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 성폭력 고발 논란에 "진영논리로 접근하지 말라"

기사등록 2020/02/12 16:19:21

최종수정 2020/02/12 18:25:54

'돼지들에게' 출간 간담회후 파장

"백기완 대선캠프서 성추행" 폭로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최영미 시인. 2019.10.28. (사진=최영미 시인 제공)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최영미 시인. 2019.10.28. (사진=최영미 시인 제공)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최영미 시인이 전날(11일) 밝힌 과거 성폭력 사례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자 '진영논리로 접근하지 말라'는 입장을 전했다.

최영미 시인은 1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의 발언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며 "모델이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다. 제가 시대의 오물을 뒤집어 쓰고 그 시들을 썼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제 시들을 진영논리로 접근하지 말아달라. 위선에 진보, 보수가 따로 있나. 운동권 전체를 성추행 집단으로 몰지 말라. 제발"이라고 요구했다.

최영미 시인은 11일 시집 '돼지들에게' 개정증보판 출간 간담회에서 과거에 있었던 성폭력 사례를 고발했다.

그는 1987년 대통령선거 당시 진보진영 단일후보였던 백기완 후보 캠프에서 성추행 사건이 많았다고 밝혔다. 선거철에 합숙하면서 24시간 일하는 상황이었고 한 방에 20명씩 겹쳐서 자는데 자신의 옷 속에 손이 들어왔었다고 말했다. 자신 뿐 아니라 단체 안에서 발생한 성폭력이 심각한 지경이었다고도 했다.

[서울=뉴시스]2017년 고은 시인의 성추행을 폭로하며 문화예술계 미투운동(Me Too·나도 당했다)을 촉발시킨 최영미 시인이 시집 '돼지들에게' 개정증보판을 출간했다. (사진 = 최영미 시인 페이스북 캡처) 2020.02.12.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2017년 고은 시인의 성추행을 폭로하며 문화예술계 미투운동(Me Too·나도 당했다)을 촉발시킨 최영미 시인이 시집 '돼지들에게' 개정증보판을 출간했다. (사진 = 최영미 시인 페이스북 캡처) [email protected]

문학을 가르치는 한 대학교수의 사례도 전했다. 이 교수와 술자리를 갖고 택시를 탔는데 자신을 계속 만지고 더듬었다는 내용이다.

최영미 시인의 시집 '돼지들에게'는 2005년 초판이 출간됐던 시집이다. 이른바 '진보의 위선'을 고발한 작품들로 구성됐다. 2005년 첫 출간된 이후부터 작품 속 '돼지'가 어떤 인물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늘 따라왔다.

최영미 시인은 간담회에서 '2004년 즈음 만난 권력이 있는 문화예술계 인사'가 돼지들에게의 모델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에 대해 "여성에 대한 편견이 담긴 말을 했고 굉장히 불쾌했다"며 "이런 시들을 쓰도록 동기를 제공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최영미 시인의 '돼지들에게' 개정증보판. (사진 = 이미 출판사 제공) 2020.02.12.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최영미 시인의 '돼지들에게' 개정증보판. (사진 = 이미 출판사 제공) [email protected]

개정증보판 '돼지들에게'에는 '착한 여자의 역습', '자격', 'ㅊ' 등 세 편이 추가됐다.

최영미 시인은 최근 논란이 일었던 이상문학상 사태에 대해선 "뿌듯하다. 미투가 없었다면 그게 가능했을까"라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최영미 시인은 1992년 '창작과 비평' 겨울호에 '속초에서' 외 7편의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 ▲꿈의 페달을 밟고 ▲돼지들에게 ▲도착하지 않은 삶 ▲이미 뜨거운 것들 ▲다시 오지 않는 것들, 장편소설 ▲흉터와 무늬 ▲청동정원, 산문집 ▲시대의 우울 ▲우연히 내 일기를 엿보게 될 사람에게 등을 출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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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 성폭력 고발 논란에 "진영논리로 접근하지 말라"

기사등록 2020/02/12 16:19:21 최초수정 2020/02/12 18:2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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