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내주 워킹그룹 조율…남북 협력사업 협의 본격화하나

기사등록 2020/02/07 17:19:31

美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 내주 방한 알려져

北개별관광 등 남북협력 사업 제반사항 논의할 듯

[평양=AP/뉴시스]북한 당국이 중국에서 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한국에서도 발생하면서 금강산지구 철거 일정을 당분간 연기하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 관련 30일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한 뒤 개성 연락사무소 폐쇄에 이어 금강산 시설 철거 논의까지 중단하자고 요청했다. 사진은 2018년 10월23일 북한 주민이 금강산을 관광하는 모습. 2020.01.31.
[평양=AP/뉴시스]북한 당국이 중국에서 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한국에서도 발생하면서 금강산지구 철거 일정을 당분간 연기하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 관련 30일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한 뒤 개성 연락사무소 폐쇄에 이어 금강산 시설 철거 논의까지 중단하자고 요청했다. 사진은 2018년 10월23일 북한 주민이 금강산을 관광하는 모습. 2020.01.31.
[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북한 개별관광 등 남북협력사업 추진을 위해 한·미 간 협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7일 외교가에 따르면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대북특별 부대표가 내주 한국을 찾아 이동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과 한미워킹그룹을 여는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워킹그룹은 남북 협력과 관련한 제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요 채널로 2018년 11월 만들어졌다. 공개 회의는 물론 비공개 만남을 통해 북핵·북한 문제 등 한반도와 관련된 현안 전반에 대한 정책 공조를 해왔다.

다만 외교부는 워킹그룹 개최 여부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물론 국내 일각에서 워킹그룹을 통한 남북 현안 논의에 부정적 인식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북한은 워킹그룹에 대해 "외세에 의존해 민족 문제를 해결해보려는 어리석은 행위"라고 비난하며 반발해 왔다. 여기에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지난 달 "향후 제재를 유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는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 북한과의 협력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발언하며 논란을 키웠다. 일각에서는 '신(新) 조선총동부'라는 비판까지 불거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 간에는 다양한 협의체가 있고 수시로 왔다갔다하면서 만나고 있다"며 "고위급에서 만나서 남북 협력 사업을 이야기한 만큼 후속 협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지난 달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0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1.14.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0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1.14. [email protected]
서울에서 한미간 만남이 이뤄진다면 개별 관광 등 남북협력 사업 진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제반 사항을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와 새해 기자회견을 통해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관계를 남북 관계 개선을 통해 타개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특히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하에서도 추진할 수 있는 개성공단·금강산 등 북한 개별 관광 재개, 남북 철도 및 도로 연결, 비무장지대(DMZ) 일대의 국제평화지대화, 남북 접경지역 협력, 스포츠 교류 등 남북 협력 사업을 제안했다.

정부는 북한 개별 관광은 유엔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지만 관광객의 개별 휴대품 등 반입 등과 관련해 세부적인 논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남북 철도 연결사업 공동조사에 필요한 중장비와 이산가족 화상상봉에 쓰일 카메라, 광케이블 등 장비에 대해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의 제재 면제 절차를 거친 바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개별 관광 관련해 정부로서는 올해 남북 협력을 활성화시킨다는 기본 입장이고 그렇게 하는 것이 북미 대화를 추동하는 효과도 있다"며 "결국 남북, 북미 대화는 서로 추동하면서 선순환적인 구도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고 미국도 전적으로 같은 입장"이라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어 "국제적인 대북 제재의 틀을 충실히 이행하는 가운데 가능한 것이 무엇인지, 북한으로서도 이득이 무엇인지 검토하면서 관계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며 "우리 입장을 정리한 후에 미국과 협의해 나갈 것이지만 북미 대화, 남북 협력 사업에 관한 모든 것을 미국 측과 긴밀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주말 최종건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이 미국을 방문한 데 이어 김현종 국가안보실 제2차장이 잇따라 방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태로 당장 남북 협력사업에 악재가 불거진 형국이지만 문 대통령의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한 정부의 물밑 작업은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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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내주 워킹그룹 조율…남북 협력사업 협의 본격화하나

기사등록 2020/02/07 17:19:31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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