었고, 이 중 13.4%인 25명이 의료진이었다.
현재까지 청도 대남병원에서만 사망자가 2명 발생했다. 1명은 지난 21일 부산으로 이송됐던 환자였다. 나머지 1명은 지난 20일 숨진 환자로, 사망 후 실시한 검사 결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여기에 정부는 코로나19 확진 환자 중 기저질환 등으로 상태가 중증인 환자 17명을 전문적 치료를 위해 인근 동국대학교병원, 경북대학교병원, 부산대학교병원, 국립중앙의료원 등으로 이송하고 있다. 앞서 사망한 1명도 부산으로 이송된 후 2시간만에 사망했기 때문에 사망자는 또 발생할 수 있다.
의료인력도 청도 대남병원에서 현재까지 5명의 간호사가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추가 검사에 따라 의료진 감염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여기에 청도대남병원이 정신병원이라는 특성이 있어 검사와 치료가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점도 변수다.
김 차관은 "아무래도 검체 채취 과정이 정신환자들의 경우 그 특성을 감안해서 보면 채취 과정의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이 곳에서부터 지역사회로의 감염 차단을 위해 이 병원을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운영하기로 하고 국립정신병원, 국립서울정신병원 등의 의료진 지원을 받아 치료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인 대남병원 내 환자들은 다른 곳으로 이송된다.
그러나 정신병동인 탓에 이 병원에는 음압병상과 같은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원내 감염으로 병원 내 다른 만성병 환자가 감염되고 중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고령, 만성병 환자 등 고위험환자들과 섞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음압병상이 부족하다면 1인실에 격리하는 등의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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