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신종 코로나' 공포…대학생들 "개강 늦춰도 불안"

기사등록 2020/02/06 19:30:00

"개강 연기로 문제 해결할 수 있나" 걱정

"유학생 귀국하면 학교 나가지말까" 불안

"잘못하면 제노포비아" 유학생 차별 반대

"의심 환자 잘 선별하는 것이 중요할 것"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6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한 건물 출입구에 외부인 출입금지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0.02.06. ryu@newsis.com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6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한 건물 출입구에 외부인 출입금지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0.02.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대학생들은 교육부의 개강 연기 권고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불안감을 호소했다.

6일 뉴시스가 국내 대학 중 중국인 유학생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성균관대와 경희대를 찾아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 대체로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외국인 학생들을 차별하는 시선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성균관대 인문사회관 등 5개 건물 출입문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본교 학생 및 구성원을 제외한 외부인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경희대 내부에 있는 경희사이버대학 건물 출입문에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예방법에 관한 안내 글이 부착됐다.

경희대 학생 서모(27)씨는 "최근 교육부의 조치는 충분하지 않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서씨는 "외국인 학생들은 원래 개강 전 1~2주 전에 학교 인근으로 들어온다"며 "개강을 조금 미룬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성균관대에 재학 중이라고 밝힌 시호성(25)씨는 "교육부와 학교의 조치들은 언론 등을 통해서 접했지만 크게 안정감을 느끼지는 않는다"며 "개강이 1~2주 연기될 것이라고 하는데 그 안에 사태가 종결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성균관대에서 만난 이모(24)씨 역시 "현재 학교에는 외부인 출입금지라는 안내문만 붙어있다"며 "친구들 사이에서도 개강해서 중국인 유학생들이 돌아오면 학교에 나가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한다"고 불안감을 호소했다.

같은 곳에서 만난 김현호(20)씨 역시 "개강 연기만으로는 불안감을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지역사회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보건당국이 군과 합동으로 6일 광주 서구 광천동 종합버스터미널 하차 장소에 열 화상 감지기를 설치해 승객들의 체온을 확인하고 있다. 2020.02.06.wisom21@newsis.com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지역사회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보건당국이 군과 합동으로 6일 광주 서구 광천동 종합버스터미널 하차 장소에 열 화상 감지기를 설치해 승객들의 체온을 확인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다만 학생들은 한목소리로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차별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성균관대 시씨는 "중국인 유학생을 무작정 못 오게 하는 것은 차별"이라며 "의심 환자를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희대생이라고 밝힌 박채연(20)씨는 "외국인 학생들을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는 제노포비아에 가깝다고 생각한다"며 "2주 정도 자가 격리 조치하는 학교의 결단이 최선의 선택인 것 같다"고 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 관련 학사관리 방안을 발표, 각 대학들에 4주 이내로 개강 시점을 연기하도록 권고했다.

유 부총리는 "학교 현실에 맞게 최장 4주까지는 개강을 연기하고 중국을 통해 입국하는 학생들의 경우 방역체계에 허점이 없도록 관리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을 거쳐 입국한 유학생 입국 단계, 입국 후 14일, 14일이 종료된 후 등 3단계로 나눠 정부 대학 단계별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지난해 발간한 '2019 고등교육기관 대학별, 국가별 외국인 유학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 대학 중 중국인 유학생은 경희대학교(3839명)가 가장 많았고, 성균관대학교(3330명)가 그 뒤를 이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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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신종 코로나' 공포…대학생들 "개강 늦춰도 불안"

기사등록 2020/02/06 19:3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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