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신종코로나 논문 나왔다…"1번 환자, 폐 스캔 안했으면 놓쳤다"

기사등록 2020/02/04 20:06:39

오명돈 교수팀, 국내 첫 신종코로나 논문

"3일 간 증상 無…촬영 안했으면 놓쳤을 것"

"누가 폐렴으로 진행할지 아무도 예측 못해"

"모든 유증상 환자 대상으로 진단 검사해야"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중국 '우한(武漢) 폐렴' 확진자가 국내에서 발생한 가운데 21일 오전 인천시 동구 인천의료원 출입문에 우한시를 다녀온 후 폐렴 증상자들에게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해당 확진자인 중국 국적 여성은 이 병원 음압 치료 병상에 격리되어 있다. 2020.01.21.  jc4321@newsis.com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중국 '우한(武漢) 폐렴' 확진자가 국내에서 발생한 가운데 21일 오전 인천시 동구 인천의료원 출입문에 우한시를 다녀온 후 폐렴 증상자들에게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해당 확진자인 중국 국적 여성은 이 병원 음압 치료 병상에 격리되어 있다. 2020.01.21.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국내 첫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는 증상이 시작된 지 3일 만에 폐렴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가벼운 독감 증상을 보이던 환자가 언제 폐렴으로 진행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폐렴 증상이 없더라도 모든 위험군을 대상으로 진단 검사를 하는 게 안전하다는 논문이 나왔다.

4일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JKMS)에 실린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팀 논문에 따르면 국내 첫 환자인 35세 중국인 여성은 증상 발생일로부터 3일 만에 폐렴 소견이 나왔다.

지난달 18일 발열과 오한, 근육통 등이 생겨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현지 의료기관을 방문했던 이 환자는 19일 인천공항 검역 과정에서 발열이 확인돼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이 있는 인천의료원으로 이송됐다.

입원 당시 체온은 38.4도로 다소 높았으나 초기 흉부 방사선 촬영에선 별다른 이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에도 가래나 흉부 불쾌감, 객혈, 흉부 방사선 등 폐렴을 암시하는 어떤 임상적 특징도 없었다.

이후 3일 만인 지난달 21일에서야 정밀 폐 컴퓨터 단층촬영(HRCT)을 통해 폐렴을 의심할 수 있게 됐다. 당시 환자는 호흡곤란을 호소하지는 않았으나 산소 포화도가 떨어져 코를 통한 산소 보충을 받게 됐다. 8일째인 25일 흉부방사선 검사에서 폐에 침윤이 시작됐다.

의료진은 "환자가 증세가 시작된지 3일 만에 폐렴에 걸렸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만약 폐를 스캔하지 않았다면 폐렴 진단을 놓쳤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케이스는 임상적 단서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폐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을 강조한다"며 첫주 가벼운 독감 증상만 있어 아무렇지 않다가 폐렴으로 진전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당시 '걸어다니는 폐렴'(walking pneumonia)과 닮았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의료진은 "문제를 더 혼란스럽게 만드는 건 우리는 누가 상기도 감염(upper respiratory)에서 폐렴으로 진행될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라며 "폐렴 발병 때까지 기다렸다가 검사하기보다 위험성을 지닌 모든 유증상 환자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단 검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의료진에 따르면 이 환자에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진단을 받은 뒤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치료 성분인 '로피나비르'(lopinavir)와 '리토나비르'(Ritonavir)를 지난달 21일부터 투여했다. 그 이후 가장 체온이 높았을 때는 38.9도였으나 28일부터 가라앉기 시작해 31일부터는 산소 요구량이 줄어드는 등 상태가 호전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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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신종코로나 논문 나왔다…"1번 환자, 폐 스캔 안했으면 놓쳤다"

기사등록 2020/02/04 20:06:3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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